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State of Play)
범죄 스릴러물은 연출가들에게 부담스러운 장르일 겁니다. 치밀하고 탄탄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며, 완성도 높은 연출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영 시간 내내 관객과 머리 싸움을 하며 밀고 당기는 묘미도 안겨줘야합니다. 코미디 장르와는 달리 배우들의 연기력도 뒷받침 되어야 할테고요.

케빈 맥도날드 감독의 연출에 토니 길로이가 각본에 참여한 조합은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배우들도 열연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캐스팅이였고요. 올스타팀으로 구성되어 범죄 스릴러물을 만든 셈이니 관객으로서 외면할 이유가 단 한가지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 범작이네요.
 
이 정도의 조합이면 오랜만에 수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범죄 스릴러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냥 별 무리없이 완성된 작품이라는 느낌입니다.

지금부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읽지 마시길..

상영관을 나서면서 든 생각은 토니 길로이가 꼬아놓은 시나리오 때문에, 케빈 맥도날드 감독이 마음 고생을 좀 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완성도에 문제점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니까 감독의 선택은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소재 자체는 진부합니다. '어떠한 위험에 처해있는 정치인, 그리고 그와 연관되어 있는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라는 플롯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정치인 캐릭터에는 분명히 비리가 얽혀 있을 것이고, 기자의 캐릭터에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 때문에 고뇌하는 설정 등이 되어있기 마련이니까요.

각본에 참여한 토니 길로이도 이와같은 것들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영화를 크게 두번 반전시키는 것이였네요. 사건을 저지른 주범이 정치인이였다는 것을 엔딩씬에 이르러서야 알 수 있게 되니까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았을때 통속적인 캐릭터 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진부한 소재와 캐릭터를 풀어나가는 과정만이 조금 달랐을 뿐이니까요. 물론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것도 결국에는 각본과 연출의 힘이였겠지만, 적어도 그 분야에서 각각 명성을 얻고 있었다면 진부함을 모두 걷어내고 시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한 매우 국지적인 배경과 동선에서만 사건이 파헤쳐지기 때문에, 범죄 스릴러물 장르에서 즐길 수 있는 속도감 및 퍼즐을 풀어나가는 쾌감 등이 제한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다소 정적으로 진행이 된다고 해야 할까요. 배경과 동선 등을 시나리오만큼이나 꼬아놓아서 입체감을 살려주었으면 장르적인 묘미를 조금은 더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러셀 크로우나 벤 애플렉의 연기력은 굳이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아우라를 보여주는 헬렌 미렌에 비해서, 레이첼 맥아담스는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더군요. 연기력을 인정받은 스타 배우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캐릭터를 잘 살려낼 수 있는 여배우가 캐스팅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 정말로 참 어려운 장르인가 봅니다.
by 배트맨 | 2009/05/04 22:14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2) | 덧글(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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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Real Fol.. at 2009/05/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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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에스키모 at 2009/05/05 01:08
오랫만에 영화를 심취하며 봤습니다.
이런 장르 참 좋아해서 말이죠..^^
말씀하신대로 레이첼 맥아담스는 좀 아쉽더군요.
좀더 개성있는 역활이길 바랬는데...
헬렌 미렌은 첨본배우인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을 연상하게 만들어서 인상깊었습니다.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5 01:37
에스키모님께서도 관람하시고 오셨군요. 역시 예상대로 사흘을 못버티고 바로 교차 상영으로 돌길래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 저는 특별히 좋지도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던 그냥 무난한 스릴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헬렌 미렌은 나올 때마다 포스가 팍팍 느껴지던데, 레이첼 맥아담스는 분량이 꽤 있었음에도 존재감이 전혀 안느껴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예쁘기만 하고, 연기는 못하는 여배우들을 아주 싫어해서요. -_-a
Commented by 만물의영장타조 at 2009/05/05 05:56
무비조이에서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
뭔가 좀 허전한 구석이 있긴 했어도, 나름 재미있게 보고 왔답니다. 마지막 반전은 정말 없는게 더 좋았을 것을.. 그리고, 블로그 기자역을 맡은 여배우가 존재감이 없었다는 것에 100% 공감합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5 15:06
반갑습니다. ^^*
마지막 반전은 캐릭터 설정에 관한 진부함을 조금이라도 비껴가기 위해서 고심한 흔적인 것 같더라고요. 뭐 결론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진부함은 여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길을 간 셈이지만요.

레이첼 맥아담스는 좀 반성해야 할 것 같고요. 저도 연기력이 참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_-a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5/05 10:15
이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배트맨님의 리뷰를 보니

패스해도 될 것 같네요. 이제 스타트랙을 기다려야겠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5 15:11
개인마다 취향과 해석하는 관점이 다른데, 제 리뷰만 읽으시고 패스를 하셔도 괜찮으실지 모르겠습니다. -_-a

개인적으로 물론 나쁘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인상적이지도 않은 작품이였습니다. 저 정도의 조합이면 그래도 인상적인 스릴러물을 뽑아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에는 미치지 못한 작품이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저는 <박쥐>를 본 후 <스타트랙>으로 달려보겠습니다. 두작품 모두 좋아하는 감독이라서 기대하고 있는중입니다. ^^*

미천한 제 얼음집에 항상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통에 참여해주셔서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휴일 즐겁게 보내시고요..
Commented by 다이고로 at 2009/05/06 10:30

포스터 디자인도 참 신경이 쓰이겠네요.
이런 장르의 포스터의 느낌이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흠;;
제가 쓰는 이동통신사의 요금제중에 한달에 영화 두편이
무료인 요금제가 있더군요...-_- 그래서 저는 이번 토요일날
스타트랙 보러갑니다. 하...하;;;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6 11:26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 포스터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텍스트의 비중인 것 같습니다. 할리우드는 포스터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텍스트를 최소한만 삽입하는 것 같더라고요. 한국 영화 포스터는 텍스트를 비교적 많이 삽입하는 편이고요. 요즘은 그래도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저는 텍스트가 과도하게 삽입되는 한국 포스터를 싫어하는 편입니다.

아.. 매달 두편씩이나 공짜로 영화를 보실 수 있으시군요. 굳이 그런 말씀은 안하셔도 되시는데 말입니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T.T)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05/06 10:49
이번 여행 중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지방에선 벌써 하루에 2번정도만 하거나 아예 없는 곳도 많더군요. 박쥐가 초강세라 그런가...ㅠ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6 11:30
서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목요일에 개봉을 했는데 주말부터 바로 교차 상영으로 돌더군요. 예상은 했었지만 잘못하면 내려갈까봐, 급하게 이 작품부터 먼저 관람했습니다.

요즘은 목,금요일 스코어를 본 후 가망이 없겠다 싶으면, 주말부터 인정사정 없이 교차 상영으로 돌리더라고요. 영화를 보기가 참 힘듭니다. orz
Commented by 루시 at 2009/05/06 14:40
아.. 로그인하고 글 남기는건 편하군요^^

아 정성스레 남겨주신 멘트 위로까지만 읽었습니다 ㅠ

음 그래도 재밌어 보이는데^^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6 19:32
이글루스는 로그인을 하는 순간, 30만개의 얼음집이 눈 앞에 쫙 펼쳐지면서 장관을 보여주죠. 이쪽 마을은 영화, 저쪽 마을은 음식 등.. ^^*

뭐 영화가 나쁘지는 않았어요. 다만 수작이라는 소리를 들을만한 영화도 아니였고요. 저 정도의 조합이라면 그래도 범작을 뛰어넘는 작품이지 않았을까 기대했었거든요..
Commented by 아쉬타카 at 2009/05/08 10:45
어디선가 본 평인데, TV시리즈를 통해 천천히 성격을 얻었던 인물들과는 달리, 2시간안에 풀어내다보니 각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좀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에 공감이 되더라구요.

큰 기대가 없어서인지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었어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08 15:07
재능이 있는 감독이면 영화로 만들더라도 한정된 시간 안에 꽤 잘 풀어내던데, 이 작품의 연출을 보면 감독은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각본에 진부함이 있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케빈 맥도날드 감독이니까, 이 정도로 무난하게 해줬다는 그런 느낌이요)

저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특별히 인상적인 스릴러물은 아니였네요. 상영관으로 향하기 전에는 꽤 잘 빠진 스릴러를 기대했었거든요. T.T
Commented by Ladyhawke at 2009/05/21 01:48
헬렌미러... 기품있는 여배우이지요. 참고로 아마 아버지가 러시안인일거에요. 엄마는 영국인이고. 가만 보면 영국 배우들은 외모보단 연기에 충실한 연기파가 많은것 같습니다. 그러니 보는 관객들 역시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고요. 아쉬타카님이 말씀하신대로 이 영화의 원작은 아마 2002년경인가에 BBC에서 TV연속극으로 방영했었습니다. 거기엔 James Mcavoy가 편집장 아들로 또똘한 신참기자역을 맡았다는데... 음, 전 영화보단 TV시리즈를 구해서 한번 보고 그담에 영화를 볼까 합니다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21 09:10
헬렌 미렌, 참 좋은 배우인 것 같습니다. 관객으로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여배우인 것 같아요. 영국 배우들은 외모와 연기력 모두 좋은 연기파가 많은 것 같던데요. 영국 배우들이 Ladyhawke님의 댓글을 보면 조금 서운해 할 것 같습니다. "우리도 잘 생겼다고요" 그러면서.. ^^

혹시 헬렌 미렌의 <The Queen> 보셨나요?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영화의 완성도 또한 매우 뛰어나고요.

BBC판은 제임스 맥어보이도 나오는가 보군요. 2002년이였다면 무명 시절이였겠네요. 지금의 제임스 맥어보이는 할리우드 작품도 골라 출연할 정도니까, 배우로서 정말 잘 성장한 것 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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