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클로버필드 (Cloverfield)
포스터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재난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2가지 점에서 기존의 재난 영화들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재난 영화들은 인류를 위협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속에서도 주인공들의 생사와는 상관없이 결국 극복해내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재난 영화의 공식을 완전히 벗어나 있습니다.

제작 의도 자체가 재난의 '충격과 공포'를 마치 관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 영화는 85분 내내 관객이 캠코더를 들여다보며 촬영하는 허드의 시점으로 스크린을 보도록 되어있습니다. 실질적인 주인공은 롭이지만, 관객은 롭과 함께 다니는 허드의 1인칭 시점으로 영화에 몰입되게 만들어버립니다. 관객인 내가 캠코더를 들고 롭 일행과 함께 하는 셈이지요.

영화를 통해서 관객이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연인 사이인 롭과 베스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매우 간단한 설정으로 알려준 후, 바로 아비규환과도 같은 현장속으로 달려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괴물이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이고, 어떻게 생기게 된 것인지도 알 길이 없습니다. 롭 일행도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관객은 이러한 여러가지 의문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이 적어도 85분안에는 없습니다.
롭을 따라서 나 자신 또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벗어나야하기 때문입니다.
허드가 그랬었던 것 처럼 말이지요.

이와같이 불편할수도 있는 여러가지 실험적인 시도들은 관객을 상영관 안의 좌석에서, 맨하탄의 아비규환과도 같은 현장속으로 끌어당깁니다. 영화의 장르가 호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제작사와 감독이 의도했던 것들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설명되지 않고 묘사하지 않는 여러가지 의문점과 완성도 그리고 불편했던 점들을, 이 작품의 실험적인 형식과 구성으로 교묘하게 지워나가기 때문입니다.
저도 재미있게 관람을 했으니 개인적으로도 성공적인 선택을 한 셈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상영관 안의 반응은 대체로 좋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뒷 좌석에 앉았던 어느 여성 관객은 "디워보다도 못한 영화"라고 혹평하는 것도 들리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최고의 재난 영화는 아니였지만, 최고로 현장감이 - 리얼함이 - 가득했었던 재난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모든 화면의 구성이 캠코더를 들여다보는 핸드 헬드로 되어있어서 초반에는 짜증이 나기도 했고 당혹스러웠지만, 영화가 끝날때에는 오히려 그 점이 이 작품을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던 이유가 되더군요.
제작비가 3천만$에 불과하다고 하던데 그들의 기획력과 상상력, 그리고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덧말 - 엔딩과 관련이 있는 스탭롤에 숨겨진 음성에 대해서도 곧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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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트맨 | 2008/01/29 06:28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4) | 핑백(1) | 덧글(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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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클로버필드
디지털이라 그런지 스타관에서 보게 됐는지라 기분이 괜히 좋았다. 시간이 이른 탓에 관객은 나를 포함 6명뿐. 아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나를 완전히 홀려놓았다. 맨해튼을 덮친 괴생명체의 존재가 뭔지,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어떻게 그런 게 생겨난 건지 영화는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지만 궁금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 숱한 괴물영화들과는 달리 괴물은 이 영화에서 주연급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멀미날 정도로 흔들리는 비디오카메라 스크린. 생......more

Tracked from bada's style at 2008/08/06 08:24

제목 : 클로버필드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액션, SF, 스릴러 | 미국 | 85 분 | 개봉 2008.01.24 출연마이클 스탈-데이빗 Michael Stahl-David 롭 호킨스 역마이크 보겔 Mike Vogel 제이슨 호킨스 역리지 캐플란 Lizzy Caplan 마레나 다이아몬드 역제시카 루카스 Jessica Lucas 릴리 포드 역T.J. 밀러 T.J. Miller 허드 플랫 역오뎃 유스트만 Odette Yustman 베스 맥킨타이어......more

Linked at 배트맨이 들려주는 이야기. 레.. at 2008/01/29 12:46

... 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맨하탄을 날려버리는 최후의 군사 작전을 벌였음에도 괴물이 아직 살아있다면..정말 흥미로워지는군요..<클로버필드> 리뷰 새창으로 읽기 ... more

Commented by 혈류 at 2008/01/29 10:11
ㅎㅎ 3000만 달러........ 맞다니까요 감독이 돈아끼고 찍으려고 ㅋ
농담이고요 ㅎ 어떻게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제.발 좀 얌전하게 안흔들리는 화면과 병행해서 찍었으면 좋겠어요 ㅎ
이번 영화에서 맘에 드는 씬은 브로닌이 피눈물을 흘리면서 허드를 보던 장면이 스크린에 나올 때 였습니다. ㅎ 좋아하는 여자가 피눈물을 흘리며 끌려가는데 막는 군인에게 반항하면서 그녀를 보호하려는 몸짓이 캠코더에 그대로 투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혈류 at 2008/01/29 10:11
그리고 스텝롤을 못봤어요 ㅡ.ㅡ;;; 아는 형 3명이랑 보러 갔는데 도저히 혼자 남아서 스텝롤을 볼 수 없어서..... ㅠ.ㅠ 아쉬워라.
Commented by 스테판 at 2008/01/29 10:33
영화 사운드가 인상적이서 씨너스 이수에 한번 더 가서 볼 듯해요^^(..그럼 세번 보는 건데;;)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10:39
혈류님// 영화의 장르로 보았을때 제작비가 3천만$라는 정보를 보고 참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보고나니까 참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제작 의도로 보았을때 예산이 1억$가 투입되었어도 화면 구성 방식은 달라지지 않았을거라고 생각되요. 속편이 나온다고 해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제작 의도입니다. 영화를 보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감탄사가 나오더군요! ^^;

다만 저는 추후 속편이 나온다면 제작비가 크게 늘어서, 좀 더 체험하는 무대가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앵글 구성의 변화를 바라지는 않고요. ^^;

스탭롤의 보너스는 비주얼이 아닌 짧은 음성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엔딩과 관련이 있고요. 오늘중으로 이와 관련한 포스팅을 올릴께요. (지금은 포토샵을 한참 돌리고 있는 중이라서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10:48
스테판님// 저도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메가박스 코엑스점 M관에서 말이지요.

재미있게 잘 보고오기는 했지만, 아시다시피 롯데시네마 건대점은 사운드가 밋밋해서요. 사운드 퀄리티만 잘 세팅해주면 그럭저럭 괜찮은 상영관인데 갈때마다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예전 같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상영관인데.. -_-a
Commented by 빨간리본 at 2008/01/29 13:31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어떤 기자(아니면 비평가)분께서 혹평을 하더라구요. 이 영화에 대한 첫인상이 그것이다보니 보고싶다는 생각은 안했었는데, 현장감은 있을것 같아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13:49
빨간리본님// 본문에 적은대로 상영관 안의 분위기는 대체로 안좋았는데요.(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인 것 같더군요) 저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사실 아버지와 함께 보고 싶었는데, 이러한 영화의 구성과 형식을 받아들이시기 힘드실 것 같으셔서 같이 보자고 말씀을 못드렸어요..

개인적으로 혹평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고요. -_-a
현장감 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오락성도 대단했기 때문에 저는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래도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잘 계시죠? ^^*
Commented by neotrinity at 2008/01/29 14:16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그 극장여성분의 반응이...디워보다 못하다,라니...;;
저는 비교적 좋게 봤습니다만...ㅎㅎ

기자들 도 의견이 좀 엇갈리나 보군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19:15
neotrinity님// 저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은 '출발 스포일러 여행' 등 프로그램 제목을 스포일러로 바꿔서 부르는등, 영화를 사랑하는 일부 팬들로부터 비아냥을 듣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지요. (저는 일부러 안보는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 법인데 시청률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아예 무시하는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기자 또는 비평가들만큼은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디워보다도 못한 영화"라고 치욕적일 정도의 혹평을 하는 어느 여성 관객을 보니 제가 민망해질 정도더군요. ^^; 호불호가 엇갈리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지만, 재미 여부의 기준을 과연 어디에 두는 관객인지 참 궁금하게 만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트랙백 타고 놀러가겠습니다. ^^;
Commented by cdcd_^ at 2008/01/29 21:17
시간낭비던낭비^^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21:23
cdcd님_^님// 개인의 영화적인 취향과 시선은 존중되어야 하겠지만요. 익명의 뒤에 숨어서 글을 쓰지는 맙시다. -_-;
Commented by neotrinity at 2008/01/30 00:55
방문에 덧글 까지 감사합니다^^;
왠지 자주 오고 싶은 블로그네요...호호..

저도 이글루스 분께 답글 받아보긴 처음이었어서 설레였던...;;ㅎㅎ
사실 저도 초기에 이글루스에 집을 지었었으나 여러번에 걸친 아픔(?)이 있어서 엠파스로 간 슬픈 일이 있답니다..하핫.;;
초면에 실례를;;

클로버필드는 기회되면 한번 더 보고 싶은데..
특히 그 아임 얼라이브, 들어보고 싶습니다.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30 08:40
neotrinity님// 제가 감사드려야죠. 누추한 제 얼음집까지 찾아오셔서 트랙백과 덧글을 먼저 남겨주셨는데요. ^^*

찾아뵈니 엠파스 블로거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엠파스 블로거 분과는 처음으로 교류를 해보아서요.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스탭롤이 거의 끝난 후 나오는 그 대사요.
글쎄요.. 대략 2~3초 정도나 될까요? ^^;
그것도 잡음이 섞인 무전음 비슷하게 나옵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도 알아듣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거꾸로 틀어야 제대로 들린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아 저도 다시 한번 보고싶어지네요. ^^*

오늘 오후부터 무척 추워질거라고 하네요.
건강 유의하시고요..
Commented by bada at 2008/08/06 08:30
흔들리고 초점이 안맞은듯한 느낌에 어지럽다...고는 하지만. 사실 전문카메라기사의 어설픈 카메라 워킹 흉내내기 같아서 오히려 언리얼한 면이 있더군요. 새로운 시도는 좋은데 그 시도 자체가 일종의 딜레마가 되는 것 같네요.
근데 이거 왠지 속편이 나올꺼 같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06 15:26
정말 리얼했죠. 특히 캠코더의 줌 인/아웃을 할때 순간적으로 포커스가 맞지 않는 것까지 똑같이 묘사를 하더군요. 실제로 캠코더를 촬영해보면 줌 인/아웃 할때 포커스가 약 1~2초 정도 맞지를 않거든요. 집에 디지털 캠코더가 있지만, 몇 번 촬영을 시도해 본 후 아예 포기했습니다. ^^*

속편은 이미 착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다른 인물들이 겪게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속편이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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