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스타 트렉 : 더 비기닝 (Star Trek)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최근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상업 영화인중 한명입니다. TV에서는 더 이상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명성을 얻었고, 이러한 그가 할리우드로 시선을 돌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였을 겁니다.

연출로 극장가에 데뷔를 한 작품이 <미션 임파서블 3>였었고,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는 <클로버필드>가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오락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평단에게도 비교적 호평을 받았죠. 물론 두편 모두 흥행에 성공을 했고요. 개인적으로도 모두 재미있게 관람을 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그 유명한 <스타 트렉>이여서가 아니라,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작품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이번 신작에서는 제작과 연출을 담당했네요. 확실히 그는 상업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연출을 해야만 관객들이 만족스러워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 또한 기대에 부응하는 연출을 보여주네요.
 
이번 영화로 인하여, 이 양반 앞으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들을 발표할 가능성 또한 보입니다. 제작보다는 연출을 좀 더 자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흔히들 J.J. 에이브람스를 떡밥의 제왕이라고 부르던데요. 앞으로 10년 정도만 지나면 영화 게시판에는 그의 상업 영화들을 찬양하는 글들로 가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워즈 EP3 : 시스의 복수>를 마지막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프랜차이즈 영화는 사실상 끝이 난 거나 다름 없었는데, J.J 에이브람스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네요. SF 영화답지 않게 내러티브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고, 비주얼과 오디오는 이런 장르의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으로 가득합니다. 아니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AV 퀄리티는 그야말로 섬세하며 압도적입니다.    

SF 장르의 영화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가 되는 것 같습니다. 메시지를 던져주는 아주 난해한 소수의 명작들 아니면, 팝콘 영화로서 볼거리에만 치중을 하는 대부분의 깡통 영화들 두가지로요. 이 작품이 전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후자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는 영화입니다. 오락성을 끌어안고 있으면서도 스토리텔링에 집중을 하는 구성을 보여주네요.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중하면서도 봐야 했던 영화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읽지 마시길..


생각지도 않게 진부한 설정도 보이기는 합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커크 함장과 태어나는 커크를 교차로 보여주는 방식 등이 그것인데, 오프닝부터 워낙 압도적인 비주얼과 음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 진부함이 지워질 정도였어요. 블럭버스터 작품들은 초반 5분에 관객들을 휘어잡는 오프닝을 삽입하는 전례가 대부분 있기 때문에, 어떠한 시퀀스를 삽입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었고요. 어떻게 보면 실소가 터지는 진부함이였지만, 동시에 SF 영화의 정체성을 체감하게 하며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드는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SF 영화다'라는 것을 스크린에 구현해낸 오프닝이였다고 해야 할까요.

지구 행성에서 네로에 대항하는 그 어떤 함선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도 좀 의아하기는 했지만, 126분의 상영 시간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느껴지는 오락성과 장점이 많았기에 용서할 수 있는 진부함이였습니다. 영화 자체가 엔터프라이즈호와 네로의 대결로 압축이 되었기 때문에 배경을 좀 국지적으로 제한을 시켜놓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았지만요. 스토리텔링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드라마 장르가 아니였기에 영화적으로 못본체 넘어갈 수 있는 구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캐릭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주연 뿐만이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까지 모두 생생하게 살려놓고 있는 것도 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입니다. 커크역의 크리스 파인, 스팍역의 잭커리 퀸토를 아주 대조적으로 잘 그려놓고 있더군요. 그 밖에 체코프역의 안톤 옐친이라던가, 스코티역의 사이먼 페그 등도 출연 분량에 비해서 꽤나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오히려 에릭 바나와 위노나 라이더가 이들에게 묻힐 정도였으니까요. 
 

프리퀄이지만 주인공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스케치에 짧은 시간만 할애한 후, 군더더기 없이 바로 청년기로 넘어가는 영악스러운 선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J.J. 에이브람스는 프리퀄의 함정에 빠지지 않더군요. 이렇듯 '선택과 집중'이 내러티브와 특수 효과 등 모든 것에 잘 어우뤄진 작품이예요. 정말로 오랜만에 SF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더군요. 이 작품의 속편도 기대가 됩니다. 아니 시리즈가 기다려집니다. 
by 배트맨 | 2009/05/10 19:31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9) | 덧글(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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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5/10 19:37
역시 좋은 영화인듯 하군요! 이번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10 19:53
꽤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스타 트렉> 시리즈에는 그동안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앞으로 나오게 될 극장판 시리즈는 이제 챙겨보려고요. J.J. 에이브람스가 앞으로도 계속 연출과 제작을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

소시민님께서도 재미있게 보시고요. 이 작품만큼은 AV 퀄리티가 좋은 상영관을 선택하셨으면 합니다. 눈과 귀의 재미가 정말 쏠쏠하거든요. ^_^
Commented by 제로나이트 at 2009/05/10 22:27
스타트렉시리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지만 재미있게 봤습니다 :)
이건 솔직히 손댈만한 엄두가 안나는 엄청난 양이라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새로 시작해주니 한편으론 좋기도...^^;;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10 23:51
저도 그동안 <스타 트렉> 시리즈에는 통 관심이 없어서 사전 지식 없이 관람을 했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재능있는 영화인이 건드리니까, 저처럼 흥미를 못느끼던 관객들까지 끌어들이는 것 같네요. ^^*

보면서 <스타 트렉> 시리즈 또한 우주관이 꽤나 엄청나겠구나 싶더라고요. 속편이 나오면 하나 하나씩 끄집어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귓속에서 "삐리링~" 효과음이 왔다 갔다 하네요. (^^)=b
Commented by zack_ass at 2009/05/11 01:30
jj의 스타트랙이 첨이자 마지막이라면?ㅋ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11 01:36
원래 비로그인 댓글에는 답글을 달아드리지 않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답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J.J만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 밖에도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내는 감독이 여러명 있으니, 그런 감독중 한명에게 연출권이 가면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J.J가 빠지고 무능한 감독이 이어받으면 재앙의 시작이겠지만요.
Commented by Uglycat at 2009/05/11 04:40
앞으로 또다른 극장판이 나와주길 바라게 한 작품이었어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11 09:22
저 또한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 되었으면 하네요. 북미의 지난 주말 오프닝 스코어를 보니까, 무려 7천만$를 넘게 찍었네요. 이러면 속편은 확정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VISUS at 2009/05/20 19:00
여러모로 즐거웠던 영화입니다.
요즘 옛 추억에 빠져 다시 스타트렉을 뒤적이고 다니고 있습니다.
(트랙백도 하나 걸고 갈께요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21 09:01
저도 모처럼 즐거운 SF 장르의 작품이였습니다. 블럭버스터로 포장되어 나오는 대부분의 SF 영화들이 완성도는 거의 포기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완성도 또한 괜찮더군요. ^^*

트랙백 고맙습니다. 랙백이 타고 바로 마실 갈께요. (이글루스는 이상하게 유독 영화 트랙백을 받기가 힘드네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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