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을 되돌아볼때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중에서 감독으로 변신하여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경우라면 '폴 해기스'를 떠올리게 된다. 그가 각본에 이어 연출까지 담당했었던 <크래쉬>는 정말이지 매력적이며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된다.<마이클 클레이튼>으로 감독 데뷔를 한 '토니 길로이'도 위와같은 성공을 꿈꾸었을 것이다. 어쩌면 시나리오 작가로서는 더 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미 그는 상업적으로 매우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력이 이 영화처럼 작품성을 염두에 둔듯한 새로운 첫발을 내딛게 한 것 같다.
드라마와 스릴러. 그의 데뷔작이 되는 이 작품의 장르이다. 작품성과 완성도를 모두 요구하는 쉽지않은 장르임이 분명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폴 해기스는 해냈지만, 토니 길로이는 실패한다.
만약 절반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이 작품에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뿐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드라마의 매력을 발산하기에는 완성도가 기대에 못미치며, 스릴러의 묘미를 보여주기에는 플롯의 단순함이 안타까웠다.
이 영화속에는 감독과 관객이 팽팽히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 장르적인 묘미가 전혀 없다. 초반부의 맞춰지지 않은듯했던 시퀀스들은 결국 예상했던 그대로 종반부에서 연결이 되는 전형적인 편집을 보여주며, 이러한 선택은 오히려 그나마 긴장감을 기대할 수 있었던 클라이막스 부분을 힘없이 끌어내린다.
캐릭터들의 불분명한 설정도 의아한 부분이다. 주변 인물들은 엔딩을 위해서 억지로 120분안에 끼워놓은듯한 느낌이다. 마치 알리바이가 필요했었던 것처럼 말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그러한 엄청난 일들을 벌이면서도, 동기와 과정 그리고 전개에서 관객으로서 유일하게 수긍이 갈 수 있었던 캐릭터는 프로페셔널 킬러들뿐이였다. "우리는 시키는대로 할뿐입니다... 그러한 뜻으로 알아들으면 되는 것인가요?"
토니 길로이는 각본에만 참여를 하고, 연출은 이와같은 장르를 잘 그려나갈 수 있는 감독에게 맡겼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팝콘 영화가 아닌 이러한 장르에서 수작과 범작의 경계는 매우 명확하게 읽힌다. 안타깝지만 토니 길로이는 매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