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할머니가 보고싶다..
한여름의 어느 날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파란 하늘 위로 구름이 뭉게 뭉게 떠있듯이, 불현듯 할머니 생각이 나면서 잠이 들려던 찰나에 깨고 말았다. 문득 할머니의 낡은 앨범이 보고 싶었지만 참 망설여졌다. 앨범을 한장 한장 넘기게 될때마다 슬픔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였다.

그리움을 달랠 길이 없어서 결국 새벽에 할머니의 앨범을 들춰보았다.
얼마되지 않는 사진들이 들어있는 두 권의 앨범을 서둘러서 보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

앨범 옆에는 할머니의 가방이 아직도 한개가 있는데, 또 다시 그 가방을 열어보았다.
이제는 유품도 들어있지 않는 그 가방의 옆 지퍼를 열어본 순간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다.
전에 내가 회사 생활을 하던 때의 명함이 한장 들어있었기 때문이였다.
한참을 울고말았다..

할머니한테 나는 정말이지 특별한 사랑이였었나보다.
많이 죄송스럽고 그리운 마음이 뒤엉켜서, 담배를 몇 개피나 피웠음에도 마음이 진정되지를 않는다.
할머니가 정말이지 보고싶다. 
너무나 보고싶다..

날이 밝으면 영화나 한편 보고와야겠다.
by 배트맨 | 2008/01/28 04:16 | 배트맨이 들려주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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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호야♡ at 2008/01/28 23:42
요즘은 저도 기분이 꿀꿀해요.
웬지 모를 외로움도 가끔 느끼고.
잠도 잘 안오고 뒤척뒤척 하다가
얼렁뚱땅 새벽이 지나 아침이 오면
졸린눈을 겨우 비비고 출근을 해요.

괜히 우울한 요즘이네요...
Commented by 혈류 at 2008/01/29 00:34
ㅠ.ㅠ 울 외할머니는 잘 계시려나... 곧 설날인데 ㅠ.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05:04
호야님// 저도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제도 밤에 운동을 하고온 후 피곤해서 자정쯤 잠들었는데 새벽 4시가 채 안되어서 깨고 말았네요. 항상 안좋은 꿈을 꾸다가 눈을 뜨게 되는 요즘입니다.
때문에 몸이 무척이나 무겁네요..

일에 지치면 생활의 활력소가 필요한데 이러한 것조차 마땅히 여의치가 않을때, 이렇게 리듬이 깨지고 심리적으로 힘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는 어제 영화를 한편 보고 왔습니다.
기분전환하기에 딱 알맞는 영화로 골라서 말이죠..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05:12
혈류님// 저는 설 연휴때 할머니께 갑니다. 지난 12월에 갔을때 보니 눈이 엄청나게 많이 쌓여있던데, 이번에도 찾아뵙게되면 눈을 치워드리고 와야 할 것 같아요. 비석도 손으로 어루만져보고요.

할머니의 비석을 어루만져 볼때마다 눈물이 나네요.
돌아가시고나니 정말 사무치게 그리울때마다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슬퍼집니다.
할머니가 정말 보고싶네요..
Commented by 혈류 at 2008/01/29 10:12
설 때 할머니랑 이야기 잘 하고 오세요~
배트맨님을 지금도 기다리고 계실 거에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29 10:43
혈류님// 아.. 혈류님의 덧글을 읽으니 참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짧은 두 줄의 글이지만, 눈물이 가득하게 만드시는군요.
고맙습니다. 혈류님..
Commented by ..... at 2008/04/16 21:45
제 심정과 너무 똑같네요...
밥먹다 생전 좋아하셨던 음식 하나만 나와도
가슴이 아프죠.. 그럴땐 어쩔수없이 그냥 지나쳐 버릴수밖에 없죠
말씀하신대로 한번 마음이 뒤엉키면 그 마음을 주체할수 없으니까요....
아직도 집안을 걸어다니시던 할머니모습과
시계를 올려다보시는 모습...
베란다 의자에 앉아 밖을 바라다보는 모든 모습이
자꾸만 보여 너무 괴롭네요...
보고싶지만, 볼수없고 어찌 할수 없다는 이런 심정이요...
님 글을 읽고 또한바탕 주체하지 못하고 몰래 혼자 울었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생각나더니.. 결국 이러려고 그랬나 싶네요
이번 제사에 산소에 들렸었는데...
그곳을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운없는 몸을 이끌고 할아버지 보러 함께오셨던 할머니가, 어찌 여기 이렇게 계시나 하니
참 마음을 어찌 표현할수가 없네요....
그래도... 저 하늘 위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계시다는게
얼마나 든든합니까...... 먼훗날에 언젠간...우리도 그곳에서
만나게 되겠죠... 건강하세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4/17 10:40
..... at님// 다시 들리셔서 이 덧글을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보겠습니다. 님의 덧글을 보면서 울뻔했네요. 애써 감정을 추스리며 글을 적어나가봅니다.

저는 작년 이맘때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얼마전에 기일이셔서 산소에 다녀왔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가끔씩 생전의 할머니 모습이 곳곳에서 보일때마다 참 괴롭고는합니다. '슬픔을 넘어서는 괴로움'이라고 해야할까요.

보고싶지만 볼 수 없고, 그립지만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정말 힘들게하네요. 연인과 헤어진 후 겪게되는 이별과는 다른 감정이예요. 아시겠지만 정말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네요..

주변을 돌아보면 조부모와 같이 살지않은 손자들은 이러한 감정들을 겪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님께서는 저처럼 할머님과 같이 사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덧글을 보니 제가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적어놓으신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작년 이맘때쯤 대학로에서 길을 걷다가 갑자기 왈칵 울음을 터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을 왜 할머니께서는 보시지 못하시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님께서도 건강하시고요. 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눈물이 자꾸 나려고 해서 이만 덧글을 줄여야겠네요.
따듯한 글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bk at 2009/04/30 01:34
저두 할머니가 문득 보고싶어,, 그냥 할머니보고싶다 라구 검색했는데 여기까지 찾아오게 되었네요,
글을 읽고나니까 뭉클하고 나같은 심정의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상하게도 위로가 됩니다..
at님 글하고 배트맨님글하고 보니까 자꾸 생각나서 눈물이나려고 하네요,
맞아요- 할머니가 거의 키우다싶이 하신 저로서는 정말 어떻게보면 부모님보다 더 부모님처럼 느껴지는 분인데,
이세상에 없다는게 너무,, 외롭고 쓸쓸합니다.

저두 할머니사진첩을 가끔 보곤하는데,,
보면 눈물날까 선뜻 못보겠는 그마음 정말 백번이해가 가네요,,
돌아가시고 얼마안되서는 자꾸울면 할머니가 맘편히 못가실까봐
할머니방에도 들어가지않고 할머니생각도 안하려고 했던게 생각이 납니다..

님글보니 자꾸 눈물이 글썽이네요
님도 아무쪼록 행복하시구, 건강하세요
축복도 가득하시구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4/30 15:52
최근에는 비로그인 댓글에 답글을 드리지 않고 있지만, bk님의 댓글을 읽다보니 답글을 드리지가 않을 수 없네요.

저는 이번 주말에 할머니를 만나러 갑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 2년이 되었는데 지난 2월에는 산소 앞에서 꽤 많이 울었네요. 참을 수 없는 그리움과 죄송스러운 자책감 때문에 눈물이 주체없이 쏟아지더군요. 아 정말 단 10초만이라도 다시 만나뵐 수 있다면.. 그러면 할머니 꼭 안아드리고 "사랑해 할머니 그리고 미안해"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답글을 적다보니 마음 한편이 또 뭉클해져 옵니다. 때로는 이런 마음을 견딜 수 없을 때가 지금도 종종 있네요. bk님께서도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늘 축복이 함께 하시고요.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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