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극장가를 색상으로 표현해 본다면 아마도 위와 같은 분홍색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내분 또는 여친분을 위해서 로맨틱한 영화를 한 편이라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연애를 하시는 분들은 극장에서 데이트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으시겠지만, 결혼을 하신 분들은 마지막으로 극장에 가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잘 안나실 겁니다. 가을이 극장가의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오랜만에 상영관으로 다정한 발걸음을 옮기시기에는 가장 좋은 계절이 아닐까 싶네요.
남성분들, 예매창을 여실 준비는 다 되셨습니까? 그럼 9월 셋째주의 개봉작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금주에는 무려 8편이나 선을 보이네요. 참고로 포스트에서 다루는 프리뷰는 주관적인 성향이 많이 반영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RSS 리더기로 읽으시는 분들께는 포스트의 레이아웃이 산만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프리뷰 포스트 만큼은 블로그로 들어오셔서 원문을 읽으시면, 제가 의도한 레이아웃으로 편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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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트루스 (The Ugly Truth)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6분
가을 시즌을 맞아서 할리우드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매주마다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공개되는 작품들 중에서, 주목할만한 두 편 중 한 편입니다. 다른 한 편은 지난 3일에 개봉이 된 <프로포즈>이고요.
케서린 헤이글과 제라드 버틀러가 주연한 이 작품은 북미에서 지난 7월에 와이드 릴리즈 되었습니다. 포스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R 등급이였음에도 불구하고 8천7백만$를 벌어들였네요. 3천8백만$의 제작비는 이미 북미 시장에서 회수를 한 셈입니다. (아슬아슬하게 손익분기점을 넘었을 것 같네요.)
<프로포즈>가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성공을 거둔 반면, 이 작품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혹평도 아니였지만요. 그런데 평단으로부터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참담한 혹평 세례를 받았군요. 연출을 맡은 로버트 루케틱 감독은 5편의 장편을 연출했는데 단 한 편만을 제외하고는, 이번 신작을 포함하여 네 편 모두 월드와이드 흥행에서 1억$ 이상씩을 벌어들였습니다. 저예산으로 꾸준히 1억$ 이상씩을 벌어들이니, 평단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신경을 쓸 이유가 없겠죠. 스튜디오에서도 "예뻐라"하고 있을테고요.
<프로포즈>가 주 관객층인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을 대거 삽입해 놓았다면, 이 작품은 여성 뿐만이 아니라 남성 관객들까지 모두 잡아보겠다는 기획으로 보여집니다. 아내분 또는 여친분을 위해서라면 <프로포즈>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으실 것 같고요. 이기적인 선택을 하시려면 이 작품을 예매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저는 이 작품 봅니다.

하쉬 타임 (Harsh Times)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3분
"아니 크리스찬 베일의 영화를 왜 메인으로 뽑지 않은 건가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아악! 크리스찬 베에에에일!" 했었는데, 최근에 이런 작품을 찍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살펴봤더니 2005년작이네요. 물론 4년전 작품이라고 해서 두번째로 소개해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감독의 이름을 보는 순간 절망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이 작품을 포함해서 단 두 편만을 연출한 경력이 있는데요. 원래는 각본에 재능을 보여온 영화인입니다. 각본가로 유명세를 얻자 감독에 욕심이 났는지, 최근에 두 편을 연거푸 연출했었는데요. 2005년작 <하쉬 타임>, 그리고 이미 국내에 개봉이 된 바 있는 2008년작 <스트리트 킹>이 그것입니다. 후자의 작품은 상영관을 나서면서 무척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두번째 연출작도 그랬었는데, 연출 데뷔작인 이 작품이 잘 뽑아져 나왔을 거라는 생각은 안드네요.
국내에서 지각 개봉을 하고 있는 이 작품, 북미에서는 2006년 11월에 와이드 릴리즈를 했었는데 불과 3백만$만 - 3천만$가 아닙니다 - 벌어들이는 흥행 참패를 했습니다. 상영관을 많이 잡지는 못했었지만 그야말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민망한 스코어입니다. 주류 언론으로부터는 혹평을 들었고, 관객들은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크리스찬 베일 외에도 에바 롱고리아, 프레디 로드리게즈 등이 출연합니다. "데이비드 에이어, 당신은 그냥 글만 썼으면 좋겠어요. 연출은 그만 하고 이 양반아!"

S러버 (Spread)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7분
금주에는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영화들이 많네요. 이 작품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놉시스를 보면 섹스 코미디로 - 또는 섹스 드라마 -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장르적인 포지션이 매우 애매해 보인다는 겁니다. 북미에서는 지난 8월 14일에 제한 개봉을 했습니다. 관객들로부터 썩 좋지 못한 반응을 얻었고, 평단으로부터는 참담할 정도의 혹평 세례를 받았네요. 이러니 확대 개봉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겁니다. 불과 25만$라는 민망한 스코어만 기록을 했네요.
주연을 맡은 에쉬튼 커처로서는 2000년 이후로 최악의 흥행 참패를 당한 셈입니다. 여기까지 봤을 때는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는데, 감독을 보는 순간 충격을 느꼈습니다. 연출을 담당한 데이빗 맥켄지 감독은 <영 아담>과 <할람 포> 등으로 해외 유수의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들어온 감독이거든요. 꽤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고요. 영국에서 쌓아온 커리어를 봤을 때, 정말 믿기지 않는 혹평과 결과입니다. 데이빗 맥켄지 감독은 할리우드 데뷔작에서 아주 쓴 맛을 보았네요.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원하는 것, 그리고 일반적인 대중들이 원하는 것과는 영화 철학에 있어서 거리가 있는 감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할리우드에서의 짧은 외도를 마치고, 자신이 잘 해낼 수 있는 장르로 다시 돌아가는 걸까요?

파이어프루프 : 사랑의 도전 (Fireproof)
관람 등급 미정
상영시간 122분
다른 작품들은 모두 17일에 일제히 선을 보이는데, 이 작품 한 편만 하루 늦은 18일에 개봉이 되네요. 제한 개봉될 것으로 보입니다. 감독과 배우들 모두 생소한 이 작품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작년에 북미 박스오피스를 지켜보면서 황당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작년 9월에 와이드 릴리즈가 되었는데 - 스크린 수가 매우 적기는 했습니다 - 무려 3천3백만$를 벌어들였습니다. 믿기지 않게도 이 작품의 제작비가 불과 50만$ 밖에 되지 않거든요. (500만$가 아닙니다.)
평단은 그저 그런 반응을 보인 가운데, IMDb와 로튼 토마토의 관객 반응이 완전히 상반되게 나왔던데요. 호불호가 나뉘면서 "좋았다" 아니면 "수준 이하다"라는 극단적인 반응이 나온 것으로 보이네요. 알렉스 켄드릭이라는 사람이 제작, 각본, 연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미국 최고의 기독교 영화로 선정이 되었다는데요. 생소한 이름의 저 감독이 제작사를 직접 설립해서,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영화를 이용한다는 것을 보면 관객의 극단적인 호불호가 왜 나왔는지 짐작이 가네요. 저는 여기까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섹스 드라이브 (Sex Drive)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9분
딱 보니까 '이건 홈비디오용 영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북미에서는 작년 10월에 개봉을 했었네요. 그것도 와이드 릴리즈가 되었습니다. 결과는 불과 840만$라는 흥행 참패를 당했지만요. 별 다른 커리어가 없는 숀 앤더스 감독이 연출을 했는데, 생각 외로 배우들은 괜찮네요. 제임스 마스덴, 세스 그린, 아만드 크루 등이 출연하고 주인공은 조쉬 주커만이라는 배우가 맡았습니다. 원 톱은 제임스 마스덴으로 갔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이 한심한 기획을 한 제작사가 도대체 어디일까 봤더니 서밋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이러다가 하이틴물 전문 제작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평단은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관객들은 이 작품이 결코 한심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고 느낀 것 같습니다. 관객의 평은 예상 외로 괜찮습니다. 완성도에 상관없이 적당히 보여주며 웃겨주는가 보네요.

하바나 블루스 (Habana Blues)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0분
2005년작이 또 한편 있습니다. 스페인, 쿠바, 프랑스의 합작 영화네요. 스페인어권 영화제에서 음악 부문의 수상을 많이 했네요. 시놉시스와 함께 수상 내역, 후보 부문 등을 살펴보니 단순히 라틴 음악만을 들려주는 영화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OST가 가장 큰 매력인 영화겠지만요. 제한 개봉이 되는데, 상영관 정보 등은 아래에 링크해드리는 홈페이지에서 참고하세요.
하바나 블루스 공식 홈페이지 (새창으로 마실가기)

미래를 걷는 소녀 (Tokyo Girl)
연소자 관람가
상영시간 98분
영화계에서 흔히 사용되는 소재 중 하나인, 시공간을 초월하는 플롯으로 진행이 되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네요. 코나카 카즈야 감독이 연출을 했고 카호, 사노 카즈마 등이 캐스팅 되었는데 저는 이들 모두 문외한입니다. 시놉시스를 보니 전형적인 플롯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네요. 어떠한 매개체로 시간을 초월해서 소통을 나누게 되고, 삶과 죽음을 알게된 후 클라이막스로 달려가는 구성 말입니다. 하지만 관람 등급을 봤을 때 온 가족과 함께 보는 것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밖에 스페인의 코미디 영화 산타렐라 패밀리 (Chef's Special)가 제한 개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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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예절 캠페인을 빼놓을 수 없겠죠. 상영관과 집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무개념 관객 - 이라 적고 짐승이라고 읽습니다 - 들을 가끔씩, 아니 자주 만나보게 됩니다. 핸드폰을 열어보는 짐승, 통화 하는 짐승, 잡담 나누는 짐승, 큰 소리내며 먹는 짐승, 발로 앞 좌석을 차는 짐승, 지나친 스킨십을 하는 짐승 등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자격이 없습니다. 그냥 집에서 혼자 DVD나 보세요.
상영관은 혼자서 전세를 놓은 문화 공간이 결코 아닙니다. 얼마나 이기적이고 개념이 없으면 공공 장소인 상영관에서 그런 민폐되는 행동들을 하는 겁니까? 상영관 예절 만큼은 우리 모두 꼭 지킵시다! 극장에 갈 때 마다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네요.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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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이 들려주는 프리뷰는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상영관에서 즐거운 관람 하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