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번외편] 2007년을 빛낸 영화들


'07년 한해동안 42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을 했습니다.
정확하게 최근 11년동안 가장 적게 영화를 관람한 올해였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저도 이제 영화라는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는 주류 - 연령대 - 고객층에서는 서서히 퇴장을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영화에 대한 애정은 결코 잃어버리지 않겠지만요..

그러면 올해 관람한 42편의 영화를 바탕으로 '07년을 빛낸 영화들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대중적인 취향을 갖고 있음을 알려드리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영화들에 대해서는 리뷰를 통하여 신랄한 비평을 했기 때문에 따로 언급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보너스 컷 상 <록키 발보아, 스탭롤의 보너스 컷>
스탭롤에 포함된 보너스 컷에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에 서서 눈이 내리는 광경을 말없이 내려다 보는 록키의 모습이 삽입되었더군요.
록키라는 캐릭터로 보내온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저 또한 함께 보낸 그의 록키 영화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습니다. 동시에 이제 정말 다시 록키를 상영관에서는 볼 수 없겠구나 하는 슬픔이 베어나오더군요. 
'록키 당신을 평생동안 기억할께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음악상 <천년을 흐르는 사랑, Together We Will Live Forever>
휴 잭맨, 레이첼 와이즈 그리고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였음에도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CGV의 인디영화 상영관에서만 제한 개봉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클린트 맨셀이 음악을 담당했다는데, 영화의 여운과 더불어서 음악에 취한 나머지 좌석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도 나오는 Together We Will Live Forever라는 아름다운 피아노 곡은 저를 매우 심각할 정도로 우울함에 빠져들게 만든 서정적인 곡입니다.


여우조연상 <골든 에이지, 사만다 모튼>
메리 스튜어트를 연기하는 사만다 모튼에게 이 상을 주저하지 않고 수상하겠습니다. 케이트 블란챗의 연기력은 이제 만인에게 인정을 받았지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사만다 모튼이라는 여배우의 연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출연하는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그 임팩트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영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수상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필모그래피를 보시면 이 여배우가 누구인지 금방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남우조연상 <미스 리틀 선샤인, 폴 다노>
CGV의 인디영화 담당자가 개봉을 시키기 위해서 20세기 폭스사를 무려 5개월동안이나 설득했다는 영화였었죠. 국내 개봉명은 원제와 단어의 앞, 뒤를 바꿔놓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들로 열연을 한 폴 다노에게 이 상을 수상하겠습니다. 분명히 이 배우를 먼저 생각한 후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았을텐데, 정말 그 배역을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연기를 해주었습니다. 1984년생이라는데 저는 이 배우를 앞으로 주목하고 싶습니다. 


여우주연상 <밀양, 전도연>
깐느에서의 수상때문이 아닙니다. 전부터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젊은 우리나라 여배우들중에서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전도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는 했습니다.
우리나라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망가져야 할때 -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과 표현력 등 -망가질줄 아는 여배우였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배우층중 가장 큰 불만을 갖게되는 것이 바로 젊은 여배우들인데요. 예쁘기만한 젊은 여배우들이 부와 허상만 쫓을 것이 아니라, 이러한 연기력에도 동경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남우주연상 <숏버스, 폴 도슨>
보는 내내 곤혹스러웠었지만 엔딩씬에 이르게되면 작은 뭉클함이 솟아오르게 되는 영화입니다. 안타깝게도 상영불가 판정이나 마찬가지인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는 바람에, 특별 상영전 외에는 국내 관객들에게 찾아갈 기회조차도 얻지 못한 작품이지요. 
게이 커플로 열연을 한 폴 도슨에게 이 상을 수상하겠습니다. 캐릭터가 처한 내적 상황을 얼굴과 몸으로 그대로 발산해내는데 특히 눈망울에 가득 들어있던 정서는 잊을수가 없습니다. 올해 최고의 발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주류 영화에서도 만나볼 수 있기
                       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상업영화상 <본 얼티메이텀>
올해 저는 이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오락 영화로서 최고의 재미와 쾌감을 안겨주더군요. 더불어 영화가 생긴이래 첩보물중에서는 최고의 수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라는 컨텐츠 문화는 작품성만큼이나 오락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비평가들은 작품성에만 영화제의 수상 기준을 두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락성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라는 문화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완성도까지 갖춘 퍼펙트한 영화였습니다. (DVD요? 아니요! 이러한 영화는 상영관에서 100퍼센트 
                       모두를 만끽해야 하는 작품입니다.)


감독상 <색 계, 이안 감독>
그의 감성은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그의 이성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쏟아내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감독들의 경우 해외에서 비평가들에게는 호평을 받는데,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은 바로 감성이 그들의 마음까지 뺏어오지는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보았을때 이안 감독의 영화는 이성과 감성을 통해서 동,서양 모두를 매료시키는 재능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무엇을 알고 있는 감독이지요.
게다가 완성도와 작품성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서 내놓고 있으니 감독상을 주지 않을 이
                       유가 없습니다.  


작품상 <아버지의 깃발>
포스터에 보이는 성조기 때문에 이 작품을 외면하신 분이 혹시 계신가요? 포스터와는 달리 람보같은 영웅도 없고, 승자로서의 왜곡도 없습니다. 단지 개인으로서의 인간적인 고통과 죄책감, 그리고 전쟁에 대한 환멸만이 가득 펼쳐집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드라마적인 요소를 매우 탄탄하게 이끌어 나가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지요. 전쟁 영화처럼 비주얼이 어필되는 장르에서 자칫 사라질 수 있는 요소까지 잘 살려내면서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 작품입니다. 밀리터리 영화의 범주로만 이 작품을 바라보기
                       에는 너무나 보석과도 같았던 영화였습니다.


올 한해동안 영화라는 창작 예술 분야에서 땀과 눈물을 쏟으신 분들께 기립 박수를 쳐드리고 싶습니다.
손에 움켜잡는 트로피의 경우 생애 최고의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되겠지만, 팬들에게 기억된다는 것은 영원함을 의미하는 것일겁니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승자인 것이지요.
제가 지금 아낌없이 쳐드리는 박수 소리 들리세요~

by 배트맨 | 2007/12/30 23:39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3) | 핑백(1) | 덧글(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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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스테판 at 2007/12/31 00:18
"리틀 미스 선샤인"은 참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역시 "본 얼티메이텀"!

배트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sowill at 2007/12/31 00:28
안타까운게 제가 본 시리즈를 본적이 없어서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는데도 딱히 할 말이 없더군요 언제 날 집고 1편부터 차근차근 봐야겠어요 ㅠ (저는 트랜스포머에 저 상을 줘야겠네요)

연기자상은 남우주연상 빼고 다 공감이 가네요 ^^ 숏버스는 본적이 없어서 .. 보류지만 .. 미첼 감독이 다운로드 받아서 보라고 했다면서요 ? ㅋㅋ

앗 박수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요. 그나저나 요 방식 좋네요 ^^ 저도 나중에 시간 나면 시상식 한번 해야 겠어요 ^^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7/12/31 07:53
아핫, 부문별 시상식을 따로 하셨군요. 저도 트랙백 보내요~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31 08:15
스테판님// <미스 리틀 선샤인>의 경우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범작과 수작 사이의 경계선에 걸터앉고만 영화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품에 나온 쟁쟁한 배우들중에서 폴 다노의 연기력이 무척 눈에 띄이더군요. ^^* 그래서 남우조연상을 주었습니다.

스테판님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31 08:28
sowill님// 저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싶네요. ^^* 퍼펙트한 상업 영화였습니다. 참고로 저는 본 시리즈중, 폴 그린그라스 감독이 연출한 2편과 3편만을 좋아합니다.

<숏버스>의 미개봉은 참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영상물 등급위원회는 우리나라 성인 관객들을 성인으로 보지 않는가봐요. 그들의 만행이 새해에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sowill님께서 그룹별로 정리하신 방법이 참 창의적이고 신선하던데요. 이러한 방식으로 또 하시게요?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31 08:53
신어지님// 며칠전에 하려고 했었는데 <아메리칸 갱스터>가 27일에 개봉을 해서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 글을 작성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1년에 한번 정도만 할 수 있는 포스팅인 것 같아요. 크~
Commented by 혈류 at 2007/12/31 19:50
후아아~~~ '색,계'와 '아버지의 깃발'은 보겠다 보겠다 해놓고 결국은 못봐서 아쉽네요.......
본 얼티메이텀은 정말 좋았어요. 엔딩에 흘러나오는 Moby의 'extreme way'는 요즘도 즐겨 듣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1/01 04:36
혈류님// 좋은 영화였는데 아쉬우셨겠어요. ^^;
저는 <아메리칸 갱스터>가 연말에 개봉을 해서 이 글을 일부러 며칠동안 미뤄두고 있었는데요. 작품상으로 <아버지의 깃발>을 별 고민없이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밀리터리 영화를 무척 좋아하셔서 이 영화는 아버지를 모시고 관람했었죠.. 드라마적인 성향이 강했음에도 아버지께서도 매우 만족스럽게 보셨더군요.

말씀하신 그 음악은 저도 좋아하는 음악입니다. 상영관에서 큰 음향으로 듣는데 정말 짜릿 짜릿 하더군요! ^^* (원래 저는 조용한 음악을 즐겨듣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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