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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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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9   아이언맨 2 - 디지털 (Iron Man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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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2 - 디지털 (Iron Man 2)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슈퍼 히어로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오만함입니다. 부와 권력의 상징인 로봇 슈트를 착용한 채 거리낌 없이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며, 환호를 보내는 수많은 팬들에게 호탕하게 사인까지 해주는 슈퍼 히어로입니다.

이번 속편에서는 오락성의 범위를 대폭 확장시켜놓았네요. 슈퍼 히어로의 사명감에서 찾아오는 갈등과 깊은 고뇌 등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한탄하며 오히려 추태를 부리며 망가져 버리는 그입니다.

그런데 이런 존 파브로 감독의 연출이 마음에 듭니다. 여러 슈퍼 히어로들 중에서 토니 스타크의 캐릭터에 독창성과 정체성을 잘 부여하고 있으며, 아이언맨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표현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요소들은 의도적으로 제거해놓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슈퍼 히어로 작품들처럼 가벼움만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전편보다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무려 2억불을 쏟아부은 블럭버스터 작품이지만, 오락성만을 확장시키는 것에 주력한 것이 아니라 내러티브를 구축하며 진행을 시키려고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락적인 요소들은 선택과 집중을 하며, 화려한 액션 시퀀스들의 배치 또한 적절합니다. 배우가 바뀐 제임스 로드(돈 치들)(1)는 워 머신으로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바뀌어가고 있고,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같은 캐릭터도 플롯 안으로 자연스럽게 추가되고 있더군요.

닉 퓨리(사무엘 L. 잭슨)가 등장하는 동시에 아이언맨 주변 캐릭터들의 규모 또한 커지고 있는데 적절히 삽입을 하며,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나가는 배치가 인상적입니다. 전편에 이어서 이번 2편까지 관람을 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존 파브로 감독이 매우 영악한 연출과 재능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저는 이 양반의 연출 기획과 선택이 참 마음에 드네요. 극장가에 선을 보인 두 편으로 봐서, 시리즈 전체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존 파브로라면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존 파브로 감독이 아마도 가장 큰 고심을 했을 부분은, 아이언맨과 위플래시(미키 루크)(2)의 마지막 결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선과 악을 대표하는 두 캐릭터의 대결이 의외로 빨리 끝난 감이 없지 않지만, 존 파브로 감독의 그런 선택이 존중되었던 이유는 그럼으로 인해서 밸런스가 유지되었다는 점입니다. 위플래시가 조종하는 수많은 워 머신들의 액션 시퀀스가 삽입이 되었는데, 다시 또 마지막 판을 화려하게
가려고 했으면 분명히 지루함을 피할 수 없었을 거예요. 아무리 비주얼을 현란하게 뽑아냈어도 말입니다. 연출의 - 불필요한 부분의 - 욕심을 버림으로써 전체적인 흐름과 균형이 잡힌 셈입니다.

캐릭터의 차별화, 전체적인 밸런스, 절제의 미학 등을 잘 아우른 작품이 이번 속편입니다.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연출을 하고 싶어하는 슈퍼 히어로물 감독들에게, 아이언맨은 롤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끝으로 1편의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나오는 보너스 컷을 못 본 관객이라면, 조금씩 출연 비중이 커지고 있는 쉴드의 국장 닉 퓨리의 등장에 어리둥절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속편 또한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 전편처럼 보너스 컷이 나오더군요. 짧지만 향후 기획을 암시하는 의도가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볼만한 필요가 있습니다. '극장이 좋아요' 카테고리에서 보너스 컷은 따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테렌스 하워드와 돈 치들 두 명 모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이라서, 돈 치들의 제임스 로드도 꽤 좋았습니다.

(2) 우리 세대라면 이 배우가 젊은 시절에 얼마나 멋졌었는지 알고 있습니다. 조연이고 악역 캐릭터지만 이런 블럭버스터 작품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반갑네요. 지구 반대편에서도 여전히 그를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 여러 명 있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미키 루크, 당신은 여전히 멋지더군요. 세월이 모든 것을 지워가지만, 팬들의 마음과 기억까지 지우지는 못하니까요.
by 배트맨 | 2010/05/09 14:10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 | 덧글(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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