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에이브람스 감독은 최근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상업 영화인중 한명입니다. TV에서는 더 이상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명성을 얻었고, 이러한 그가 할리우드로 시선을 돌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였을 겁니다.연출로 극장가에 데뷔를 한 작품이 <미션 임파서블 3>였었고,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는 <클로버필드>가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오락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평단에게도 비교적 호평을 받았죠. 물론 두편 모두 흥행에 성공을 했고요. 개인적으로도 모두 재미있게 관람을 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그 유명한 <스타 트렉>이여서가 아니라,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작품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이번 신작에서는 제작과 연출을 담당했네요. 확실히 그는 상업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연출을 해야만 관객들이 만족스러워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 또한 기대에 부응하는 연출을 보여주네요.
이번 영화로 인하여, 이 양반 앞으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들을 발표할 가능성 또한 보입니다. 제작보다는 연출을 좀 더 자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흔히들 J.J. 에이브람스를 떡밥의 제왕이라고 부르던데요. 앞으로 10년 정도만 지나면 영화 게시판에는 그의 상업 영화들을 찬양하는 글들로 가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워즈 EP3 : 시스의 복수>를 마지막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프랜차이즈 영화는 사실상 끝이 난 거나 다름 없었는데, J.J 에이브람스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네요. SF 영화답지 않게 내러티브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고, 비주얼과 오디오는 이런 장르의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으로 가득합니다. 아니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AV 퀄리티는 그야말로 섬세하며 압도적입니다.
SF 장르의 영화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가 되는 것 같습니다. 메시지를 던져주는 아주 난해한 소수의 명작들 아니면, 팝콘 영화로서 볼거리에만 치중을 하는 대부분의 깡통 영화들 두가지로요. 이 작품이 전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후자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는 영화입니다. 오락성을 끌어안고 있으면서도 스토리텔링에 집중을 하는 구성을 보여주네요.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중하면서도 봐야 했던 영화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읽지 마시길..

생각지도 않게 진부한 설정도 보이기는 합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커크 함장과 태어나는 커크를 교차로 보여주는 방식 등이 그것인데, 오프닝부터 워낙 압도적인 비주얼과 음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 진부함이 지워질 정도였어요. 블럭버스터 작품들은 초반 5분에 관객들을 휘어잡는 오프닝을 삽입하는 전례가 대부분 있기 때문에, 어떠한 시퀀스를 삽입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었고요. 어떻게 보면 실소가 터지는 진부함이였지만, 동시에 SF 영화의 정체성을 체감하게 하며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드는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SF 영화다'라는 것을 스크린에 구현해낸 오프닝이였다고 해야 할까요.
지구 행성에서 네로에 대항하는 그 어떤 함선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도 좀 의아하기는 했지만, 126분의 상영 시간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느껴지는 오락성과 장점이 많았기에 용서할 수 있는 진부함이였습니다. 영화 자체가 엔터프라이즈호와 네로의 대결로 압축이 되었기 때문에 배경을 좀 국지적으로 제한을 시켜놓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았지만요. 스토리텔링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드라마 장르가 아니였기에 영화적으로 못본체 넘어갈 수 있는 구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캐릭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주연 뿐만이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까지 모두 생생하게 살려놓고 있는 것도 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입니다. 커크역의 크리스 파인, 스팍역의 잭커리 퀸토를 아주 대조적으로 잘 그려놓고 있더군요. 그 밖에 체코프역의 안톤 옐친이라던가, 스코티역의 사이먼 페그 등도 출연 분량에 비해서 꽤나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오히려 에릭 바나와 위노나 라이더가 이들에게 묻힐 정도였으니까요.

프리퀄이지만 주인공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스케치에 짧은 시간만 할애한 후, 군더더기 없이 바로 청년기로 넘어가는 영악스러운 선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J.J. 에이브람스는 프리퀄의 함정에 빠지지 않더군요. 이렇듯 '선택과 집중'이 내러티브와 특수 효과 등 모든 것에 잘 어우뤄진 작품이예요. 정말로 오랜만에 SF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더군요. 이 작품의 속편도 기대가 됩니다. 아니 시리즈가 기다려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