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스트리트 킹 (Street Kings)

키아누 리브스를 앞세워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 영화에는 매우 흥미로운 요소가 보입니다. 글 쓰는 솜씨로 인정을 받은 두명이 연출과 각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에이어(1) 감독의 2번째 연출작인데 그는 여러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그중 <트레이닝 데이>의 각본가였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이네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연출만 담당하고, 각본은 제임스 엘로이(2)가 맡았습니다.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쓰기도 한 그는 커리어 중 <L.A. 컨페덴셜>의 각본을 담당했던 것이 단연 돋보입니다.  

연출로 성공한 것은 아니였지만 이렇듯 글로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캐스팅에 별 어려움은 없었나봅니다. 이름 하나만으로도 마케팅이 가능한 키아누 리브스 외에도 아카데미 트로피를 움켜쥔 포레스트 휘태커와,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휴 로리도 보이니까요.

이 작품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선이 모호합니다. 모든 주요 캐릭터가 보편적인 가치관과는 거리가 있으며,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묘사 또한 생략되어져 있습니다. 관객이 키아누 리브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외도를 한 것으로 짐작되는 아내가 사고로 죽었다는 짧은 대사 뿐입니다. 그 외의 캐릭터들은 종반부의 반전을 위해서 철저하게 가려져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이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장르적인 오락성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메시지를 삽입해서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글솜씨로 명성을 얻은 이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단순한 팝콘 영화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가 엿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을 완성시키는 것에는 실패를 합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증발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와 - 메시지와 - 관련하여 느낄 수 있는 정서적인 깊이가 없습니다. 그들이 의도한 바와는 달리 킬링 타임용 영화의 테두리에 있는 작품으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이 작품에 어울리는 것은 분명히 팝콘과 콜라입니다.

플롯 자체는 괜찮아보이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 또한 세련된 느낌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 올타래씩 음모와 사건이 풀리는 과정에서 장르적인 응집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채 심심하게 풀어나갈 뿐이지요. 이러한 연출은 오락성마저도 범작에 그치게 만듭니다. 극중 이러한 대사가 나옵니다. "(부패한) 경찰은 잡초와도 같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니까."

이러한 영화는 잡초와도 같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니까요.
갑자기 <트레이닝 데이>와 <L.A. 컨피덴셜>을 다시 보고 싶어지는군요.
이러한 수작들은 자주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1) 데이비드 에이어
(연출) 하쉬 타임즈, 스트리트 킹
(각본) U-571, 분노의 질주, 트레이닝 데이, 다크 블루, S.W.A.T 특수기동대, 하쉬 타임즈

(2) 제임스 엘로이
(원작) L.A. 컨페덴셜, 블랙 달리아, 스트리트 킹
(각본) L.A. 컨피덴셜, 다크 블루, 스트리트 킹

by 배트맨 | 2008/04/19 16:23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1) | 덧글(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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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 at 2008/04/20 12:04

제목 : [리뷰] 스트리트 킹 (Street Kings, 2..
키아누 리브스의 신작, "스트리트 킹"을 보면서 계속 떠올랐던 인물이 있었는데, 영화의 연출을 맡은 데이빗 에이어 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가 각본을 맡았던 안톤 후쿠아 감독의 영화 "트레이닝 데이"입니다. 영화 시작할 때, 나오는 붉은 태양과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의 유사함, "스트리트 킹"에서의 완더(포레스트 휘테커 분)와 톰 러들러(키아누 리브스 분)의 관계의 경우 "트레이닝 데이"에서 제이크(에단 호크 분)가 알론조 반......more

Commented by 스테판 at 2008/04/19 16:43
어제 보고 와서, 아직 감상기는 안썼지만...(영화 네편 연속으로 보고 졸도-_-해서...) 자신이 전에 각본을 쓴 "트레이닝 데이"와 유사한 면이 상당히 많더군요. 이어질 것 같은 이야기가 여러군데 보여서 말이죠. 뭐, 문제는 이게 아니라 중심에 있는 키아누 리브스의 변화의 지점이나 그 동기가 잘 표현이 안돼서 그것에 대한 몰입이 안되고, 그렇다고 그런 면을 상쇄시킬 만한 인상적인 액션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다 보니 영화의 포지션이 상당히 어정쩡해 보이더군요
Commented by poppa at 2008/04/19 19:30
틈나면 볼 영화로 점찍어 뒀는데 여기저기서 들리는 평이 그닥 좋진 않군요... 배트맨님도 재미없게 보신것 같고...뭐 다른거 볼것도 없이 오늘같은 주말임에도 매진을 못 시키는 이유는 다 있군요.키아누 리브스를 앞세우고도...
그렇다면 <킬 위드 미>를 먼저 봐주어야 하는 걸까요? ㅎㅎ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19 21:02
스테판님// 연출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다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몰입하기가 어려웠고요. 키아누 리브스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과 행동을 108분 내내 보여주는 것에 대한 개연성도 부족했고요.

그렇다면 오락성 밖에 안남는 영화인데 그 부분에서도 이렇다할 요소들이 안보이더군요. 총격씬의 임팩트도 찾아보기 힘들고, 꼬아놓은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도 밋밋하게 그려져서 장르적인 재미도 그다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같은 비수기에 4편씩이나 몰아서 볼만한 영화가 있으셨나요?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19 21:10
poppa님// 키아누 리브스가 방한까지 해서 마케팅을 한 영화인데 주말에도 매진이 안되나보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모션이 아니라, 영화 자체일테니까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

요즘같은 극장가의 비수기에 틈날때 볼만한 영화를 찾는 것 자체가 저는 참 힘드네요. 4월의 마지막 날에 개봉하는 <아이언 맨>만 기다리고 있는중입니다. 이렇게 볼만한 작품들이 없는 비수기에 좀 더 일찍 개봉해주었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개인적으로는 박스오피스 성적에 상관없이 <스트리트 킹>이 관객들을 빨아들이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남성 관객들도 등을 돌려버리면 정말 대책이 없는 것이니까요. -_-a
Commented by 포케 at 2008/04/20 10:46
포스터를 보면 제 취향은 아닌듯-_-;;;
요즘은 뭐, 제 취향의 영화는 안나오는 듯 합니다.(영화 볼 시간도 없지만; OTL)
SICAF 행사만 손 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라인업 무지하게 안나오는군요.
그 보다 짜증나는 일은 SICAF 가기 전에 예비군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는겁니다;;;(첫 경험이라 두근두근하네요?! OTL)
머리도 복잡하고 잠시라도 스크린 구경 좀 해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20 23:28
포케님// 3개의 포스터가 있던데 어찌된 일인지 모두 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꺽어버리는 모양으로 나왔더군요. 우리나라의 포스터에 비해서 할리우드의 포스터들은 완성도가 높게 - 특히 심플해서 좋아요 - 나오는데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 orz

저도 머리를 식힐만한 영화를 찾고 있는데, 극장가의 비수기이다보니까 통 볼만한 영화를 찾기가 힘드네요. 메가박스 포인트가 소멸될 예정이여서 오랜만에 코엑스를 한번 가볼까 하지만..

SICAF는 아직도 라인업이 안나왔나요? 일년중 가장 큰 행사면 일찍 공개해주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저는 민방위라서요.. 이제는 몇년차인지도 모릅니다. -_-a
Commented by holykiss at 2008/04/22 00:27
잘 읽었습니다..말씀하신 대로 LA컨피덴셜...ㅎㅎ 보고 싶어요 그 영화..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직 못봤는데..;;ㅎㅎ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22 00:58
holykiss님// 별 말씀을요. 잘 읽어주셨다니 제가 고맙습니다. ^^;
시간이 되실때 <L.A. 컨피덴셜> 한번 보셔도 괜찮으실 것 같아요.
꽤 잘 만들어진 영화니까요.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넘어버린 작품이 되어버렸네요..
Commented by 내 삶의 스크린에서 at 2008/04/22 02:13
아앗 또 실수했다..ㅠ
위에 홀리키스 저에요...ㅋ

그냥 펌 블로그로 운영중인 건데...
다른 이글루스 블로거 방문 한 후에 들렀더니 그냥 저렇게..
부디 양해를...ㅜㅜ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22 15:56
내삶의스크린에서님// holykiss님 블로그를 방문해서 한참을 둘러본 후, 내삶의스크린에서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를 무려 3개나 운영하시는 것을 보며 놀랐네요. 안힘드세요? ^^*
Commented by 내 삶의 스크린에서 at 2008/04/22 21:35
힘들어요..근데 그게...결국에는..빼도 막도 못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요즘같아선 '.com'같은 걸로 통합하는 마음도...

언젠간....^^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23 14:25
내삶의스크린에서님// 개인적으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블로깅을 즐겁게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필요 이상으로 블로깅에 종속되는 것은 지양하고 있거든요.

블로그를 3개나 운영하시면 뺏기는 시간도 많으실 것 같아요. 분명히 업데이트에 대한 부담도 있으실 것 같고요. 내삶의스크린에서님은 글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이시라고 생각하고 있겠습니다. ^^*
Commented by 내 삶의 스크린에서 at 2008/04/24 21:20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뭐 해야 말이죠......ㅡ.ㅡ

그래도 감사합니다....

언제 정기적인 수입이 생긴다면...ㅎㅎ .com 한번 해보고 싶어요
ㅋㅋ

아참 오늘 극장가 나들이나 한번 할까 했는데...영 땡기는 영화가 없어서...ㅠ

서점에서 8000원어치 책 산걸로 영화를 대신했어요..에혀...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24 23:56
내삶의스크린에서님// 닷컴의 매력은 벤처 거품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단어 아닌가요?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표현이네요. ^^*

맞아요. 요즘 정말 볼만한 영화가 없습니다. 아무리 극장가의 비수기라지만 정말 올해 4월은 최악인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영화 티켓값이 책값과 비슷하군요. 좋은 일 하셨는데 한숨은 왜 쉬세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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