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국가대표 - 디지털
작품의 오락성과 완성도 여부 등을 떠나서, 올 여름 시즌 국내에서 제작된 화제작들에게는 긍정적인 시선과 함께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이랬었던 여름 시즌이 그동안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르와 소재에서 매우 다양한 도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괴수 영화와 재난 영화, 그리고 스포츠 영화 등이 대자본의 지원 아래 선을 보이고 있는 올 해 여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소재가 되어버린 저질 조폭물과 학원물, 멜로물
등에 지쳐버린 저로서는 이러한 모험들이 무척이나 반갑고 고맙습니다. 

대자본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결과가 좋지 않으면 물론 그 후폭풍 또한 무시할 수 없겠지만, 희생 없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디 민주주의만 피를 먹고 성장을 하겠습니까. 올 해 여름 시즌의 한국형 블럭버스터들을 보면서 저는 미래의 작은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에서는 보지 못 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세대에서는 알차고 화려한 국내의 영화 라인업을 극장가에서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말입니다.

스포츠 그 중에서도 스키 점프를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무려 110억원이 투입되었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한국형 블럭버스터라고 표현을 해야 할 텐데요. 대자본과 결합한 한국 영화의 희망과 한계를 모두 뚜렷이 보여주더군요.

할리우드 스포츠물의 경우 대부분 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종목이 소재로 채택됩니다. 야구라던가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농구 등이 그에 해당되는 스포츠 영화들이죠. 반면 한국은 비인기 종목만이 소재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핸드볼과 역도 등이 그랬었고요. 국가대표팀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스키 점프가 그렇습니다. 스포츠물의 전형적인 공식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서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볼 때, 국내 영화계의 이러한 기획은 진부한 공식을 빠져나가 창의적인 연출을 보여주려는 시도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입니다. 연민의 범위를 더욱 확장시켜 놓은 상태에서, 그것을 감동으로 바꿔보겠다는 것이죠. 이렇다보니 감동과 신파의 경계선에서 방향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할리우드 스포츠물과는 달리 멘토를 설정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고요. 비인기 종목에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다 암울한 현실에 처해 있으며, 믿고 의지할 - 그들을 이끌어줄 - 대상 조차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을 하고 끝을 냅니다. 이 작품에서는 코치 캐릭터(성동일씨)가 삽입되어 있지만, 멘토라기 보다는 그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감독의 의도가 애시당초 명확하게 이러한 밑그림에서 시작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함께 가지 말아야 할 신파까지 영화속으로 안들어 올 수가 없는 겁니다. 

감동과 신파의 불가피한 공존 보다는, 감동이 덜 하더라도 신파를 들어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틀에 박힌 공식을 벗어나려고 하는 엔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들었습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성장기를 통해서 눈물과 감동을 안겨주는 영화에서, 웃음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유독 국내의 감독들은 '웃음'과 '눈물' 등 모든 정서를 스크린으로 끌어오려고 하는데, 웃음에 할애하는 시퀀스 대신 캐릭터들의 세밀한 묘사와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을 했으면 수작으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 거죠. 유머적인 코드를 삽입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완성도에 영향을 주면서까지 삽입을 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유머 때문에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필수적인 요소들을 유추해 낼 수 있는 장치 조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파와 유머를 잘 제어하며 절제된 연출로 감동과 드라마적인 완성도에 충실했다면, '이 작품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야 하는 수작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영화의 전반적인 상황을 봤을 때 이와 같은 '스포츠 코미디'에서 '스포츠 드라마'로 진화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연출의 중심이 옮겨질 수 있을 때, 관객들에게 두고 두고 회자되는 수작 또는 명작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그 한계 만큼이나 희망도 뚜렷이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절반의 성공'은 뛰어넘은 영화로 귀결하고 싶네요.

주의 : 지금부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제작비 중 대부분이 투입되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종반부의 올림픽 시퀀스에서 오락성 만큼은 확실하게 살려냈더군요. 그야말로 마치 내가 그 곳 관중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매우 생생하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예술 영화가 아닌 이상 한가지 요소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오락성이 우선시되어야 할 텐데요. 무너져버린 완성도 속에서도 오락성 하나 만큼은 잘 전달해주네요.

CG가 혼용되었을 올림픽 시퀀스는 앵글과 카메라의 동선, 그리고 CG의 퀄리티 등에서 입이 벌어지게 할 정도입니다. 중반부까지 실종된 개연성을 유머로 대체하며 내러티브를 이끌어 온 후, 종반부에서는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터뜨려 주니까요. 더불어 틀에 박힌 구성을 벗어나려고 했던 노력이 보였습니다. 내심 유심히 살펴본 것은 종반부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비주얼과 동반된 감정을 어느 부분까지 끌고 가느냐였는데요. 동메달이 아닌 꼴찌로 - 실화를 각색했음을 감안하더라도 - 막을 내린 것이나, 주인공이 끝내 어머니와 조우하지 않고 떠나 보내는 구성 등은 김용화 감독에 대한 희망을 엿보게 합니다.

진화된 장르 즉 스포츠 드라마로 아직은 옮겨가지 못한, 한국형 스포츠 블럭버스터 영화의 과도기 상태가 바로 오늘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 현실을 감안할 때 - 관객이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영화에 대한 현실적인 타협을 했을 때, 그래도 상영관을 나설 때는 오락성을 풍부히 살려낸 작품을 봤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다음 세대에서는 스포츠 드라마를 볼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우리들이 흘리는 피는, 바로 관객으로서 지불한 영화 티켓이니까요. 갈증을 충분히 해소한 미래의 어느 날에는 분명히 가능한 일이라는 희망을 담아봅니다. 
by 배트맨 | 2009/08/28 00:57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3) | 덧글(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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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aru at 2009/08/28 06:00
제법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있길래 보러갈까 고민중이예요.

배트맨님의 글을 읽어보니 살짝 아쉬운감도 있는듯

하지만 절반의 성공을 뛰어넘었다니 꽤 괜찮은 작품인듯 합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LGT에서 제공되는 영화티켓은 본인 아니면

못쓰나봐요. 친구녀석이 남는다고 주길래 써보려 했더니

쿠폰명의자랑 아이디랑 틀리다고 예매가 안되어요 ㅠㅠ

거기다 발권도 주민등록번호를 쳐야해서..ㅠㅠ

보기보다 요런건 꽤 세심한 LGT에요 ㅠ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8/28 22:29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처럼 자기의 색깔과 영화 철학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감독들을 제외한다면요. 현재의 한국 영화 수준을 봤을 때, 스포츠물로서는 제법 괜찮게 나온 작품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관객으로서 현실적인 타협을 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스포츠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으나 '스포츠 코미디'로 머무른 채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네요. 예상했었던 부분이기도 했는데, 이런 발전은 시간이 꽤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이렇다보니 유머 코드 때문에 완성도가 많이 무너졌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반부에 오락성 만큼은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별 고민 하시지 말고 관람하시라고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GT의 영화 요금제가 종료된 것이 참 아쉽네요. LGT를 이용해서는 영화를 볼 길이 없어서요. T.T
Commented by 혈류 at 2009/08/28 11:27
심야로 봤습니다(극장 안에 4명밖에 없었어요!! ㅋㅋ)
전 일단 성동일씨의 딸로 나오는 캐릭터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극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처럼 보여서...
그리고 나머지는 딱히 뭐.. 좋았어요~ ㅎ 마지막에 올림픽 장면이 정말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해지는 장면이라서 ㅋㅋㅋ
오랜만에 보는 영화라 재미있었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8/28 22:40
저도 심야 타임에 보고 왔습니다. 핸드폰 테러를 하는 관객이 없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_^

성동일씨 딸은 정말 들어냈어야 했을 캐릭터였죠. 개연성과 일관성도 없을 뿐더러, 내러티브의 진행에 방해만 될 뿐이였는데 로맨스 코드를 삽입하려고 만들어낸 캐릭터로 보였습니다.

이처럼 눈물과 감동을 주려고 만든 영화에 '로맨스'와 '유머' 등 모든 정서를 우격다짐 식으로 넣으려고 하는 것이, 현재 한국 영화계의 큰 문제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한 요소들이 삽입되어서도 완성도가 유지되면 상관이 없지만, 그러한 요소들 때문에 완성도가 망가져버리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요.

'스포츠 드라마'로 진보된 모습을 보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극장에 다니면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러한 한국 영화계의 오늘을 감수만 할 수 있으면, 말씀하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큰 오락성을 안겨주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그래도 가장 잘 뽑아져 나온 스포츠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한계보다는 희망을 보고 싶네요. ^^;
Commented at 2009/08/29 01: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8/29 01:44
일반적으로는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 제작사 로고가 나오거든요. 지금 다시 곰곰히 생각을 해봤더니, 제작사명은 나온 것 같습니다. 오프닝 크레딧 때 쇼박스 로고가 나왔고, 엔딩 크레딧에서는 KM컬쳐를 본 것 같네요. (며칠 전에 본 저도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비공개님께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 T.T)

제작사에 전화를 해서 물어볼까 했었거든요. 암튼 고맙습니다. 시원한 주말 맞으시고요. ^_^
Commented at 2009/08/29 01: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8/29 01:53
별 말씀을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마블연'은 지금 저 조차도 신경을 못쓰고 있네요. T.T

주말 안에 다른 한국형 블럭버스터 <해운대>를 보고 오려고 합니다. 그러고 나면 성수기 시즌의 한국형 블럭버스터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될 것 같아서요. 대략 짐작은 갑니다만.. -_-a
Commented by 티브냥 at 2009/08/29 23:44
군대가기전에 '거미남3편'을 마지막으로 군대에 다녀와서
약 2년반만에 영화관을 찾아 본 작품이 국가대표였거든요 ^ㅡ^
정말..보는내내 웃음이 계속나왔던, 그래서인지 더 흐뭇하고 정겹고..눈물나게 아름다웠던 그런 작품인것 같아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ㅡ^

+ 개인적으로 김동욱씨, 연기..괜찮더라구요 ^ㅡ^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8/30 00:24
배우들 연기가 대체적으로 다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 저는 성동일씨의 연기력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유머 부분 때문에 완성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마치 성동일씨 혼자 그것들을 일으켜 세우며 지탱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코믹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참 힘든 부분을 잘 이끌어 나가는 배우였던 것 같아서 상당히 인상적이였습니다.

말씀하신 김동욱씨와 최재환씨도 좋았고요. (김지석씨는 조금 아쉬웠어요. 물론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요. 아무쪼록 배우로서 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보면 상영관을 나설 때 뿌듯하죠. ^^* (반대인 경우에는 시간과 돈 생각이 나지만요. T.T)
Commented by Uglycat at 2009/08/30 07:35
과도기적 형태의 작품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수작에 들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8/30 22:34
'스포츠 드라마'라는 장르로 아직 진화하지 못하고 '스포츠 코미디'의 범주 안에서만 연출이 되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오늘날을 본다면, 잘 뽑아진 스포츠물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너무 관대하게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 관객들이 이런 희생을 감수함으로서 다음 세대에서는 '스포츠 드라마'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한계 보다는 희망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빨간리본 at 2009/08/31 17:27
어제 봤네요.. ㅎ 기대가 크지 않아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재미있게 봤어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9/01 01:09
며칠 전에 6백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뉴스가 나오더군요. '스포츠 드라마'로 진화를 못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그래도 현 상황에서는 잘 뽑아져 나온 스포츠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국 영화들 화이팅입니다. ^_^
Commented by Lucy at 2009/09/19 17:46
어제 봤는데요.. 영화보며 많이 울었어요.... 나중엔가, 성동일이...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진짜 국가대표라고 생각한다 ~라는 부분에서요.. 그리고 엔딩 자막에도.. "아직까지도 스키 점프 선수는 5명뿐이다'에서 허탈하기도 했고... 그래도 이런 소재, 실화 바탕으로선 최고의 결과물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끝에 자막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수고...와 특히 감독의 (각본까지) 피눈물이 녹아든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봤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따가 다른분들 댓글과 트랙백도 꼼꼼히 봐야겠어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9/20 00:54
이 작품은 흥행에 탄력이 붙으면서 아직까지도 극장가에서 전회 풀 타임으로 상영이 되고 있더군요. 저도 좀 늦게 본 편인데, Lucy님께서도 늦게 보시고 오셨네요. ^^;

신파 여부를 떠나서 성동일씨는 연기 정말 잘 하더군요. 그런 코믹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작품의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요.

할리우드의 작품들처럼 스포츠 드라마로 가지 못하고, 스포츠 코미디로 머문 것은 참 아쉽고 치명적인 단점이기는 하지만요. 이런 한국 영화계의 현 수준을 봤을 때는, '최고의 결과물'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울 수 있으려면, 결국에는 스포츠 드라마로 진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을 하고요. 시간이 꽤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요.

장르적으로 보면 사실 반쪽짜리 영화인 셈인데 엄청난 관객들이 들었다고 해서 자만 만큼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애정을 담아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Commented by lucy at 2009/09/20 17:06
그럼요~ 자만은 패망의 선봉이죠 ;;

김용화 감독의 전작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를 봤을때는 감독이 특별히 이번에만 '흥행을 위해' 코디미로 간것 같지 않아요!

헐리웃같은 탄탄한 스포츠 드라마라는게 뭐를 말씀하시는지는 어렴풋하지만 알거 같아요.
근데 예시를 들어주신다면요?

전 '리멤버 타이탄' ^^ 근데 크게 흥행한 영화중엔 헐리웃도 스포츠 드라마가 없지 않나요? (아닌가?)

알파치노 나온 '애니 기븐 선데이'도 괜찮았는데...(북미에선 흥행이 좋았다거나..평가가 좋았다거나 했을까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너무 미국적 - 미식 축구-이라 그다지 호응을 못 얻은거 같아요..

그리고 흥행은 저도 정말 기이하다고 생각해요~

전 <말아톤>이 확실히 더 좋았어요~ ㅎㅎ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9/21 00:32
할리우드의 스포츠 드라마 같은 장르로 결국에는 진화해야 하고,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말씀을 드린 것은요. 국내의 스포츠물들은 한결 같이 스포츠 코미디로만 진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완성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나쁠 것도 없겠지만, 코미디적인 요소들을 삽입하는 것이 완성도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니까 큰 문제고요.

캐릭터와 드라마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대를 포기한 채 별 의미도 없는 코미디를 삽입해 놓으면, 후반부에서 제대로 된 정서적인 응집력을 터뜨리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깔아놓은 것이 없으니까요.) 이러다보니 신파로 갈 수 밖에 없는 거고요.

이런 부분을 말씀드린 거예요. 제 뜻의 요지가 잘 전달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예시를 말씀드린다면 제가 본 할리우드의 스포츠물들은 대부분 스포츠 드라마였는데, 할리우드도 그런 작품은 없었다고 말씀하시니 솔직히 좀 당혹스럽기는 합니다. T.T

말씀하신 <애니 기븐 선데이>도 스포츠 드라마를 제대로 뽑아낸 작품이고요. 오락성과 완성도를 모두 잘 살려내고 있으니까요. <밀리언 달러 베이비>도 꽤 탄탄하며 묵직한 드라마에 집중한 명작이죠.

하지만 현재의 한국 영화 수준을 돌아보면, 저 죽기 전까지 이처럼(할리우드처럼) 드라마를 제대로 뽑아내는 스포츠물을 과연 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스포츠물은 왜 코미디에 집착을 하는가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 할텐데, 그 부분에 대해서 댓글로 적기에는 너무나 글이 길어질 것 같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한주 상쾌하게 시작하시고요..
Commented by Lucy at 2009/09/22 01:49
아 제가 이해를 못해서 여쭤본거에요.. 헐리웃의 스포츠 드마라의 대표작은 무엇인가 하고요~

우연인지..국가대표 보고나니 스포츠 장르를 좀 파보고 싶었거든요~

추천좀 해주세용 ^^ (불쾌하게 한점은 죄송합니다..)

누구지..흑인 배우 나온 '허리케인 카터'인가 ;;

우리나라 장르물은 스포츠에 취약한건 저도 많이 인지하고 있었던 부분이에요~

혹시나 제 견해가..우리나라 영화가 스포츠를 잘 만든다... 는건 아니었어요
제가 스포츠를 잘 몰라서 딱 꼬집어 말은 못드리지만..

1년정도 자주 교류한 영화 블로거중에 특히 일본의 스포츠 영화를 조목조목 예시한 분이 계셨는데
잘 몰라도 참 공감이 갔었거든요...

코미디집착...이건 한국영화의 한 관행같기도 하죠 ㅠ 에휴

Commented by Lucy at 2009/09/22 01:50
(여긴 수정이 안돼서 흑 ㅠ)

아 저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극장에서 감명깊게 봤었어요~

클린트 이 양반은 장르의 달인이구나 했던...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9/22 15:21
위의 댓글까지 이곳에 답글을 적어드리겠습니다.

스포츠 드라마를 추천해 달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보니, 막상 바로 떠오르는 작품들이 없네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셨으면 근래에 만들어진 스포츠 드라마 작품들 중에서는 최고의 수작을 보신 거고요. 최근 몇 년 동안 이보다 더 잘 만들어진 스포츠 드라마는 저도 본 기억이 없으니까요. ^_^

할리우드의 스포츠물들은 대부분 드라마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 물론 전형적인 공식대로 가는 연출이 대부분이지만요 - 실망을 하시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애니 기븐 선데이>도 미식 축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감독이 그리려고 한 것은 미식 축구가 아니니까요. 저도 미식 축구 룰은 잘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영화는 꽤 인상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에 집중을 하고 있으니까요. 박진감 넘치는 미식 축구 시퀀스는 장르적인 오락성을 살리려고 했던 부가적인 요소였다고 생각을 해요.

음.. 그리고 우리나라가 스포츠물을 한국인 정서에 충실하게 만든 수작들이라고 말씀을 하셔도 저는 존중해드립니다. 어떤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관객으로서의 자유이자 권리이듯이, 영화를 어떤 방향으로 해석하든 그것 또한 다양성으로 존중되어야 할 테니까요. 다만 그것에 대한 논리는 수반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Lucy님께서 그러시다는 것은 아닙니다.)

리뷰들을 읽다보면 논리가 없이, 그냥 좋다 또는 나쁘다라고 말하는 글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런 경우는 참 받아들이기가 힘들더라고요.

혹시 제 답글이 Lucy님을 불쾌하게 해드린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오히려 제가 사과를 드립니다. (이 답글도 생각을 좀 해가면서 적었어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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