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굿모닝 프레지던트 - 디지털
장진 감독, 재능이 있는 감독입니다. 그 재능이 한 장르에만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코미디 장르에서 그처럼 재능을 보여주는 국내 감독은 아직까지 못 본 것 같습니다.

이런 그가 외도를 했었던, 이를테면 <박수칠 때 떠나라> 같은 작품을 볼 때는 상영관에서 깊은 절망감도 느껴야만 했었지만, 전작들에서 그의 재능을 봐왔기 때문에 관객으로서 그와 마주 잡은 손을 놓아버리기는 싫었습니다.

이번 신작은 그가 잘 해낼 수 있는 코미디입니다. 대통령이 한 명도 아닌 세 명이나 그려지는 작품이라고 하니, 그가 보여줄 장르적인 오락성과 더불어 풍자의 범위와 깊이가 내심 기대되었습니다. 물론 소재가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같은 정치 풍자극을, 그런 수작을 오랜만에 또 한 편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말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 코미디는 살아있지만 풍자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더군요. 안전하게 가자는 것이지요. 아니, 쉽게 가자는 연출입니다. 팝콘 영화의 영역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려고 한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바보로 아는지, 엔딩 씬에서 나레이션으로 다시 한번 이 작품의 기획 의도를 천천히 읽어줍니다. 혹시라도 잘못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시선이 있을까봐 그렇게도 두려웠던 건가요? "당신 그렇게 이번 작품을
만들지도 않았잖아요." 아니면 관객의 이해력과 지적 수준이 못미더웠던 겁니까? 내 생애 상영관에서 경험해 본 최악의 나레이션이였습니다.

현실(역사 속의 대통령들)과 이상(영화 속의 대통령들) 사이의 괴리를 지워나가는 창작물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라는 예술 문화의 큰 매력 중 하나인 점은 맞습니다. 정치인이 주요 캐릭터로 그려진다고 해서, 반드시 역사의 시간들을 들춰내고 캐릭터에 반영해야 할 이유도 없을 테고요.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가끔씩 웃어가며 볼 수 있는 팝콘 영화입니다. 

다만 장진 감독처럼 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그런 위치에 올라 있는 감독이였다면 장르적인 오락성은 유지를 하되 폭 넓고 깊은 풍자도 같이 띄워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그런 것을 기대하며 상영관을 찾았던 저로서는 완성도에 대한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였고요. 장진 감독은 보편적인 코미디물을 만들고 싶어했었던 것 같고, 제가 원했던 것은 특별한 코미디물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풍자가 살아 숨쉬는 코미디물이 과연 '특별함'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하는 작품인 걸까요.

장진 감독이 그려가고자 하는 코미디물에서는 철학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댓가로 박스오피스에서 돈을 쓸어담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그 어떤 트로피도 당신의 품에 안기게 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가벼운 웃음만을 파는 당신의 재능이 아까울 뿐입니다.  


이 작품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였었죠. 정치적인 해석에 따른 오해와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캐릭터들의 색깔들을 모두 지워버렸고, 작품성과 완성도가 갖춰진 작품이라고는 볼 수 없는 범작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대통령이기 이전에 그들도 평범한 한 사람이다'라는 주제 의식을 가볍게 담아낸 팝콘 영화에 개막작의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었던 건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지향하는 색깔은 대중성입니까? 작품성입니까? 도대체 뭡니까? 
by 배트맨 | 2009/10/28 08:27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4) | 덧글(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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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장진 감독은 마니아층이 고정적입니다. 말이 많은 그의 성격을 좋아한다면 그의 영화는 어떤 영화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며, 말이 많은 그의 성격을 싫어한다면 그의 영화는 어떤 영화보다 실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장진 감독은 언어유희에 대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입니다. 마치 감독이 아닌 작가. 아니, 작가도 아닌 시인처럼 그는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수많은 사람의 감동(공감이 아닌, 그러나 감독의 의도대로)을 유도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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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0/28 08:38
그냥 그렇게 끝났나보군요;;
개인에만 집중한 영화라니 패스해야겠습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그들도 평범한 한 사람이다라니
히틀러도 그렇고 개인으로 봤을 때는 평범한 사람이었겠죠. ㅎㄷㄷ
어찌보면 정치적인 해석을 벗어나는게 아니라
대통령직에 대한 방어막을 쳐주는 것 같네요.
드라마인 선덕여왕에서조차 국보법 풍자를 하는 시대인데..ㅠ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8 11:27
그냥 그렇게 끝나는 영화였습니다. T.T

허지웅 기자의 '선덕여왕' 관련 글을 읽으며 - 오늘날의 현실적인 부분에서 -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이오공감에서 추천을 눌러드렸는데요.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타누키님께서도 말씀하시듯이 TV의 드라마에서조차 풍자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이 무려 세 명이나 나오는 영화에서..

본문에도 적었듯이 반드시 풍자를 해야 할 이유까지는 없을수도 있겠지만, 장진 감독이라면 그런 퀄리티를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거든요.

가볍게 가고 돈이나 벌겠다는 양반입니다. (이런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당위성도 참 궁금하고요.)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10/28 08:57
볼까말까 고민중이었는데 배트맨님의 리뷰를 보니 그냥 패스해

야겠군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8 11:31
저의 경우 찍어놓은 작품은 '평이 안 좋더라도 보고나서 후회하자'라는 주의라서요. "패스하셔도 되실 것 같습니다."라고 차마 말씀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소시민님께서 기대하시는 그런 부분은 싹 비우시고 가시는 것이 좋으실 것 같아요. 그냥 가벼운 코미디 팝콘 영화일 뿐입니다.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9/10/28 09:52
풍자의 강도는 시장방문에서 미미하게 있을 뿐, 거의 없다고 봐야죠. 다만 경호실이라던가, 국정홍보처 같은 현정권 이전의 정부조직에 대한 말이 살짝 나온 걸 보면 소심하게 MB식을 깠다거나....뭐 이것도 '그냥'일 가능성도 높겠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8 11:37
말씀하신 것처럼 부분적으로 풍자하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 수준이 참 한심하더군요. "정치는 쇼다" 같은 대사라던가, 이미지 관리를 하기 위해서 시장을 나가는 것 등은 너무 진부한 묘사처럼 보였습니다. 장진 감독에게 기대했었던 연출 퀄리티가 이런 레벨은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좋게 표현하면 소심한 것이였을 테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쉽게 가서 돈이나 벌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메시지, 완성도, 작품성 그 어떤 것도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하는데 어떤 당위성으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인지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어지더군요.

제가 장진 감독을 너무 과대평가 하고 있었나봅니다.
Commented by Uglycat at 2009/10/28 09:56
풍자 요소가 거의 없다는 부분에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무한도전도 수구꼴통(...) 집단이 꼬투리를 잡아서 까는 마당에 영화에선 더더욱 조심해야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하고요(이건 어디까지나 제 사적 견해라는 점 명심하시길)...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8 11:44
요즘 대한민국 돌아가는 꼴을 보면, Uglycat님의 사적인 견해에 동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방송인, 정치인, 연예인 모두 각을 세우는 사람들은 다 내쫓는 형편이니 그런 시각으로 해석하시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현실을 보며 뭔가 - 국민의, 관객의 등을 -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요소들을 그래서 더 기대한 것일 텐데요. 장진 감독이 이 따위로 쉽게 가는 팝콘 코미디물을 내놓았을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나라가 잘 돌아가고,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고 그런 상황이라면 이런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요.
Commented by dugong at 2009/10/28 11:52
마냥웃기만하기도 찝찝한 영화였지만...... 이 영화도 어찌보면 때를 잘못탄걸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8 12:20
때를 잘못 만났다기 보다는, 요즘같은 시국에 이런 영화를 연출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죽임을 당하고, 쫓겨나고, 잡아가고 이런 것들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데 이런 시국이라면 국민의, 관객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연출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은 거죠. 더군다나 다른 감독이라면 몰라도 장진 감독이라면 말입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대통령을 세 명이나 등장시키는 코미디물을 만들면서 어떻게... 더군다나 코미디 장르라서 풍자하는 것도 더 수월할 수 있었을텐데요.

장진 감독에게 크게 실망했습니다.
Commented by zaque at 2009/10/28 17:44
우려했던바가 그대로 드러나나 보네요. 얼마나 상업적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팬들의 미움은 곧잘 살것같군요. 그동안 쌓아온 장진감독에 대한 크레딧이 단번에 흔들립니다(아직 영화도 안봤지만ㅎㅎ).. 리뷰 잘봤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9 08:32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는 괜찮은 팝콘 코미디물이예요.

다만 2MB 정권이 들어서면서 잡아가고, 쫓아내고 이러는 것이 일상화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시국에서 정치인들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적어도 관객들의, 국민들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줬어야 하지 않았냐는 거죠.

그리고 저는 그러한 연출 또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하나라고 생각을 해요. 적어도 코미디 장르에 있어서만큼은 탑의 위치에 있는 감독이였으니까요.

저는 이 한 편으로 장진 감독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zaque님께서는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모르시겠네요. 포근한 가을 보내시고요..
Commented by 비맞은달 at 2009/10/28 18:07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가서 봤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디스트릭트9에서와 같은 감동이랄까 생각거리는 많이 적었던것 같습니다.
장진감독의 코미디장르의 재능은 인정해주겠는데
확실히 뭔가 하나가 부족해보이더군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9 08:37
<디스트릭트 9>을 볼 때와 같은 정서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영화 속에서 그렸어야 했을 풍자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요. <디스트릭트 9>의 경우 오락성을 살리면서도 매우 강한 풍자를 끊임없이 보여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작품은 참.. (이런 시국에 대통령을 무려 세 명이나 보여주면서도..)

너무 과격한 표현이겠지만 장진 감독은 재능만 있을 뿐, 비열하고 비겁하며 생각이 없는 양반입니다.
Commented by 앨리 at 2009/10/28 21:13
어우 갸우뚱 갸우뚱 영화이군요. 이럼 영화가 쓸모 없잖아요. 이세상 누군가가 안 평범하겠어요? 다들 평범한 판국에 뭐하러 이렇게 영화를 찍었을 까요 -_-;

...차라리 장동건은 다른 영화에서, 대통령 카메오로 나오는 게 나았겠어요. 뭐, 대통령을 아이돌 처럼 좋아하는 한소녀의 파란만장 성장기 << 벌써 괜찮은 시나리오같은데 흠흠 -_-;;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0/29 08:53
풍자를 하기는 하는데요. "정치는 쇼다" 이런 대사라던가,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시장에 가는 묘사 등 이런 연출은 너무 진부했던 것이 아니였을까 싶어요. 좋게 말하면 소심했던 거고, 나쁘게 말하면 안전하게 가자는 거였겠죠.

적어도 한 분야에서 - 코미디 장르에서 - 탑으로 인정받고 있는 감독이라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여줬어야 하지 않았냐는 겁니다. 신인 감독이나 별 볼 일 없는 감독이라면 또 몰라도요.

이런 말랑말랑한 팝콘 영화를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한 관계자들은 정말 반성 많이 해야합니다. 장진 감독에게 오만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Commented by cahier at 2009/11/03 01:36
전 장진 감독이랑 안맞나봐요;;;;;
장르가 코미디인데 아, 정말 웃어지지 않는 감독이에요. 도대체 왜!!! 이렇게 했어??? 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던 기억이...
사실 보고 나서 기억도 안나요 -_-;; 가끔은 아, 그 영화 봤나?? 헉, 봤었지.. 그러고 보면 장진 감독이더라구요.
아무튼... 동막골의 원작 연극은 어땠을까 하는 기억도..
동막골도 마지막은 참... 미묘.... 꼭 그래야 했나 하는 심정이....
여균동 감독이 최근작(규방 난동...)에서 잘 가다가 왜 그런 방향으로 갔나 아쉬웠던 거랑 비슷..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1/04 08:38
영화라는 취미가 워낙 기호를 많이 타는 것이라서 cahier님의 말씀도 이해는 됩니다. 특히 코미디 장르는 코드가 맞아야 웃을 수 있는 것 같고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래도 코미디 장르에 한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감독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나봅니다. 이번 작품을 보니 상영관에서 그냥 가볍게 소비되는 코미디 밖에 만들지 못하는 양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웰컴 투 동막골>의 연출은 다른 감독이 맡았었지만, 아무래도 장진 감독의 입김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작품이였죠. 저도 원작 연극은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당시에 느꼈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아는 여자>가 가장 좋았었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루시 at 2009/12/23 03:04
아 일단.. 태그 끝에 정규수 에서 ! ㅎㅎ 좋아합니다 그분 ;;

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Naive 하긴 한거 같아요~

장진감독도 .. 이젠 예전의 홀몸이 아닌 남편이고 아이 아빠시고
회사 운영자고 하다보니 좀.. 보수적이 되신 부분은 분명 있을 거 같아요~

뭔가 하다 만것 같은 느낌이 분명 있죠~

또 앞으로 장진 감독이 정치 영화(이렇게 명명할수 있다면)를 할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다음엔 뭔가 나오겠지~ 싶다기엔 분명 애석할수도 있는거 같고..

근데 돌이켜보면.. 장진은.. 항상 '나이브'했던것 같아요~

제가 지금처럼 '많이 알고' 영화를 보지 않던 시절에도...

제가 한때 장진씨 미투데이를 자주 갔는데.. 다음 작품들에 대한 구상도 부지런히 하시던데 (외국으로 출장도 가고 ^^)
기대를 또 해봐야죠 뭐 ;

분명 쇼맨쉽이랄까 그런게 있는 감독은 맞는거 같기도 하고요...
황금어장에도 나오시고 그런거 보면..

에구 뭐라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장진 오빠(?) 를 대신해서 (?) 제가 사과드립니다..
우리 배트맨님 기대를 저버리다니 !! 흑...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2/23 16:54
정규수 씨 참 좋은 배우죠. 저도 좋아합니다.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좋더라고요.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요. ^^)

루시님의 장진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해는 됩니다. 감독이기에 앞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고, 영화사도 운영을 한다면 좀 더 안정적이며 보수적인 작품 세계를 걸을 수도 있겠죠.

"장진 감독이 변절했다"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저는 이제 더 이상 팀 버튼의 영화를 상영관에서 보지 않습니다. 만약 장진 감독의 작품도 앞으로 더 이상 제가 찾지 않게된다면 "기대할 것이 이제는 전혀 없는, 내가 그동안 잘못본 감독"이라는 이유에서일 테고요.

그가 이번에 발표한 작품은 판타지와도 같은 영화인 셈인데, 진보와 보수를 섞어놓은듯한 모습에서 실망감을 달랠 길이 없었네요. 정치를 소재로 다룬 영화라고 해서 반드시 현실의 정치적인 해석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지만요. 2MB와 딴나라당이 집권한 이후 우리나라의 현실이 지금 이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장동건 같은 캐릭터라니요? 상영관을 나서는데 화가 다 나더라고요.

영화라는 문화 예술 장르를 덮어씌운, 아주 비열한 연출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표현을 써서 미안하지만 눈치나 살피고, 기득권의 발바닥이나 핥는 양반인 것 같아서요.

'그런 - 코미디 장르에서 - 독보적인 재능을 이런데 쓰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무래도 제가 이 양반을 그동안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나 봅니다. 결국에는 이런 시국에서는 이런 영화만 들고 나오는 양반이였는데 말입니다.

제 답글이 좀 길어졌네요. 루시님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리려고 쓴 답글은 아닙니다. 너그러운 양해를 드립니다.
Commented by 루시 at 2009/12/30 01:57
네..ㅠ

감독들에겐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 같아요~

오히려 전.. 영화비평가들이 더 강도높은.. 영화를 빗대어 정부를 비판하는 글들을 쏟아냈으면 했는데
(제가 많이 못접했는진 모르지만)
그런 평자들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사실 연출자야 자기 맘대로 만들고
해석이 관객과 평자의 몫일텐데...

음 저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요~

하지만 분명 또 신예들은 쑥쑥 자라나고 있으니까요!ㅎㅎ

류승완, 김지운은 어떠신가요 /ㅁ/
그리고 전 봉준호가 최고에요!

실은 이번에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봉준호론으로 기고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요~

오히려 너무 직설적 비판과 상징 깔기는 싸구려 예술이나;; 프로파간다가 되기 쉬운거 같아요.

말씀듣고보니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장동건 포석은 '장동건'이라는 미남배우 때문에 저도 콩깍지가;;;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12/30 17:47
음.. 현 시국을 비판하는 영화가 안 나오고 있는데, 평단이 무작정 있지도 않은 것들을 끄집어 내어서 비평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2MB가 자주 쓰는 표현인 '비판을 위한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다분하고요.)

감독이 영화를 이처럼 판타지로 만들고 있는데 평단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은 저도 좋아해서 늘 극장에서 신작들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처음과 달리 이제는 기대를 접은 상태라서요. 더 성장했어야 하는 감독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지금도 젊은 감독이지만요.

국내 정서에서는 직설적인 비평이 썩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더군요. 설령 그것이 옳은 말이라고 할지라도, 정서적으로는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도 표현을 꽤나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어서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요즘은 좀 더 유들유들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기고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승운이 루시님과 함께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b
Commented by bada at 2010/02/27 00:05
이 영화 보셨었네요...ㅋ 결국 충무로 영화판에 이름난 감독들이라고 해봐야 결국은 이정도인 걸까요? 암울하네... 한국 영화를 볼 생각이 점점 결여됩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10/02/27 00:41
장진 감독, 코미디 장르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재능이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 작품을 보면서는' 이 양반의 재능이 도대체 어떤 곳에 소비되고 있는가?' 하는 탄식까지 나왔었습니다. (울화까지 치밀어 오르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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