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최근 몇년동안 가장 크게 주목하고 있는 장르는 판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월트 디즈니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요. 아시다시피 뉴라인 시네마도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워너 브라더스, 월트 디즈니와는 달리 뉴라인 시네마의 <반지의 제왕>은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판타지 영화에 황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대박을 이미 맛 본 제작사가 판타지 장르를 외면할 수는 없었겠지요. 뉴라인 시네마가 후속작으로 내놓고 있는 작품이 <황금 나침반>입니다.
<반지의 제왕>처럼 3부작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그들에게는 매력이였을겁니다.
처음부터 아주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 같네요. 이번 신작의 제작비로 무려 1억8천만$를 쏟아부었다고 하지요. 장르와 제작사를 불문하고 역대 제작비 순위 10위안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액수입니다. 크게 배팅하고 크게 뽑아내겠다는 야망을 숫자로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황금 나침반>에는 여러가지 문명이 - 세계가 - 혼재하고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스파이 로봇과 멋지게 설계된 비행선들이 하늘에 떠다니는가 하면, 더불어 구식 소총과 활을 쏘아대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배경이 되는 문명은 어느 시절일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지만 판티지가 안겨주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각 캐릭터들은 그 이상으로 모호합니다. 선과 악으로 쉽게 구분은 지어놓았지만 각각의 캐릭터에 대해서 묘사하는 과정은 없습니다. 향후 속편에서 조금은 더 알수있을 것 같은 '더스트' 이상으로 거의 모든 등장 캐릭터들의 정체가 가려져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기대해본다면 이와같은 이유들 때문에 2편부터는 이야기가 더 긴박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봅니다만..
113분동안 이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는 꼬마 여주인공이지만, 영화적인 흥미와 재미를 안겨주는 캐릭터로는 아머 베어족의 이오렉 버니슨(곰)입니다. 집시족과 헥스족들도 등장을 하지만 스토리의 전개로 보았을때 그들의 존재감은 매우 미약합니다. 영화 종반부의 전투 장면으로 보았을때 집시족들과 헥스족들의 향후 역활은 대략 예상이 됩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헥스족이 판타지 장르의 전형적인 매력을 안겨줄수도 있는 캐릭터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감독이 향후 2편에서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나갈지는 모르겠네요.
생각외로 스케일 자체도 크다고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더군요. 이오렉 버니슨과 종반부의 전투 장면에서 아쉽게도 별 다른 임팩트를 못느꼈기 때문에 영화적인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습니다.
영혼을 데몬으로 표현해낸 상상력과 아머 베어족의 모습들 등은 유쾌한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동화스러움이, <해리포터>와 같은 신비로움이, <반지의 제왕>과 같은 웅장함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크리스 웨이츠 감독의 <어바웃 어 보이>를 괜찮게 관람한 기억이 있는데, 호화로운 캐스팅과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원받은 그의 능력이 2편부터는 정말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서 <해리포터>와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감독은 좀 더 창의적인 연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원작의 반기독교적인 요소들을 상당부분 들어냈다고 하던데 어쩌면 그러한 점이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감춰두었기에 알 수 있는, 그리고 느낄 수 있는 재미조차 찾기 힘든 작품이 되어버렸는데 2편부터는 이러한 것들이 드러나면서 매력적인 영화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슬로우 스타트로 시작되는 구성과 전개가 유일한 희망이 되어버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