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배트맨이 들려주는 프리뷰, 11월 둘째 주 (09/11/11~)

지난주의 빈약했던 라인업을 보며 절망감을 느꼈다면, 금주는 반대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여름이나 겨울 시즌에 나와야 어울릴 것 같은 블럭버스터 한 편이 선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름 시즌이 끝난 후 초대형 화제작에 갈증을 느끼셨다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주간이 되실 것 같습니다.

금주에는 총 여덟 편이 개봉을 하는데, 그 중 세 작품이(1) 하루 빠른 11일(수)에 개봉을 하네요. 그런 선 개봉 전략이 이해는 가지만, 금주의 박스오피스 성적표는 이미 나와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11월 둘째 주의 개봉작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포스트에서 다루는 프리뷰는 주관적인 성향이 많이 반영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RSS 리더기로 읽으시는 분들께는 포스트의 레이아웃이 산만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프리뷰 포스트만큼은 블로그로 들어오셔서 원문을 읽으시면, 제가 의도한 레이아웃으로 편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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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012)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57분

엄청난 제작비와 엄청난 상영 시간을 쏟아붓고 있는 블럭버스터 작품이죠. 제작비가 무려 2억6천만$라고 합니다. 예고편을 보니 이런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안 들어갈 수가 없었을 것 같더군요. 저도 이 작품을 필히 관람할 생각이지만,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개인적으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에게는 신뢰가 가지를 않습니다. 오락성과 완성도에서 널뛰기 연출을 보여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최근의 연출작 두 편만 봐도 그렇습니다. <투모로우>에서는 오락성을 즐기게 해주더니 <10,000 BC>에서는 깊은 한숨이 나오게 했으니까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이런 기복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였고요. 이번 신작에서는 부디 <투모로우>에서 보여줬었던 그 정도의 오락성만 보여줘도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고편 등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때려 엎는 비주얼로 관객들을 홀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유심히 봐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상영 시간입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하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만 1억$
를 넘긴 작품이 네 편이나 있는데요. 이와는 별개로 알맹이가 없는 영화라는 비판에도 시달려왔습니다.
상영 시간이 157분인 것을 보면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든 것 같은데, 내러티브를 탄탄하게 삽입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지만 제가 봐온 바로는 내러티브까지 펼쳐보일 수 있는 감독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우려가 됩니다.

북미 현지 시각으로는 오는 13일에 와이드 릴리즈가 됩니다. 존 쿠삭, 탠디 뉴튼, 아만다 피트 외 반가운 얼굴인 우디 헤럴슨과 대니 글로버까지 출연하네요. 저나 여러분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블럭버스터였으면 좋겠습니다.











제노바 (Genova)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3분

영국에서 묵직한 드라마 한 편이 건너왔네요.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콜린 퍼스를 앞세워 감성적인 방향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감독의 경력을 보면 이러한 연출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해체 위기에 직면한 가족이 다시 사랑을 되찾아간다는 설정은 진부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결코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습니다.   

국내 TV의 막장 드라마에 심취해 있으시다면 "지루하다", "낚였다"라는 반응이 나올 것 같고요. 준비가 되신 분이시라면 가을에 진한 드라마를 경험하실 수 있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캐서린 키너도 캐스팅이 되었군요. 제한 개봉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방문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0분


홍상수 감독, 라브 디아즈 감독,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참여한 세 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작품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 라브 디아즈 감독은 필리핀인이네요. 어떤 공통된 소재를 다루는 것이 아닌, 세 편 모두 다양한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홍상수 감독 편에는 문성근 씨, 정유미 씨, 이선균 씨 등이 출연합니다. 옴니버스 영화의 경우 연출의 깊이와 무게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반대로 감독과 배우들에게는 비교적 부담이 없어서 이런 기획이 꾸준히 나오는 것이겠지만요.











트릭스 (Tricks)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5분

좀처럼 보기 힘든 폴란드 영화가 건너왔네요. 제 3세계의 작품이 개봉되는 것은 대부분 어떠한 영화제들에서 수상을 한 이력이 크게 작용을 합니다. 이 작품은 200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두 개 부문 수상을(La
bel Europa Cinemas / Laterna Magica Prize) 했군요. 그 밖의 여러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무려 17개나 들어올렸습니다. 생소한 이름의 안제이 자크모프스키 감독이 연출을 했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작품에 투영시켰다고 하네요. 극 중에서는 6살 어린이의 시선으로 플롯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청담보살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9분

전체적으로는 물론 완성된 이야기로 가겠지만요. 웃음이 터지는 - 스토리의 흐름과 별 연관이 없는 - 에피소드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코미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소한 이름인 김진영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라고 하는데, 별 다른 영화 경력은 안 보이네요. 임창정 씨, 박예진 씨, 서영희 씨 등이 출연합니다.











낙타는 말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74분

생소한 이름인 조규장 감독이 연출한 독립 영화입니다. '<똥파리>의 성공 때문에 독립 영화계에서도 이런 부류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연도가 같군요. 시놉시스를 보니 캐릭터의 설정과 플롯이 진부해보이던데, 창의성과 완성도를 얼마나 잘 살렸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밖에 국내 영화 두 편, <천국의 우편배달부>와 <19-Nineteen>도 선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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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예절 캠페인을 빼놓을 수 없겠죠. 상영관과 집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무개념 관객들을 - 이라 적고 짐승이라고 읽습니다 - 가끔씩, 아니 자주 만나보게 됩니다. 핸드폰을 열어보는 짐승, 통화하는 짐승, 잡담 나누는 짐승, 큰 소리내며 먹는 짐승, 발로 앞좌석을 차는 짐승, 지나친 스킨십을 하는 짐승 등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자격이 없습니다. 그냥 집에서 혼자 DVD나 보세요. 

상영관은 혼자서 전세를 놓은 문화 공간이 결코 아닙니다. 얼마나 이기적이고 개념이 없으면 공공장소인 상영관에서 그런 민폐되는 행동들을 하는 겁니까? 상영관 예절만큼은 우리 모두 꼭 지킵시다! 극장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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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이 들려주는 프리뷰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극장에서 영화와 함께 하는 포근한 한주 되세요. :)

(1) 청담보살 / 천국의 우편배달부 / 19-Nineteen 
by 배트맨 | 2009/11/09 07:00 | 영화 주간 프리뷰 | 트랙백 | 덧글(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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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opacetic at 2009/11/09 08:16
제노바 짱이예요 ㅋ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09 09:40
<제노바> 참 괜찮은 드라마일 것 같습니다. 깊게 우려낸 사골국 같아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

많은 분들께는 개봉된지도 모른 채, 조용히 상영되다가 극장가에서 내려오겠지만요..
Commented by 도리 at 2009/11/09 12:23
<청담보살>은 이미 관람한 상태입니다만, 우려하시는 코미디 영화는 아닙니다[...]. 전체적인 틀 안에서 잘 움직여주는 영화네요. :D (사실 우려하시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감이 오지 않지만요...)

아무래도 이번주에는 <2012>가 다 잡아먹을 것 같네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09 13:35
음.. 그러니까 이 답글은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제가 쓴 프리뷰와 그것을 바라보시는 도리님 사이에 작은 틈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본문 중에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은 <청담보살>이 아니라, <2012>였고요..

딴지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 뜻을 그대로 전달해드리려면, 댓글의 답글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이웃 블로거이신데 본의 아니게 혹시라도 마음이 상하시면, 그것은 저 또한 원치 않는 일이니까요.

본문의 글 내용은 도리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부분이 아니였거든요. <청담보살>의 경우요. T.T

따듯한 오후 맞으시고요..
Commented by Uglycat at 2009/11/09 12:49
2012의 러닝타임이 저리 길었군요...
저 러닝타임이 과연 약이 될지 독이 될지(이르면 이번 주에 볼 예정)...?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09 13:38
그동안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준 작품들을 봤을 때, 저런 상영 시간은 독이 될 확률이 50퍼센트 이상으로 보입니다. 본인도 쌓인 것이 많았기에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든 것 같네요. 물론 약이 된다면 관객인 우리에게도 그것처럼 좋은 것도 없겠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9/11/09 16:01
이번 주는 배트맨 님의 프리뷰로 나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토요일에 킬미를 봤는데, 아무 생각 안하고 갔더니 의외로 많이 웃을 수 있었어요. 강혜정이 참 예쁘다, 라는 생각을 올드보이 이후로 오랜만에 해봤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10 09:04
금주의 라인업 중에서는 마음에 드시는 작품이 없으신가봐요. ^^;
저처럼 <2012> 같은 블럭버스터에 흥미가 안 생기신다면, 조심스럽게 <제노바>를 추천해드립니다. 연출이 꽤 탄탄하게 잘 뽑아져나왔을 것 같은 드라마네요.

<킬미> 보시면서 스트레스를 잘 푸셨네요. 기획은 비교적 치밀하게 이뤄진 영화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좀처럼 코미디 영화들을 안 찾게 되네요. 상영관을 혼자 다니게되면서부터 보게 되는 장르가 제한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안 그랬었는데요. T.T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11/09 17:55
2012... 관심이 가지만 일단 관람객들의 평을 보고 결정해야겠습

니다.

바스터즈를 지난주말에 관람했는데 재미있더군요. 결코 휴머니

즘적인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불만을 가질 분들도 많겠지만

일단 저는 만족했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10 09:08
지난주에 타이밍을 놓쳤더니 <바스터즈>를 아직 못봤네요. 다행히 풀타임 상영 중이라서, 오늘 중 원하는 시간대로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이라서 기대 만빵하고 있는 중입니다. ^^*

<2012>는 그럼 제가 먼저 보고와서 리뷰 올려보겠습니다. 예매 현황을 보니 좌석표가 많이 빠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좋은 위치로 예매해야 할 텐데요. 아흑~
Commented by SoyRina at 2009/11/09 18:52
트릭스는 일단 굉장히 정적인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잔잔하고 조용하고 그리고 꼬마가 굉장히 귀엽지요 !!
하지만 스케일이 크거나 미친듯 웃긴 코미디 영화나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에만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 이 영화가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게 뭐야 ? 저 꼬마가 하는 행동은 뭐지 ? 하는 의문점만 남길수도 있는 조금은 어렵다고 할수 있는 영화입니다.

폴란드라는 익숙치 않은 나라의 작품을 만나는것 자체가 생소하기에 '생소한' 영화로 아무 의미 없이 killing time 하기에도 난해한 영화로 자칫.. 기억될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노바는 브리티쉬 영어가 매우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전에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던 관타나모로 가는 길 때문에 이 작품도 함께 알게 되었는데요, 이 작품 역시 너무 잔잔해서 자칫 지루 할수 있답니다.

하지만 보이A 처럼 꽤 좋은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고요.
음악이 매우 좋습니다. 해외 블로거들을 찾아보아도 이 영화보다는 영화에 쓰인 음악에 관심을 더 두는 관객도 있답니다..^^

영화의 존재 이유는 '재미' 그 것뿐만이 아님을 기억한다면..
이 조용한 두 작품도 꽤 좋은 작품임을 눈치 챌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10 09:58
<트릭스>나 <제노바> 모두 대중적인 타협을 거부하고, 드라마를 탄탄하게 뽑아내는 것에 집중을 한 것으로 보이네요. 특히 <제노바>의 감독은 경력 자체로 연출의 퀄리티가 보증된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완성도나 스타일에 있어서 예상은 충분히 됩니다. ^^;

다만 <제노바>의 경우 마케팅이 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서, 상영관을 찾은 관객들 중 일부는 괴리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제노바>의 음악 말씀을 듣고 찾아봤는데 저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네요. 주류 영화에서도 그의 음악 재능을 보고 싶어지네요. 옛날에는 데이트 할 때 조차도 작은 영화들을 찾아서 즐겁게 감상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의 저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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