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점퍼 (Jumper)
덕 리만 감독의 커리어를 들여다보면 상업 영화에 재능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재능에 한계를 드러내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상당히 망설였었는데요. 머리를 식히기에는 딱 알맞는 팝콘 영화인 것 같아서 상영관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덕 리만의 대표작이라면 <본 아이덴티티>를 꼽을 수 있겠지만, 본 트릴로지를 보아도 폴 그린그라스 감독과 그의 재능은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더군요. 

<점퍼>처럼 제작 의도가 명백해보이는 상업 영화에서 관객이 원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볼거리와 오락성, 이 두가지만 안겨주면 만족해하면서 좌석에서 일어설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은 평범한 킬링 타임용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범작의 테두리 안에서 88분을 소비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처럼 보였는데 플롯 자체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상영 시간 내내 순간 이동만을 줄기차게 보여줄 뿐입니다. 때문에 여러나라를 로케이션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임팩트가 없습니다.

감독도 이 단순한 플롯에서 오는 오락적인 식상함, 또는 오락성의 저하 때문에 나름대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여러나라의 로케이션과, 짧은 상영 시간으로 편집된 것 등이 그러한 고민 끝의 선택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 대륙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음에도 정작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결투 장면들은, 상당히 국지적이며 비좁은 장소에서만 벌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매력도 반감이 되더군요.

트릴로지로 기획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이번에 펼쳐놓기만 한 캐릭터와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도 제법 있기 때문에, 속편에서는 보다 오락적으로 진화된 - 짜임새 있는 - 영화로 다가오기를 바래봅니다.

끝으로 <빌리 엘리어트> 이후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제이미 벨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 꽤 흥미롭더군요. 다이안 레인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것도 작은 기쁨중의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그녀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네요..
by 배트맨 | 2008/02/19 09:09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1) | 덧글(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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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 at 2008/02/19 12:09

제목 : [리뷰] 점퍼 (Jumper, 2008)
여러분에게 공간을 자유롭게 텔레포트하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영화 “점퍼”는 어느 날 그런 능력을 얻게 된 데이빗(헤이든 크리스텐슨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점퍼’의 능력에 ‘자신이 직접 가본 곳으로만 텔레포트 할 수 있다’라는 약간의 제약 조건이 있지만 이 능력은 말 그대로 굉장한 것입니다. 데이빗은 생명이 위태로운 위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자신을 학대하는 아버지를 피해, 뉴욕으로 떠납니다. 그리고는 점퍼의 능력을 통해......more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8/02/19 10:36
<본 아이덴티티>가 덕 리먼 감독에게는 엄청난 연출 경력으로 잘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만 이번 영화는 속편을 감안한 탓인지 그 자체로는 완전한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더군요. 다이안 레인은 왠지 오래전에 시집간 큰 누님처럼 같아서. 무척 보고 싶어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2/19 11:11
신어지님// 이 영화의 기획 자체가 단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연출의 제약이 당연히 있었겠지만요. 그러한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단순한 플롯 구성과 연출은 역시 그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딱 예상했었던 그 만큼의 재미만 안겨주는 영화랄까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도 그랬었거든요. 본 트릴로지도 그가 3편까지 모두 연출을 했으면 그렇게 전 세계적으로 열광을 불러일으켰을까 싶네요.

다이안 레인은 속편에서 비중이 조금은 더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아쉽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아주 잠깐만 나오더군요. ^^;
Commented by 스테판 at 2008/02/19 12:11
그나마, 극장 개봉전에 뿌려졌던 팜플렛이 위안을 주네요. 가운데에 데이빗이 있고,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각각 다른 장소가 펼쳐지던 팜플렛..;; 이게 이 영화 관련해서 제일 인상적이라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2/19 14:15
스테판님// 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예고편에서 본 것이 정말 다라고요. (웃음) 그러고보니 그 팜플렛들을 모아서 빠르게 계속 넘기면 바로 영화네요. ^^*

본 트릴로지처럼 덕 리만 감독은 1편만 연출한 후, 연출을 매우 재능있는 감독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1편에 떡밥이 가득하니 물으려고 하는 감독들은 많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우리는 본 트릴로지처럼 열광할 수 있는 환상적인 삼부작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_-a
(폴 그린그라스 감독하고 이제 좀 친해지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포케 at 2008/02/19 17:37
저도 기억에 남는건 마구 이동하며 도망다닌 것 말고는 없네요. 뭐, 내용도 그렇고 어느정도 내용을 이야기 해버리면 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어 버릴 정도로-_-; 결말까지 별 볼일은 없었지만 머리 식히기에는 괜찮았습니다.
나름 보는 재미는 있어서 그다지 불만스러운 영화는 아니었어요.
근데 포스터는 항상 오리지널 포스터가 더 세련되고 근사해 보이네요. -_-;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2/19 20:12
포케님// 저도 영화가 지루하다던가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
다만 아무리 팝콘 영화라고하지만 짜임새가 너무 허술하고 플롯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보니, 오락성이 상당히 제한적으로 전달되는듯한 느낌이였습니다. 본문에도 적었지만 상영 시간이 짧았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고 봐요. -_-a

플롯의 허술함과 짜임새가 없는 것은 거의 <디 워> 수준이더라고요.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영화는 그래도 팝콘 영화의 역활은 어느정도 해내려고 한다는 점이겠지만요..

뭐 1편을 봤으니 속편이 나오게되면 상영관으로 가서 끝을 봐야겠죠.
안밝혀진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남아있네요. ^^;

저는 우리나라의 포스터는 꼭 텍스트를 더덕더덕 집어넣는 것이 그렇게 싫더라고요. 오리지널 포스터들은 여백의 미를 살리는 디자인이 대부분인데, 우리나라의 마케터들은 왜 그렇게 홍보 글자들을 많이 삽입해서 포스터를 망가뜨리는 것인지.. >_<
Commented by 내삶의 스크린에서 at 2008/02/21 14:23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점퍼 포스터 중에 혹시 숭례문 위에 헤이슨텐슨이 있는 거 있나요?
어제 인터넷 어디 블로그에서 봤는데, UCC인지 원본인지 잘 모르겠어서 말입니다;;

이 영화도 볼까 했는데 인연이 안 닿았네요.ㅎㅎ

'추격자' 트랙백 감사해요~ 이따 읽으러 오겠습니다.
Commented by 내삶의 스크린에서 at 2008/02/21 14:24
수정이 안되는군요.
'헤이든 크리슨텐슨'인데.ㅋ ㅜㅜ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2/21 15:17
내삶의스크린에서님// 할리우드의 요즘 재난 영화들을 보면 한국용 포스터도 따로 제작을 하는 것 같더군요. <점퍼> 뿐만이 아니라 <투모로우>도 한국용 포스터가 있었죠. ^^;

<점퍼>의 이번 한국용 포스터는 완성도가 별로 높지 않네요.
보신대로 숭례문의 야경 위에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서있는 포스터가 맞습니다. 숭례문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포스터용으로만 만든 이미지이고요.

덕 리만의 영화는 필수적으로 관람할만한 오락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머리 식히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지만요..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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