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이 1억 5천만$를 벌어들이며 이 작품에 참여한 여러명을 스타덤에 오르게 했고, 2편은 무려 2억$를 넘게 벌어들였으니 유니버셜에게 있어서
이 프랜차이즈 작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스핀오프 작품이였던 <스콜피온 킹> 조차도 9천만$를 벌어들였으니까요.
이 프랜차이즈 작품으로 총 4억 4천만$라는 엄청난 거액을 - 2차 판권은 제외된 수익입니다 - 긁어 모았기에 이번 작품을 앞두고 스티브 소머즈 감독이 떠났어도, 레이첼 와이즈가 떠났어도 그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들을 관객들이 개의치 말아야 할텐데요. 이번 3편은 미이라 팬들에게는 배신감마저 안겨주는 영화입니다..
먼저 캐릭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그동안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고유의 캐릭터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전작들은 악에 맞서는 선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그려졌습니다. 레이첼 와이즈와 브랜든 프레이저가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 나갔었죠.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 영화의 중심을 잡아 나가는 인물을 파악하기가 힘들 정도로 산만하게 캐릭터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악에 맞서 싸우는 주요 캐릭터가 브랜든 프레이저 부부인지, 아니면 성인으로 성장해버린 아들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되어야 할 시퀀스를 보면, 미이라에 맞서 싸우는 영웅 캐릭터는 양자경이 아닌가 싶더군요. 이렇듯 이 작품에는 주인공이 실종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레이첼 와이즈가 빠지게 되면서 캐릭터의 중심을 기존 브랜든 프레이저 부부에서, 부득이하게 여러 주변 인물들로 배분하여 설정한 것 같은데요. 안타깝게도 이와같은 새로운 시도는 그동안 <미이라> 시리즈에서 만끽할 수 있었던 캐릭터의 활약상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또한 레이첼 와이즈와 브랜든 프레이저가 티격태격하며 보여주던 사랑 다툼도 이 시리즈를 보는 큰 묘미중의 하나였었죠. 새로이 부인 역활을 맡은 마리아 벨로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였을까요. 그러했던 로맨스의 상당 부분을 아들과 양락시(이사벨라 롱)가 이어 받았는데, 동기와 전개에서 오히려 겉돌기만 할 뿐 달콤한 엇박자의 묘미를 조금도 느낄수가 없습니다.
이와같이 캐릭터들의 분산 배치는 의도한 것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악의 캐릭터라도 제 역활을 해줘야 할텐데요. 안타깝게도 이 부분 또한 전작들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모텝이 보여준 무시 무시했던 악의 카리스마와 강력한 사악함을 이연걸은 전혀 표현하지 못하더군요. 특정 배우의 문제라기 보다는, 캐릭터 설정과 전개의 문제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처럼 선과 악을 이루는 캐릭터들의 묘미가 모두 사라져 버렸는데 오락성이 유지될리가 없습니다. 블럭버스터 작품에서 오락성이 실종된다는 것은 영화의 생명이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 작품의 실망스러움을 모두 연출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기획된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 애시당초 이 영화가 출발할때부터 롭 코헨 감독에게는 여러가지로 제약이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빈약한 연출력은 감독으로서 책임을 면하기 힘들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CG는 내러티브 전개의 부가적인 요소로 사용될때 그 가치가 있는 것일텐데, 이 영화에서는 CG만이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오락적인 요소입니다. 아무리 블럭버스터 팝콘 영화라지만 CG가 내러티브보다 우선시 될 수 있는 것일까요? 장르적인 묘미를 오직 CG로만 구현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엔딩씬에서 다음 4편의 배경은 페루가 될 것이라고 노골적인 암시까지 하는 것을 보면, 이 프랜차이즈 작품에 대한 유니버셜의 애정은 오만한 수준까지 이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과 같은 캐릭터의 배치로는 다음 작품도 뻔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미이라> 시리즈가 그동안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유니버셜은 처음부터 찬찬히 다시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앞으로도 이 작품을 계속 찍어내며 달러를 긁어 모으려면, 팬들의 니즈를 좀 더 정확히 읽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시리즈물에서 고유의 캐릭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상영관을 나서면서 레이첼 와이즈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브랜든 프레이저까지 한꺼번에 모두 잃어버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오더군요. 페루에서 펼쳐질 다음 작품도, 제작사와 팬들은 동상이몽을 꾸게 될 것 같아서 우려가 됩니다. 이럴거면 이제 그만 끝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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