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태그 : 영화리뷰
2009/12/25   셜록 홈즈 - 디지털 (Sherlock Holmes)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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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디지털 (Sherlock Holmes)
여름 또는 겨울 시즌에 흔히 볼 수 있는 큰 영화에는 언제부터인가 두 가지가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사이즈'와 '비주얼'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제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를 그려나가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CG가 되었고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이런 흐름은 관객에게 축복과도 같은 발전일 텐데요. 유감스럽게도 주객이 전도되는 큰 영화들이 많아지면서 사이즈와 비주얼을 빼고 나면,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는 깡통 영화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감독은 CG에만 의존을 한 채 창의적인 연출은 커녕, 내러티브조차 제대로 이끌어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배우들의 연기력보다는 CG의 완성도가 관객들의 주목을 더 끌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렇다보니 영화 속에 녹아들어 있어야 할 작품성은 언감생심이 되어버렸고, 그나마 완성도나 보여주면 다행인 것이 요즘의 할리우드 작품들인 것 같습니다. 자본과 영화 기술의 눈부신 발달을 반쪽 밖에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흐름에서 봤을 때 이 작품은 꽤나 매력적인 상업 영화입니다. 가이 리치 감독은 그답게 현란한 기교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연출을 보여주며, 배우들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해냅니다. 거기에 더해서 CG의 배치도 능수능란하게 활용되고 있고요. 감독과 배우, 그리고 주가 아닌 부가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특수 효과 등 모든 요소들이 잘 어우러진 신이 나게 만드는 팝콘 영화입니다.

'자본 앞에서 혹시라도 변절을 했으면 어쩌나'하는 작은 우려가 들기도 했었지만,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스타일은 대자본이라는 날개를 달면서, 일반적인 큰 영화들과는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오락물을 보여주더군요. '역시 가이 리치!'라는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본편과 더불어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의 표현력까지 모두 즐거웠고요. 가이 리치만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감각적인 슬로우 모션과 화려한 편집 등을 매우 속도감 넘치게 전개시키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였습니다. 플롯을 이어나가는 요소들을 보면 개연성이 실종될 수도 있었던 설정 등이 많이 보였는데, 그런 요소들까지 퍼즐을 잘 맞춰나가더군요. 완벽한 팝콘 영화였습니다.
 
지금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왓슨 박사(주드 로)의 캐릭터를 동화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던데요. 영화의 뼈대를 이루는 두 명 모두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완벽한 캐릭터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우정을 나누고 서로 의지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는 소년 시절의 감성을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미소를 머금으며 영화를 바라보게 됩니다.

홈즈나 왓슨 박사 모두 어떠한 슈트를 입혀 놓는다면 슈퍼히어로라고 봐도 무방할 텐데요. 소년 같은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캐릭터라서 꽤 흥미로웠습니다. 대자본이 투입되는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던 것 같네요.

홈즈가 아이린(레이첼 맥아담즈) 앞에서만큼은 속 마음을 감추며 그답지 않게 허둥대는 모습 등은, 어린 시절 관객들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었을 모습들이고요. 이처럼 성인 관객들이 잊어버리고 있었을 어린 시절의 감성과 향수를 주요 캐릭터 세 명에 모두 가득 그려놓고 있더군요.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창의적이며 유쾌한 액션 씬 사이 사이로 삽입되어서 오락성을 풍부하게 이끌어 나갑니다.

악당 캐릭터에는 미스테리와 스릴러적인 색채를 가득 칠해놓았지만, 반대편에 서있는 두 캐릭터에는 이처럼 밝고 천진난만한 감성적인 스케치를 해놓았고요. 그래서인지 한스 짐머의 테마곡도 매우 경쾌하게 흘러나옵니다. 이 작품, 성인 관객들을 어린 시절로 되돌려 놓게 하는 마법을 가득 부리고 있더군요.

그 밖에 복싱 시퀀스라던가,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는 교차 편집 등은 보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특히 대규모 폭발 씬에서 순간적인 시간의 흐름을 쥐락펴락 하면서 보여준 배우의 동선, CG의 활용 등은 이 작품의 장르적인 백미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자본이 투입되는 팝콘 영화의 모범 답안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천재 감독과 최고의 배우들이 완성해낸 이 작품의 속편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by 배트맨 | 2009/12/25 12:39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3) | 핑백(1) | 덧글(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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