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를 앞세워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 영화에는 매우 흥미로운 요소가 보입니다. 글 쓰는 솜씨로 인정을 받은 두명이 연출과 각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에이어(1) 감독의 2번째 연출작인데 그는 여러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그중 <트레이닝 데이>의 각본가였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이네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연출만 담당하고, 각본은 제임스 엘로이(2)가 맡았습니다.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쓰기도 한 그는 커리어 중 <L.A. 컨페덴셜>의 각본을 담당했던 것이 단연 돋보입니다.
연출로 성공한 것은 아니였지만 이렇듯 글로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캐스팅에 별 어려움은 없었나봅니다. 이름 하나만으로도 마케팅이 가능한 키아누 리브스 외에도 아카데미 트로피를 움켜쥔 포레스트 휘태커와,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휴 로리도 보이니까요.
이 작품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선이 모호합니다. 모든 주요 캐릭터가 보편적인 가치관과는 거리가 있으며,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묘사 또한 생략되어져 있습니다. 관객이 키아누 리브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외도를 한 것으로 짐작되는 아내가 사고로 죽었다는 짧은 대사 뿐입니다. 그 외의 캐릭터들은 종반부의 반전을 위해서 철저하게 가려져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이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장르적인 오락성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메시지를 삽입해서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글솜씨로 명성을 얻은 이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단순한 팝콘 영화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가 엿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을 완성시키는 것에는 실패를 합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증발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와 - 메시지와 - 관련하여 느낄 수 있는 정서적인 깊이가 없습니다. 그들이 의도한 바와는 달리 킬링 타임용 영화의 테두리에 있는 작품으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이 작품에 어울리는 것은 분명히 팝콘과 콜라입니다.
플롯 자체는 괜찮아보이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 또한 세련된 느낌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 올타래씩 음모와 사건이 풀리는 과정에서 장르적인 응집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채 심심하게 풀어나갈 뿐이지요. 이러한 연출은 오락성마저도 범작에 그치게 만듭니다. 극중 이러한 대사가 나옵니다. "(부패한) 경찰은 잡초와도 같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니까."
이러한 영화는 잡초와도 같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니까요.
갑자기 <트레이닝 데이>와 <L.A. 컨피덴셜>을 다시 보고 싶어지는군요.
이러한 수작들은 자주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1) 데이비드 에이어
(연출) 하쉬 타임즈, 스트리트 킹
(각본) U-571, 분노의 질주, 트레이닝 데이, 다크 블루, S.W.A.T 특수기동대, 하쉬 타임즈
(2) 제임스 엘로이
(원작) L.A. 컨페덴셜, 블랙 달리아, 스트리트 킹
(각본) L.A. 컨피덴셜, 다크 블루, 스트리트 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