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엑스파일 : 나는 믿고싶다> 스탭롤의 보너스 컷
<엑스파일 : 나는 믿고싶다>는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숨겨진 보너스 컷이 있습니다. 이 작품을 관람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예전의 TV 시리즈물에 대한 애정이 있으셨던 분들이실테니까, 끝까지 보시고 나오시는 것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깊은 배신감과 실망감을 가득 느끼며 엔딩 크레딧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보너스 컷이 저를 어느 정도는 위로를 해주더군요.

여기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읽지 마시길..


영화의 배경은 104분 내내 겨울입니다. 그냥 겨울이 아니라 멀더와 스컬리 요원의 발이 푹 빠질 정도로 눈이 가득 쌓여있는 겨울이지요. 본편이 끝나자 스크린 위로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의 배경으로, 설경 사진이 역동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더군요. 카메라가 수북히 쌓여있는 눈 위를 줌인하여 빠르게 훑어나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파란 바다 위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바다의 아름다운 색감에서 여름 냄새가 물씬 묻어나오더군요.

마치 스카이 캠이 - 스카이 캠이 아닌 헬리곱터 위에서 찍었을 거예요. 카메라의 동선과 앵글로 보았을때 - 바다 위를 훑어나가는가 싶었는데 멀리 보트 한척이 보입니다. 어라? 수영복만을 걸친 멀더 요원이 노를 젓고 있더군요. 자신을 그토록 괴롭혀오던, 집착하던 트라우마에서 마침내 벗어난듯한 표정이 스칩니다. 그런데 멀더 요원만 있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스컬리 요원도 비키니를 입은채 마주 앉아 있었는데, 카메라를 향해서 웃으며 손까지 흔들어줍니다.

그 순간 엑스파일 TV 시리즈물을 봐왔던 시간들이 짧게 주마등처럼 흘러갔습니다. 카메라를 줌인하여 빠르게 훑어나간 배경들은 그동안 흐른 세월을 나타내는 것 같더군요. 스컬리 요원은 상영관을 찾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였을까요? 그동안 엑스파일 시리즈물을 시청해줬던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였을까요? 아마 둘 다였겠지요.

스컬리와 멀더 요원도 마침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이제는 둘만의 사랑을 나누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엑스파일 시리즈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군요.

보너스 컷이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끝이 나는가보다' 하는 아쉬움도 순간 들었고요. 올해 연말에 영화 결산을 할때, 최고의 보너스 컷 상은 이 작품에 주게 될 것 같습니다. 올해 들어서 본 보너스 컷들중에서 단연 최고였습니다. 물론 상영관에서는 저 혼자만 남아서 이 벅찬 여운을 즐기고 있었지만요..

엑스파일 : 나는 믿고싶다 (The X-Files : I Want to Believe) 리뷰 새창으로 보기

by 배트맨 | 2008/08/20 17:41 | 극장이 좋아요 | 트랙백 | 덧글(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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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쉬타카 at 2008/08/21 00:09
확실히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던 보너스 컷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저 혼자 이 기쁨을 즐겼지요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21 11:17
보너스 컷만은 정말 최고였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 들어서 본 보너스 컷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이였어요. ^^;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하자 영화에 대한 실망감이 엄습을 해왔는데, 보너스 컷이 그런 제 마음을 많이 어루만져 주더군요.
"굿바이 엑스파일! 그동안 고마웠어요."
Commented by 바구미 at 2008/08/21 20:20
엑스파일의 골수팬들에겐 정말 반가운 선물과도 같은 영화라더군요. 엑스파일을 몇번 못보고 무관심하게 자라온 사람으로서는 뭔가 손해보고 지나가는 느낌입니다.ㅎㅎ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22 09:44
엑스파일 TV 시리즈물을 즐겨봤었던 저로서도 손해를 보고 지나가는듯한 느낌이 가득한 영화였습니다. T.T

다시 이렇게 제작되어서 반가움이 컸었는데, 영화 본편은 실망을 금치 못하겠더라고요. 거의 망연자실한채 상영관에서 엔딩 크레딧을 보고 있었는데, 보너스 컷이 그래도 저를 많이 위로해줬던 것 같습니다. ^^;
Commented at 2008/08/22 10: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22 10:49
그렇지 않아도 비공개님의 소식이 궁금하던 참이였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가깝게 소통을 나누던 이웃 블로거 분들이 가끔씩 블로그를 완전히 떠나시고는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제 생각이 나셨다며,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안부를 전해 주시니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비공개님의 안부 댓글을 읽으며, 블로깅을 하고 있는 보람을 느끼게 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자초지종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여쭤보지는 않을께요. 비공개님께서도 항상 평온하시고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떠나신 이유는 알 길이 없었지만 오늘 너무 가슴벅찬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haru at 2008/08/22 20:10
아직 보지 않은 영화라서 글은 읽지 않았습니다만

댓글의 달린 내용으로 유추를 할때 그리 썩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닌거 같네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24 11:02
이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엑스파일' TV 시리즈물을 재미있게 봤던, 이 프로그램에 애정을 갖고 있는 관객들이 대부분일텐데요. 저는 매우 실망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엑스파일'이 아닌 완전히 다른 - 새로운 - 영화였습니다. 정말 배신감이 크게 느껴지더군요.

반가운 배우들이 대사 몇마디 치는 것으로 기존 시리즈와 끈을 살짝 연결해놓는 아주 악랄한 방법으로 <엑스파일>의 이름을 뒤집어 씌운 작품입니다. 그 얄팍한 기획의 댓가를 북미와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치르고 있지만요..
Commented by 호박 at 2008/08/23 13:51
이거이거.. 또 입질이 막 올라하는데용(ㅠㅠ)
요즘 지갑 완전 개털인디.. 흑!

무더위가 좀 가셨나? 싶더니 '비'의 영향탓인지 으실으실 추워버리는 요상한 날씨^^
이럴때 조심해야 하는거.. 감기죠^^

절대 아푸지말궁~ 입가에 미소한줄 씩~ 그려지는 해피주말 & 휴일 보내세욤^^
아뵹!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24 11:17
이 작품은 옛 추억속의 배우들, 테마 음악, 제목 등만을 훔쳐온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알던 그 엑스파일이 아니예요. 아주 악랄한 형태로 엑스파일을 차용한 작품이더군요. 사람마다 영화적인 취향과 시선이 다르기는 하지만, 저는 차라리 다른 영화를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_-

공기가 많이 선선해졌네요. 이제 여름의 아름다운 한때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저처럼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참 아쉽기도 하네요. 호박님께서도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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