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배트맨이 들려주는 프리뷰,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 부문 (1)

어제(한국 시간 8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었죠. 부문별 시상 결과는 미디어에 넘치도록 관련 기사가 올라오고 있으니 구태여 이곳에 다시 적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국내 극장가에 미개봉되고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뷰를 발행해볼까 합니다. 부문별 수상작과 후보작들을 모두 다룰 수는 없을 것 같고, 주요 부문에 한해서 선택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러 부문 중 가장 알짜배기라고 하면 단연 작품상을 들 수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작품상 부문 중 미개봉되고 있는 영화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포스트에서 다루는 프리뷰는 주관적인 성향이 많이 반영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RSS 리더기로 읽으시는 분들께는 포스트의 레이아웃이 산만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프리뷰 포스트만큼은 블로그로 들어오셔서 원문을 읽으시면, 제가 의도한 레이아웃으로 편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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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상영시간 131분
관람 등급 R
국내 개봉일 미정


올해만큼은 골든 글로브보다 아카데미가 더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바타>가 최우수 작품상이라니요.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들을 미친듯이 좋아했었고, 지금도 그를 좋아하지만 <아바타> 만큼은 손을 들어주기 힘들더군요. 아카데미가 손을 들어준 영화는 바로 이 작품입니다.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서 무려 6개 부문(1)을 휩쓸은 아카데미 최고의 화제작이네요. 두 개 부문의 알짜배기를 모두 가져갔기 때문에 위너라고 부를만한 자격이 충분합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전 부인이라는 등, 한때 부부였던 두 감독의 끝나지 않은 대결이라는 등 찌라시들이 쏟아내는 가십성 떡밥은 쓰레기통에 모두 던져버리고 작품과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해봅시다. 

이 작품의 장르를 보면 전쟁, 액션, 스릴러, 드라마 등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데요. 감독이 그리고 싶어했던 주요 플롯은 무엇이며, 도구로 이끌어오고 있는 부가적인 플롯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영화를 선택 또는 관람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을 파악 또는 예상할 수 있을 때 마케팅(2)에 - 라고 적고 낚시질이라 읽습니다 - 휘둘리지 않을 수 있고요.

배경이 되는 이라크 전장은 부가적으로 끌어오는 도구였을 뿐,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드라마였을 겁니다. 캐릭터를 매우 세밀하게 묘사하며 드라마를 탄탄하게 이끌어 나가는 재능이 탁월한 감독이기 때문에, 이 작품 또한 이러한 방향으로 연출이 집중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전작 <K-19>(3)를 보셨다면 이번 신작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을지 쉽게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얼마 전에 개봉한 <인빅터스>가 럭비를 다루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듯이 말입니다. 혹시 남편 또는 남친이 예매를 했다고 하면 여성분께서는 한숨 쉬지 마시고, 이 작품 안에 담겨져 있는 드라마적인 완성도와 메시지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제작비가 불과 1천5백만불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들의 일반적인 사이즈를 봤을 때, 그냥 저예산이 아닌 초저예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제작비의 숫자만 봐도 감독의 의중이 어디에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획과 연출 의도 때문에 흥행에서는 참담한 실패를 맛본 것 같네요. 

북미에서는 작년 6월에 제한 개봉으로 출발했는데, 스크린을 가장 많이 잡았을 때가 개봉한지 6주차 만에 5백개를 넘었을 뿐입니다. 제작비로 1억불을 쏟아부어서 이라크 전장을 뒤집어 엎고, 여기 저기서 폭탄이 터지는 그런 전쟁 영화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2012>에는 열광하며 지갑을 열어줬으면서 <더 로드> 같은 작품에는 외면을 한 것과 비슷한 풍경입니다. 결국 북미의 극장가에서는 1천4백만불만 벌어들이면서 얼마 되지도 않았던 제작비 회수조차 실패를 했습니다.

제작비를 대폭 늘리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줄이며 스타 배우들을 내세웠다면,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돈 좀 꽤 만졌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아카데미는 TV로 시청만 해야했겠지만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대중적인 오락성을 담아내면서도, 완성도와 작품성 모두를 보여주는 것일 테죠.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대중적인 오락성에 욕심이 없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랄프 파인즈, 가이 피어스, 데이비드 모스 같은 연기력을 인정받은 좋은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지만 이들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고요. 주인공 캐릭터는 제레미 레너라는 배우가 맡고 있습니다. 남우 주연상 후보로 올랐었는데 수상은 못했네요.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며 국내에서도 개봉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현재 국내 개봉일이 안 잡히고 있지만, 무려 6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기 때문에 개봉을 안 시킬 수가 없을 겁니다. 더불어 이 작품의 국내 배급을 CJ가 갖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극장가의 국가대표 소재인 저질 조폭물과 학원물은 도배를 하면서, 정작 이런 작품은 눈치를 보며 시상식 결과 여부에 따라서 패를 던지려고 하는 비열한 꼼수는 이제 그만 봤으면 합니다. (빅3 너희들은 제작, 배급에서 손 떼고 극장이나 운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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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예절 캠페인을 빼놓을 수 없겠죠. 상영관과 집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무개념 관객들을 - 이라 적고 짐승이라고 읽습니다 - 가끔씩, 아니 자주 만나보게 됩니다. 핸드폰을 열어보는 짐승, 통화하는 짐승, 잡담 나누는 짐승, 큰 소리내며 먹는 짐승, 발로 앞좌석을 차는 짐승, 지나친 스킨십을 하는 짐승 등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자격이 없습니다. 그냥 집에서 혼자 DVD나 보세요. 

상영관은 혼자서 전세를 놓은 문화 공간이 결코 아닙니다. 얼마나 이기적이고 개념이 없으면 공공장소인 상영관에서 그런 민폐되는 행동들을 하는 겁니까? 상영관 예절만큼은 우리 모두 꼭 지킵시다! 극장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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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프리뷰 시간에서는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열 편 중 미개봉된 나머지 작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2) 감독이 추구한 장르적인 오락성과 전체적인 완성도에 실망한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에 휘둘려서 선택을 했는데 당초 생각과 다른 영화여서 실망을 한 것인지는 반드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완성도가 결코 나쁘지 않았는데, 후자에 해당되어서 영화에 혹평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밀리터리물에서 기대한 액션 시퀀스도 전혀 안 보이고 영화가 뭐 이래?" 하신 분이 계셨다면, 이번 신작도 그냥 패스하는 것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by 배트맨 | 2010/03/09 07:00 | 영화 주간 프리뷰 | 트랙백 | 덧글(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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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시민 at 2010/03/09 10:00
저도 무척 기대가 되네요 과연 어떤 영화일지... 하루 빨리 개봉

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바스터즈>에서의 크리스토퍼 왈츠의 연기가 인상

적이어서 이번 남우조연상 수상이 반가웠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10/03/09 12:16
국내 개봉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도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

남우 조연상에 오른 후보들을 보니, 누가 상을 받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제 삼자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영화제는.. -_-a)
Commented by Uglycat at 2010/03/09 11:03
오늘 한 무료일간지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한 기사를 보았는데 허트 로커는 일러도 다음 달에서나 국내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더군요...
아무래도 이번 달 말에 볼 '그린 존'은 비주얼에, 허트 로커는 서사 구조에 주안점을 두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10/03/09 12:20
원래는 지난 2월에 개봉을 시키려고 했었다는데 우연곡절 끝에 봄에는 볼 수 있겠군요. 아카데미에서 물을 먹었으면 2차 판권 시장으로 직행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늦게라도 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네요. (일러도 다음달이면.. T.T)

<그린 존>의 경우 폴 그린그라스 감독의 연출작이기 때문에 서사도 매우 탄탄하게 뽑아져 나올 거예요. 퍼펙트한 플롯에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셔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능력 있는 감독이예요. ^^*
Commented by GinJI at 2010/03/09 11:39
요번 이 뉴스로 인해 하드로커를 알게되었습니다.
한번 봐야겠네요.
요즘 학업때문에 바뻐서..볼 시간이 없군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10/03/09 12:27
GinJI님께서 대중적인 오락성과 사이즈에 초점을 집중시키지 않는다면, 아마 실망시켜 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캐서린 비글로우의 작품은 볼만한 가치가 있어요. 상영관에서 그녀의 재능을 확인해보세요.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10/03/09 16:51
허트 로커가 국내 개봉되지 않아서-역시 밀덕이라서...-실망했었는데 아카데미 작품상에 감독상 수상했다고 곧 개봉되겠군요.

EOD 부대 이야기에서 액션 기대하는 것도 그렇지요^^. 개봉을 기다려볼랍니다.

그리고 산드라 블록은 라즈베리와 아카데미 양쪽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퍽퍽퍽!!!) 게다가 라즈베리 이래 세번째인가 네번째 참가자라면서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10/03/09 23:58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를 보면서 쾌재를 질렀습니다. ("이래도 개봉 안 할거냐? 앙!") 위의 이웃 분 댓글을 읽어보니, 일러도 다음달에나 개봉이 될 거라고 하네요. 국내에서는 DVD 시장으로 직행할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양반들 정말.. T.T)

산드라 블록의 소식도 참 반갑더군요. 래즈버리 시상식에 참여한 사진을 보면서 이제는 배우로서의 삶을 즐기며, 관조하는 영화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언제 개봉을 해줄까요? 국내 개봉일이 안 잡혀 있던데요. (이 양반들 정말.. 자기들 영화는 막 도배하면서..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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