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태그 : 메간폭스
2009/06/25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 디지털 (Transformers : Revenge of the Fallen)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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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 디지털 (Transformers : Revenge of the Fallen)
마이클 베이 감독, 대자본이 투입되는 상업 영화에서 오락성을 살려내는 것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감독입니다. 관객들, 아니 대중들에게는 환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감독인 것 같고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영화의 판을 키워놓은 다음, 영화속에 집어넣은 것들을 때려 부쉬며 화끈한 액션 시퀀스를 보여주는 것에 능수능란한 연출을 선보여 왔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들여다보면, 그 또한 자신이 무슨 장르에서 어떤 작품을 연출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할리우드에서 그야말로 승승장구를 해오던 그가, 자신의 연출작들 중에서 유일하게 색깔이 다소 다른 작품을 발표했었는데요. 2005년작 <아일랜드>의 참담한 혹평과 흥행 실패를 겪으면서, 쓰디 쓴 교훈을 얻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락성에는 재능을 드러내지만 드라마를 풀어나가는 역량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을요. 더불어 다소 심오한 주제를 건드리는 것은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요.

개인적으로도 매우 실망을 했었던 <아일랜드>가 만약 성공을 했다면, 그 작품을 기점으로 마이클 베이의 연출관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성공이 안겨주는 부와 명예에 심취해 있었을 그에게 첫 실패는 매우 큰 시련이였을텐데요. 아마 2007년작 <트랜스포머>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연출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연거푸 실패를 하게 되면 그가 쌓아온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 불을 보듯 뻔했으니까요.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노골적인 오락물로 다시 돌아온 셈이고, 보란듯이 성공을 했죠. 후속 연출작 또한 속편인 것을 보면, 이제 그는 자신이 가야 할 작품관을 확실히 정립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마이클 베이는 대자본을 잘 활용할 줄 아는 감독이고, 화끈한 액션 시퀀스를 배치함에 있어서도 두각을 나타냅니다. 액션 시퀀스를 그냥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오락적인 임팩트를 안겨줄 수 있도록 배치를 하는 것이 그의 가장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관객이 기대하며 원하는 요소들을 영화 내에서 마침내 터뜨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오락적인 쾌감이 지속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시퀀스들을 묶어 놓습니다. 상영관을 나설 때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없어도 "시원하게 액션 블럭버스터를 즐겼다. 역시 마이클 베이"라고 말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 신작에서는 그런 쾌감이 전달되지를 않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은듯 전편보다 규모가 더욱 커진 것이 확연히 느껴지고, 훨씬 더 많은 로봇 캐릭터들이 화려하게 등장하며, 상영 시간 내내 화끈하게 때려 부쉬는 액션 씬을 넘치도록 보여주는데 오히려 체감되는 쾌감은 전작만 못한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 온 임팩트를 지속적으로 안겨주는 배치가, 이번 작품에서는 보이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전편에서는 확실히 카타르시스가 시작되는 포인트가 있었고, 그 시점부터 즐거움이 지속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포인트가 전혀 없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과유불급'이라고 해야 할까요. 거의 상영 시간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수많은 로봇 캐릭터들이 나와서 액션 씬을 보여주니 시간이 흐를 수록 그러한 시퀀스들에 별 감흥이 없어지더군요. 이러한 블럭버스터에서 액션 시퀀스가 너무 없어도 문제겠지만, 너무 많이 삽입이 되어도 그것 또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치밀하며 의도적인 배치가 실종된 채, 상영 시간 내내 같은 요소들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풀어놓는 것은 오히려 오락성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킵니다.

격투를 벌이는 로봇들을 360도 회전하면서 보여주는 앵글 등은 탄성을 지르게 하고, CG와 카메라의 동선 그리고 규모 등은 화려하다 못해 어지럽기까지 하지만 "머리를 비우고 갈테니 재미를 달라"라고 외치며 상영관으로 들어간 저에게는 특별한 재미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US달러를 쏟아 부어줄테니 퀄리티를 달라"고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외쳤을 그의 정성과 의도는 분명해 보이지만요.
by 배트맨 | 2009/06/25 20:47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10) | 덧글(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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