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이 시리즈의 귀환이 얼마만이던가요. 너무나 오래되어서 이제는 지난 세월을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스탭과 배우들이 세월을 뛰어넘은 모습을 보여주며 찾아왔습니다. 관객으로서 반갑게 맞지않을 이유가 없는 작품이지요. 

언제던가 "인디아나 존스가 다시 돌아온대"라고 말했을때, "이제 스필버그는 제작만 하고?"라며 되물었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조지 루카스가 총제작, 원작, 각본을 담당했고, 스필버그는 연출을 맡았으며, 존 윌리엄스가 음악을 들려줍니다. 영원한 닥터 존스로 기억될 해리슨 포드가 그 복장 그대로 돌아왔네요. 정말로 1980년대를 그대로 옮겨온듯 합니다. 오프닝 크레딧이 시작되기전 '조지루카스 필름'이라는 로고가 뜰때 작은 흥분마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와같은 흥분감을 다시 살려준 것은 121분이 흐른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들을 수 있었던 그 유명한 테마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던 순간뿐이였습니다. 

'다시 돌아온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만족한다'라는 골수팬이 아니라면, 이 작품은 범작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컷들은 그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라는 측면에서 보았을때, 스필버그의 영화답지않게 완성도가 생각외로 높지를 않습니다. 정부 요원들의 등장은 단지 액션 시퀀스 하나를 위해서 끼워맞춰진듯한 느낌도 들었으니까요. 오직 재미만을 위해서 그려진듯한 옛 친구의 캐릭터도 억지스럽고 개연성이 전무합니다. (1)

이 영화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결과를 향해서 펼쳐지는 과정' 또한 스필버그가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기교를 부릴 수 있는 영상적 테크닉과,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저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시퀀스가 이따금씩 나와서 솔직히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다행스럽다면 이 당혹감을 해소해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정교하며 스케일이 커진 CG를 이용한 동적인 배경이 그것입니다. 종반부의 사원씬은 비주얼적으로 꽤 즐거움을 안겨주더군요. 언급한 두가지 요소에서는 말이죠. 

1980년대와는 달리 너무나 많은 재능있는 감독들이 탄성을 지르게 하는 오락성과 창의적인 영상 미학을 보여주고 있나봅니다. 제작사의 확신이 들 경우 CG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붓는 영화가 너무 많은가봅니다. 이 작품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오락성이 딱히 인상적으로 다가오지를 않았으니까요.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존 윌리엄스의 이름 등이 빠지고 프랜차이즈 작품이 아니였다면, 이 작품을 대중들이 어떻게 소화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전편들의 제작 연도를 보았을때, 상영관의 실질적인 소비 주체인 20대들이 반가움을 표시하는 것도 좀 의아스럽기도 하고요. 

물론 가족 영화로는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동들만이 아닌 가족 모두에게 촛점을 맞춘, 이러한 가족 영화도 정작 찾으려면 보기 힘든 것이 극장가 성수기의 특징중 하나이니까요. 다만 닥터 존스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상영관을 나서기에는 제 뒤로 쌓여진 세월이 이제는 너무 많은가봅니다. 

(1) 이 주석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시지 않으셨다면 읽지 마시길..

닥터 존스의 옛 친구로 나오는 캐릭터를 보면 첩자부터 이중첩자, 심지어 당신은 삼중첩자라는 유머까지 나오게 되는데요. 그 캐릭터가 취하는 액션 등이 정말 억지스러워 보이더군요. 팝콘 영화니까, 가족 영화이니까 즐겁게 받아들이면 끝이겠지만 스필버그의 영화가 이러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 친구 결국 보물에 욕심을 내다가 그렇게 될줄 알았습니다. -_-)
by 배트맨 | 2008/06/10 18:29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7) | 덧글(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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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룡 at 2008/06/10 18:51
전 사실 이런 어드벤처 싫어하는 데다가 평이 안 좋다는 말을 듣고 가서 그런지, 기대보다는 재밌게 봤어요. 하지만 돈이 조금 아깝더라고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0 19:01
대체적으로 평이 안좋았나요? 저는 리뷰를 올리면서 뭇매를 맞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영화 사이트도 통 못돌아다녀서요. -_-a

조카와 아버지를 모시고 갔었으면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상영관을 나설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온 가족이 극장 나들이를 하기에는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 돈이 조금 아까웠다는 수룡님의 댓글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 스필버그의 다음 작품은 성인을 타켓으로 했으면 좋겠네요..
Commented by 라디오키즈 at 2008/06/10 23:49
전...@_@ 무조건 재밌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ㅜㅜ
이렇게 적으신 걸 보니 그렇게 얘기하기도 참 뭐하군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1 01:31
제가 너무 혹평을 한건가요. T.T
개인적으로는 딱 부러지게 말하는 것을 좋아해서요..
리뷰를 올린 후 돌아다녀보니까 호불호가 많이 엇갈리는 것 같던데, 예전의 스필버그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_-

믿었던 워쇼스키의 작품에 이어서, 이 작품까지 연달아 실망감을 느끼니, 가족 영화는 올 여름 시즌에 좀 멀리할까합니다. 크흑~
Commented by comodo at 2008/06/11 00:01
이영화는 본다본다 하다가 결국에는 못봤네요.
쫌만 있으면 그냥 휙~ 내려버릴 것 같은데.. 킄,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1 01:37
저도 내려갈까봐 어젯밤에 서둘러서 보고 왔습니다. 거의 끝물에 본 셈이죠. 영화를 본 사람들의 양분되는 호불호와는 상관없이, 흥행에는 성공하고 있으니까 당분간은 걸려있지 않을까요? ^^*

DVD나 TV로 보기에는 적합한 영화가 아니므로 만약 보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상영관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이 추천이 개인적으로 느낀 영화의 오락성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말씀드리고 싶고요. 뭐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
Commented by 이승재 at 2008/06/11 10:25
아아~보고싶다 존스박사...
요즘 사람들한테는 별로인가봐요...재미없다는 사람이 많든데
전 요즘 이전 시리즈 3편을 구해서 다시 보는 중인데
그래도 재밌다는...ㅋㅋ
제가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장래희망을 고고학박사로 써냈었다는...
여튼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1 16:54
영화 개봉을 앞두고 케이블 TV에서 전작들을 릴레이 방영하는 것 같더군요. 잠시 보았더니 해리슨 포드가 얼마나 젊던지요. ^^* 이승재님은 인디아나 존스의 팬이시군요.

때로는 인상적인 영화가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나봅니다. 저는 어렸을때 영화들을 재미있게만 보았지 그런 생각은 못해봤어요.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포케 at 2008/06/11 10:31
어어~ 저 이거 보고 왔어요. ^____^
제가 보고 느꼈던 점들이랑 많은 부분이 비슷하시네요.
삼중첩자 아닌 이중첩자; 친구라는 양념(?).
정말 왜 나왔나 싶습니다;;;

//스포일러 시작//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 친구 도망치지 않으면 죽을거 뻔히 아는 상황에서 보물 챙긴다고 기어다니고 있는거 보고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말이죠. -_-;;

// 스포일러 끝 //

음악이라던지 영상은 복고풍이라 전작의 느낌을 계승하려고 노력한 것 처럼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는 전작보다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펑펑 터지거나 카메라 정신없이 돌아가는 요즘 비쥬얼이 섞여 있어서 그런지 보는 동안은 나름 볼 만 했습니다.(이런 영화가 다 그렇듯 정작 보고나서는 기억에 남는 장면이 몇 개 없군요.)
영화관에 가서 본 보람은 있었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1 17:04
오락적인 기교를 위해서 무리하게 설정된 캐릭터라고 해야할까요. 끝가지 보물을 챙기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전형적인 연출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가족영화였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였겠지만요. 하지만 스필버그답지 않은 연출이였습니다. ^^

CG는 배경이 크고 정교해서 볼 맛이 나더군요. 그 부분에서는 저도 만족스러웠지만, 부분적으로 쾌감을 줄뿐 전체적으로는 임팩트가 없이 흘러가더라고요. 좀 아쉬웠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스탭롤이 올라갈때 메인 테마곡이 여지없이 흘러나오던데, 그 순간이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이였습니다. 또 저 혼자 끝까지 듣고 나왔네요. ^_^

이러한 영화야말로 극장에 가서 봐야 맞겠죠. DVD나 TV로 보면 답이 안나온다는.. -_-a
Commented by 스테판 at 2008/06/11 15:28
올 한해 최초로 세번 본 영화가 될뻔 했다가-_-.. 시간이 도저히 맞지 않아서 두번으로 그치네요;;; 아쉬워라...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1 18:28
스테판님은 그야말로 인디아나 존스의 열렬한 팬이시군요. 그런데 세번은 좀 자제하셔야 하시지 않을까요? ^^* 저도 올해에는 두번, 세번씩 보고싶은 영화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면 가능할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이끼 at 2008/06/11 17:21
저도 보고왔습니다. 히히.
리뷰를 하긴 해야하는데 그놈의 시간이.. 시간이.. ㅠ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1 18:37
그러고보니 관련 포스팅이 안올라와서 그렇지, 저의 이웃 블로거분들은 대부분이 보셨네요. 제가 가장 늦게 보고왔나봐요. ^^;
리뷰를 안 올리셔도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이렇게 뵐 수 있으니 그 자체가 좋을뿐이예요. T.T
Commented by Muzeholic at 2008/06/12 15:31
후...전 일단 보기나 해야 할텐데...(/먼산) 친구놈이 같이 보자고 못보게 해놓고는 연락두절이네요? (뭥미;;)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2 16:13
댓글보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
저는 항상 혼자 보는걸요. 이번 기회에 나홀로 상영관 투어를 한번 다녀오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단 그리 권장할만한 것은 못됩니다. 특히 주말의 경우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T.T
Commented by Muzeholic at 2008/06/12 21:38
저도 대학교 처음 들어가서는 혼자 많이 보러 다녔었는데...(진짜 그때는 있는 영화 없는 영화 다 뒤져서 보고 다니고 했던 것 같네요;; 지금은 마이너한 것들은 그냥 집에서 보고 말지만;;) 이젠 늙어서 그런지..( --) ㅋㅋ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2 22:17
음.. 댓글로 적어주신 관람 경력을 보니, '나홀로 상영관 투어'의 해악을 이미 꿰뚫고 계신 분이셨군요. ^^*

아 그럼 어느 분께 홍보를 해야하나.. 극장가 성수기를 맞아서 '나홀로' 투어표가 통 팔리지를 않네요. 어쩌다가 상영관 안에서 혼자 온 관객을 발견할때면 왠지모를 반가움까지 느껴지고는 해요. T.T
Commented by trinity at 2008/06/15 18:04
잘 읽었습니다
요즘은 도무지..황당무계한 영화가...전혀 안 와닿아서.......
후..........;;

그래도 우리 해리슨 포드 아저씨는.........ㅋ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5 23:02
잘 읽으셨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름 시즌의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작품들은 대부분 황당무계한 영화들이죠. 만들어지는 목적이 뚜렷하니까요. ^^*

초반부에 우리의 해리슨 포드 할아버지께서 몸소 액션 장면을 조금 보여주시던데 이제는 많이 어색해보이더군요. 뭐 이제는 연세가 있으시니까... 틈틈이 대역이 소화해내는 앵글도 좀 티가 났고요. 그래도 영원한 닥터 존스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_^
Commented by poppa at 2008/06/16 21:17
오랜만에 배트맨님의 리뷰에 반갑게 아주 잘 읽었습니다~
또, 오랜만에 트랙백을 걸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ㅎㅎ 그러니 공사다망하시더라도 영화는 놓지 마세요^^

뭐 인디아나 존스는...이젠 잊기로 해요~
흠... 저는 요즘 바빠서 영화 볼 엄두가 안나네요. 볼거 천지삐까리? 인디....OTL...

<해프닝> 도 보셨네요? ㅎㅎ 저 아직 못 봤는지라 그 리뷰는 좀 아껴 둘께요~ 좋은 밤 되세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16 21:41
그렇지않아도 poppa님의 블로그에 요 며칠 포스팅이 안올라오셔서, 오늘중으로 방명록에 안부 인사를 드릴까 하던 참이였습니다. 많이 바쁘시죠. 블럭버스터 시즌이니까요. ^^;

반갑게 잘 읽어주셨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트랙백도 감사하고요. 이웃 블로거분들의 이와같은 덧글과 트랙백 덕분에 제 블로그에도 여름이 가득해지는 느낌입니다.

<해프닝>은 개봉한 날 달려가서 보았습니다. 샤말란 감독을 좋아해서요. 메인 상영관에 안걸리는 것을 투덜거리며 상영관으로 향했었습니다. poppa님께서도 보시면 나중에 샤말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요즘 영화들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데, 옛 향수와 더불어 블럭버스터 시즌이라는 점이 복합적인 작용을 해서 관람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니 닥터 존스만 늙은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북미에서 현재 2억7천만불을 찍고 있으니 좋아하고 있기는 하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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