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태그 : 톰윌킨슨
2009/01/24   작전명 발키리 (Valkyrie)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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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발키리 (Valkyrie)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재능은 특별합니다. 일부에서는 과대 평가된 대표적인 감독중의 한명이라고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는 이 젊은 감독의 연출 재능을 신뢰합니다. 또한 그의 연출 성향도 존중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재능과 성향 이 두가지입니다.

자타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오고 있던 그가 자신의 연출 성향을 노골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린 작품은 전작 <슈퍼맨 리턴즈>를 통해서였습니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액션 씬의 비중이 부족하다며 큰 불만을 토로했었고, 이와같은 대중들의 반응은 부진한 흥행으로 귀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커밍 아웃을 한 것이 한편으로는 속시원했을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슈퍼 히어로물과 블럭버스터는 깡통 팝콘 영화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 물론 드물게 예외도 있었는데, 최근작으로는 '다크 나이트' 같은 수작도 있었습니다 - 그러한 선입견과 공식 등에 종속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서 저는 오히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재능을 더욱 굳게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여러 장르의 작품을 연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정말로 표현하고 싶은 장르는 바로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르적인 오락성을 유지하면서도, 탄탄한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이 그가 그려나가는 이상적인 연출이라고 저는 확신을 합니다. 이처럼 그의 연출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면, 이 작품의 장르가 스릴러와 드라마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국내의 관련 사이트와 언론들은 스릴러와 액션이라고 소개를 하는 것 같더군요. 아직 상영관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으셨다면 마케팅은 무시한채, 천부적인 젊은 감독이 보여주는 장르적인 미학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스릴러와 드라마가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이 작품은 <유주얼 서스펙트> 이후 브라이언 싱어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만 합니다. 탄탄한 완성도와 더불어 120분 내내 엄청난 서스펜스를 보여주더군요. 장르적인 쾌감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 작품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드라마와 스릴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감독은 매우 국지적인 배경만을 활용합니다. 일명 늑대굴이라고 불리우는 히틀러의 벙커조차도 전체를 조망하는 앵글이 단 한 컷도 없습니다. 감독의 역량이 이 두가지 장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면비의 선택도 2.35:1(시네마스코프)이 아닌 1.85:1(비스타비전)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보다 광활하며 입체적인 배경의 규모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세로의 피사체 즉 캐릭터들을 중점적으로 파고들기 위해서입니다. 매우 제한적으로 배경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선의 범위를 좁혀놓아서, 더욱 드라마와 스릴러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7천5백만$라는 거액의 제작비는 대부분 미장센에 활용되고 있더군요. 패망을 코 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나치를 상징하는 화려한 소품 및 배경 등은 장르의 미학을 완성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면서 시각적인 즐거움마저 안겨줍니다. 

또한 이 영화의 중심 인물인 슈타펜버그 대령 뿐만이 아니라, 주변 캐릭터들도 생동감 있게 잘 살려놓고 있어서 여러 군상들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투영합니다. 극에 등장하는 여러 장교들과 정치인 등의 신분을 떠나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을때 나타날 수 있는 인간 그 자체로서의 여러 내면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리고 이것은 후반부에 펼쳐지는 드라마의 백미이기도 합니다.




히틀러가 벙커 안에서 자살한 역사를 관객 모두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짜릿 짜릿한 스릴감을 상영 시간 내내 느낄 수 있는데요. 일예로 전반부에 히틀러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 동부 전선을 시찰하는 - 시퀀스에서는 서스펜스를 넘어서는 마치 호러 영화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드라마와 스릴러를 완전히 장악하고, 적재 적소에 이를 배치하며 영화속으로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또한 억지스러운 감동을 결코 강요하지 않는 엔딩 씬은 매우 절제된채 표현되고 있음에도 그 정서만큼은 커다란 임팩트를 안겨줍니다. 이 작품은 브라이언 싱어가 감독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성시키는 수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는 그의 작품관, 연출 성향을 지지합니다.

by 배트맨 | 2009/01/24 18:23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9) | 덧글(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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