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태그 : 제이슨베이트먼
2008/07/07   핸콕 - 디지털 (Hancock)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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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콕 - 디지털 (Hancock)
오프닝부터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시퀀스가 지나고 난 직후부터, 저는 이 작품이 슈퍼 히어로 영화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가정적으로 소외받은 주인공이, 사랑으로 일어선다는 성장 영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는 이와같이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슈퍼 히어로는 캐릭터가 아닌 소외받는 설정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은 도구일 뿐인 것으로 보였고, 그래서였는지 저는 92분이 매우 유쾌하게 흘러갔습니다. 전체적인 플롯의 진행 방향이 예상된 것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였던 것 같습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홍보 카피를 제대로 뽑아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 같은 경우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까칠한 슈퍼 히어로'라는 문구로 보다 많은 관객들의 지갑을 벌리게 했을지는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이와같은 마케팅 때문에 관객들로부터 역풍을 맞을수도 있으니까요. 핸콕이 슈퍼맨과 같은 과이든 혹은 짝퉁 과에 속하든, 이유야 어찌되었던간에 슈퍼 히어로 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플롯에 대한 배신감이 들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서두에 적었듯이 저는 이 작품의 소재를 슈퍼 히어로가 아닌 성장 영화로 보았는데, 핸콕처럼 소외된 계층이 사랑으로 극복해낸다는 설정은 사실 매우 진부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영화들에게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의 무거움을, 슈퍼 히어로라는 도구로 잘 지워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장르에서만 펼쳐보이는 것이 가능한 소재를 이처럼 팝콘 영화에서, 더군다나 블럭버스터 영화에서 사용하는 것은 관객으로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닐 것입니다. 감독은 도구를 잘 활용하며 시종일관 가벼운 터치로 오락성을 잃지 않는 응집력을 보여주고요.

중반부 이후부터 변주를 하듯이 다른 요소(1)가 튀어나와서 이 작품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지만, 드라마 장르가 아니였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였다면 으레 주인공의 주적도 나와야 했을테지만, 감독 또한 이 작품의 기획을 그러한 범주의 영화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핸콕의 주적이라고 부를만한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선택이자 결과였다고 생각됩니다.

로튼 토마토를 보니까 신선도가 현재 36 퍼센트에 그치고 있는 악평을 얻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실망은 연출보다는 마케팅(2) 때문에 생기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성장 영화라는 관점에 관객으로서 동의할 수 있다면, 끊임없이 터지는 웃음과 함께 저처럼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는 8월 7일(3)에 찾아오니까 그때 마음껏 즐기면 되는 거고요.

엔딩 크레딧에 주연 배우들 이름이 나온 후, 바로 보너스 컷이 나옵니다. 핸콕이 집어 던진 것인지 용수철 튕기듯이 퇴장하다가 선채로 보는 관객들도 있던데 이런 관람 문화는 정말 아쉽습니다. 

(1) 샤를리즈 테론

(2) Apple Movie Trailers의 예고편을 보면, 북미도 비슷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예고편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네요. 이 영화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정말 반성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번외편] 영화 예고편 어디에서 보세요? (새창으로 가기)

(3) <다크 나이트> 국내 개봉일
by 배트맨 | 2008/07/07 07:31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6) | 덧글(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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