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황금 나침반 - 디지털 (The Golden Compass)
할리우드가 최근 몇년동안 가장 크게 주목하고 있는 장르는 판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월트 디즈니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요.

아시다시피 뉴라인 시네마도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워너 브라더스, 월트 디즈니와는 달리 뉴라인 시네마의 <반지의 제왕>은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판타지 영화에 황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대박을 이미 맛 본 제작사가 판타지 장르를 외면할 수는 없었겠지요. 뉴라인 시네마가 후속작으로 내놓고 있는 작품이 <황금 나침반>입니다.
<반지의 제왕>처럼 3부작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그들에게는 매력이였을겁니다.

처음부터 아주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 같네요. 이번 신작의 제작비로 무려 1억8천만$를 쏟아부었다고 하지요. 장르와 제작사를 불문하고 역대 제작비 순위 10위안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액수입니다. 크게 배팅하고 크게 뽑아내겠다는 야망을 숫자로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황금 나침반>에는 여러가지 문명이 - 세계가 - 혼재하고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스파이 로봇과 멋지게 설계된 비행선들이 하늘에 떠다니는가 하면, 더불어 구식 소총과 활을 쏘아대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배경이 되는 문명은 어느 시절일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지만 판티지가 안겨주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각 캐릭터들은 그 이상으로 모호합니다. 선과 악으로 쉽게 구분은 지어놓았지만 각각의 캐릭터에 대해서 묘사하는 과정은 없습니다. 향후 속편에서 조금은 더 알수있을 것 같은 '더스트' 이상으로 거의 모든 등장 캐릭터들의 정체가 가려져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기대해본다면 이와같은 이유들 때문에 2편부터는 이야기가 더 긴박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봅니다만..

113분동안 이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는 꼬마 여주인공이지만, 영화적인 흥미와 재미를 안겨주는 캐릭터로는 아머 베어족의 이오렉 버니슨(곰)입니다. 집시족과 헥스족들도 등장을 하지만 스토리의 전개로 보았을때 그들의 존재감은 매우 미약합니다. 영화 종반부의 전투 장면으로 보았을때 집시족들과 헥스족들의 향후 역활은 대략 예상이 됩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헥스족이 판타지 장르의 전형적인 매력을 안겨줄수도 있는 캐릭터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감독이 향후 2편에서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나갈지는 모르겠네요.

생각외로 스케일 자체도 크다고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더군요. 이오렉 버니슨과 종반부의 전투 장면에서 아쉽게도 별 다른 임팩트를 못느꼈기 때문에 영화적인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습니다. 

영혼을 데몬으로 표현해낸 상상력과 아머 베어족의 모습들 등은 유쾌한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동화스러움이, <해리포터>와 같은 신비로움이, <반지의 제왕>과 같은 웅장함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크리스 웨이츠 감독의 <어바웃 어 보이>를 괜찮게 관람한 기억이 있는데, 호화로운 캐스팅과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원받은 그의 능력이 2편부터는 정말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서 <해리포터>와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감독은 좀 더 창의적인 연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원작의 반기독교적인 요소들을 상당부분 들어냈다고 하던데 어쩌면 그러한 점이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감춰두었기에 알 수 있는, 그리고 느낄 수 있는 재미조차 찾기 힘든 작품이 되어버렸는데 2편부터는 이러한 것들이 드러나면서 매력적인 영화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슬로우 스타트로 시작되는 구성과 전개가 유일한 희망이 되어버렸네요.
by 배트맨 | 2007/12/20 20:23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1) | 덧글(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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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 at 2007/12/21 06:17

제목 : [리뷰] 황금나침반 (The Golden Compa..
한숨. 한숨. 한숨. 소설, 만화등과 같이 기존의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로 옮길때는 두가지 선택이 존재합니다. 원작을 그대로 충실히 따르느냐, 아니면 과감히 내용을 삭제, 추가하느냐. 영화 "황금나침반"은 원작을 충실히 따르는 쪽을 택했습니다만, 말 그대로 원작을 그대로 따르려다보니 모든 내용이 축약된 한권의 요약본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판타지라는 장르의 특성상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내게 되는데, 그 세상에 대한 이해가 되도록......more

Commented by 혈류 at 2007/12/21 00:03
이 영화의 감독이 '어바웃 어 보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휴 그랜트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장면이 기억이 나네요.
판타지 영화의 문제는 방대한 양의 원작을 3부작으로 나눠서 영화로 제작하려고 하다 보니 1편이 프롤로그와 같은 성격을 띄어버리는 것 같아요...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게 아쉽네요...
(그런 점에서 원작에서 각 편이 나눠져 있는 나니아 연대기는 상대적으로 나눠서 영화로 만들기 편했을까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1 01:08
혈류님// 크리스 웨이츠 감독은 <어바웃 어 보이>로 인하여 이처럼 큰 프로젝트를 따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각본과 연출을 모두 해내는 감독인데 <황금 나침반>을 연출하면서 큰 부담을 느꼈다는 뒷 이야기가 있더군요. 감독 교체설까지 나오는 등 우연곡절 끝에 관객을 찾아온 영화입니다.

1편이 프롤로그 성격을 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이야기를 잘 펼쳐내는 것이 감독의 역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관람해보니 모든 것이 불친절한 전개와 구성이네요. 캐릭터들은 설명없이 튀어나오고 사라지는데 선과 악의 구분만 확실하게 갈라놓더군요. 시퀀스를 각각 따로 놓고 보더라도 도대체 "왜?"라는 물음에 답하기가 힘든 전개와 구성을 보여줍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이 굉장히 부진하던데, 연출뿐만이 아니라 각본까지 담당했기 때문에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CG를 사용하는 영화를 경험해본 후 이번 프로젝트를 맡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드네요.

<나니아 연대기>는 관람하고 난 후 원작이 읽고 싶어질 정도로 재미있게 관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동화스러운 분위기를 정말 잘 표현했더군요. 원작은 안읽어보았지만 각편이 나눠져 있어서 연출이 더 잘나오는 것만은 아닐 것 같아요. ^^*
Commented by 혈류 at 2007/12/21 02:02
음~~~ 결론은 황금 나침반의 원작도 읽어야 한다는 것...? ㅎ
'한 파트마다 각각 기승전결이 뚜렷해서 나니아 연대기는 쉬웠을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결국 영화에서 성패는 감독의 재량과 시나리오의 완성도일까요?
나니아 연대기는 제가 충동구매로 사서 집의 서재에 있거든요 ㅎ
우리 나라 판타지는 영화로 제작되진 않을까요?
예를들어..... 드래곤 라자라던지...(스케일이 너무 커지려나..?)
최근에 드래곤볼이 영화로 제작된다고 해서 굉장히 화제던데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1 02:16
혈류님// 개인적으로 영화의 성패는 감독의 능력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요.

영화의 매력에 빠져서 원작을 구입하는 것은 괜찮지만, 영화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 원작을 구입하는 경우는 잘못된 경우라고 봅니다.
감독이 관객들과의 소통에 실패했다고 봐야할테니까요.

판타지 장르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사실 아니예요. 화제작들은 대부분 극장에서 보았지만 <나니아 연대기>만 재미있게 보았거든요. 이번 겨울은 이상하게도 <나니아 연대기> 원작이 읽고싶어집니다..
Commented by 스테판 at 2007/12/21 06:17
각본, 감독이 왜 중요한지 말해주는 영화예요-_-
피터 잭슨한테 교육받고, 겁먹고는 감독직 그만 뒀을때, 그리고 다음 감독도 관뒀을때, 다른 감독을 찾았어야 했는데...

...방대한 분량의 판타지 블럭버스터를 각색하고, 감독하기에는 감독의 역량의 그릇이 너무 작습니다.
Commented by 다스베이더 at 2007/12/21 13:00
기대보다 실망스러웠습니다. ...후우.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1 13:12
스테판님// 1억8천만$ 초대형 프로젝트를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감독에게 맡기지는 않았겠죠. 저 또한 그의 작품중 <어바웃 어 보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였거든요.

인상적인 작품을 보여주면 바로 초대형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는 행운이 크리스 웨이츠 감독 말고도 종종 있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크리스 웨이츠는 기대에 부응을 하지 못하네요..

CG에 느낀 부담감이 연출의 완성도에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영화를 이렇게까지 못뽑아낼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결과는 이렇게 나왔으니까요..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7/12/21 13:15
선전을 보고 또 다시 나온 그저그런 환타지 영화인가...하다가
원작이 꽤 괜찮다고 하길레 보려다가..
또 여기와서는 망설이게 되는군요. ㅎㅎ
특히 반기독교적인 것이 빠졌다니 급실망..(있는지도 몰랐으면서)
아마 운에 따라 보게 될지 안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웬지 보게 될 것 같은 느낌?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1 13:24
다스베이더님// 저도 상영관 안에서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뭐 하나 영화속에서 설명되는 것들이 없더군요. 시퀀스와 시퀀스만 겨우 연결이 될뿐, 시퀀스 안의 모든 설정들에 대한 묘사도 없었고요..
저도 실망을 한 작품입니다. -_-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1 13:36
타누키님// 한번쯤은 관람하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취미니까요. ^^;
다만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은 안들었기 때문에, 타누키님께서도 마음을 비우시고 관람하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_-a

1편에서 설명하지 않은 대부분의 캐릭터와 소재들을 2편부터는 어떻게 수습하고 담아낼지 궁금해집니다. 구성과 진행에서 여러가지로 아쉬운 연출이였습니다. 크리스 웨이츠에게 "당신 그런 사람 아니였잖아요?" 라고 묻고싶어지네요. orz
Commented by 이끼 at 2007/12/21 14:10
반 기독교적인 내용이나 원작에 다소 충실치못했다는 부분을
잘 알기때문에 이 영화는 보기가 꼬려져요... =ㅂ=;;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1 14:55
이끼님// 원작에서 말씀하신 부분을 들어낸 것과, 감독의 CG에 대한 부담감이 연출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상영관에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더라고요. 늦은 시간이였는데도 거의 꽉 찬 것을 보면요..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참패중이라는데 말이죠.

크리스 웨이츠 감독과 뉴라인 시네마는 이번 성탄절을 매우 암울하게 맞이할 것 같아요. -_-a
Commented by 포케 at 2007/12/22 22:13
개봉 다음날 인천CGV에서 보고 왔는데 실망했습니다. -_-;
지루함-지루함-식상함-허무함의 전개였어요.
이것저것 교과서 읽듯 설명해 들어가는 진부한 초반부터, 갑자기 근거없이 승리하는 반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전투라던지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여운도 없고 CG는 좋았지만 그것만으로 영화를 봤다고 하기에는 좀... OTL
시간 버렸다는 느낌에 하루 종일 기분도 꿀꿀했습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23 03:35
포케님// 실망을 느끼실만 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전개는 분명히 진행되는데, 그것과 관련한 묘사와 설명이 거의 없는 불친절한 영화였죠. 전체적인 완성도로 놓고 보았을때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요.

사실 영화를 보면서 1편에서 관객에게 이렇게 알려주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2편부터 어떻게 수습할 생각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는 그 댓가를 매우 혹독하게 치르는 것 같은데, 뉴라인 시네마에서 계획대로 3부작으로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일단 공개된 1편으로 보아서는 고정팬들을 확보하는 것 자체도 실패할 것 같지만요..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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