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음집 안에 서툴게 집어넣은 영화들과 상영관들. (2006.10.23~)
by 배트맨

숏버스 (Shortbus)

'청소년 관람불가'와 '제한 상영가'의 심의 등급 차이는 뭘까? 후자의 경우 법으로 지정된 제한 상영관에서만 상영을 해야 한단다. 하지만 국내에는 제한 상영관이란 것이 없다. <숏버스>는 제한 상영가 판정을 받았고 결국 - 일반 상영관의 - 개봉을 하지 못했다. 

성인 관객들조차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심의등급위원회의 뜻인 것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국내에서는 70여차례 특별 상영만 되었단다.

롯데시네마에서 삼색영화제라는 무늬만 영화제인 행사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데, 어제 하루 딱 2회만 상영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보고 올 수 있었다. 영화제라는 형식만 씌워서 특별 상영을 하는 것은 괜찮은가보다. 

<몽상가들>과 <색, 계> 등을 보았다면 관객 누구나 성기와 음모가 노출이 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온통 뿌옇게 모자이크 처리를 매우 과도한 범위까지 해놓았다. 가리지 않아도 될 부위까지 온통 말이다.
 
영상물 등급위원회는 매달마다 심사위원이 끊임없이 교체되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아마 '뇌'도 그들은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일관성이 없으며 모호한 그들만의 우스꽝스러운 기준을 도대체 언제까지 강요당해야 하는 것일까?

참고로 <숏버스>는 배우들이 실제 정사를 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었는데,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화제의 섹스씬만 돌려가며 본 것이 아니라면, 이 작품이 결코 포르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닳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였을거다. 그들은 이 작품이 성인들도 볼 수 없는 - 포르노 같은 - 영화라고 판정을 내렸지만 말이다. 

여기부터는 읽기에 불편할수도 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배우들이 실제로 정사를 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였고 문제가 아니였다. 나를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스크린으로 보이는 뿜어져나오는 정액과 동성연애, 그리고 남자들끼리의 쓰리썸을 비롯한 그룹 섹스 등의 화면이 가득 펼쳐졌기 때문이다.

예술과 외설스러움의 경계선 유무를 떠나서, 남자들끼리 진한 키스를 나누고 오랄 섹스와 항문 섹스를 즐기는 광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는 남성(그리고 여성) 관객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영화가 끝날때 정서적인 임팩트를 주는 캐릭터 설정은 분명히 제임스와 제이미의 게이 커플이다.

하지만 101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혹스러웠던 -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정말 끔찍했었던 - 장면들이 귀결되는 마지막 엔딩씬에 이르게 되면 가슴 저편으로부터 작은 뭉클함이 솟아오른다. 마침내 다행스럽게도 진실된 '사랑'을 찾은 그들의 정말 행복한 얼굴 표정과 몸짓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나는 여태까지 포르노를 보면서 이러한 메시지와 정서를 느껴본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
실제 정사와는 무관하게 <숏버스>는 영화임이 분명했다. 영화라는 컨텐츠 문화는 상영관에 걸릴 자격이 있으며, 그 평가는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아닌 성인 관객들이 해야 맞는 것이 아닐까!

by 배트맨 | 2007/11/30 10:30 | 영화를 보고온 후 | 트랙백(3) | 덧글(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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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Real Fol.. at 2008/06/26 12:48

제목 : 숏버스 _ 위로의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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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Different Ta.. at 2008/06/26 12:55

제목 : 숏버스 (Shortbus, 2006)
★★★★☆ "존 카메론 미첼 특별전"을 통해 를 봤습니다. 그냥 본 것이 아니라 드디어, 마침내 봤노라고 해야겠군요. 얼마나 쎈 영화이길래 그 오랜 동안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지금껏 각종 영화제나 기획전을 통해서만 찔끔찔끔 상영이 되고 있었던 것인지가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영화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되기 힘들 겁니다. 등급외 영화 전용관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 천상 이번과 같은 기획전을 통한 관람 기회를.....more

Tracked from 진사야의 비주얼 다이어리 at 2009/03/25 21:13

제목 : 숏버스 (Shortbu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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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끼 at 2007/11/30 12:46
숏버스... 헤드윅 때부터 제가 워낙 미첼감독을 좋아해서
이 영화를 보려고 부산에 내려갈려고 했으나 실패..
해서 결국 어둠의 루트로 봤습니다...ㅜ_ㅠ 만,
국내 개봉한 것도 보긴 했습니다. ㅋ

전 그렇게 혐오스럽다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맨 처음부터 그런식으로...[...] 나와서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말씀하신대로 보면서 사람들의 가슴아픔과 사랑을 찾아가는
스토리를 보면서 "아픈 가슴의 상처를 달래준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ㅎ_ㅎ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1/30 14:07
이끼님// 부산영화제를 다녀오시려고 했던 것이였군요. 당시 매진이였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정식 개봉을 결국 못했고요. 영화제와 스폰지하우스 등에서 특별 상영만 되었습니다. 부산을 못가셨다면 혹시 스폰지하우스에서 관람하셨나요? ^^;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느낌을 주었지만 과정만큼은 곤혹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였습니다. 자위를 하면서 얼굴쪽으로 정액이 쏟아지지를 않나, 남성들끼리 쓰리썸을 하면서 오랄을 하지를 않나.. 남성들끼리 키스하는 장면도 불편했었는데 말이죠. (이런 모습 보면서 마음이 편할수는 없을 것 같아요. -_-)

엔딩씬이 이런 참기 힘든 불편함을 모두 해소시켜주며 가슴뭉클함을 안겨주기는 했지만요. 묘사를 <브로크백 마운틴> 정도만 해주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
Commented by 이끼 at 2007/12/03 19:17
사실 성적인 묘사가 너무 과했던건 사실입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무자막으로 볼 경우 이 영화는
단순한 포르노로 보일 수 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제 경우에는 영화를 보면서 제 입장을 화자의 마음으로
매칭시켜보았습니다.
내 주변에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성적 소수자들의 삶과 고통,
외로움과 자괴감, 그 속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그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달까요?
쓰리썸이 나오는 장면도 어찌보면 굉장히 슬픈장면이었어요.
비주얼에 큰 의미를 두자면 역겨운 장면이었습니다만...[...]
제가 쓴 리뷰도 한번 봐주세요 :)

http://lichenss.egloos.com/607771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03 20:05
이끼님// 아앗! 진작 말씀을 하시지요! 덧글 달고나면 바로 읽으러 달려가겠습니다. ^^*

감독의 의도는 알겠는데 뭐랄까요.. 같은 남성들끼리의 섹스 장면은 보기가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배우들도 촬영하면서 힘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
Commented by 이끼 at 2007/12/03 20:54
의외로 배우들은 즐겁게 촬영했다는[허걱!] 후문이 있었어요.
미첼이 내한했을때 그런 예기를 했다고 하네요.
중간에 숏버스 섹스룸 장면에는 감독이 직접 동성애자로 출연...
하기도 했습니다...[이사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우리나라 젊은층이[저도 아직은 20대지만] 숏버스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화의 발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동성애에 대해 크게 반감이 없어보여요.
살제로 동성애자 친구도 몇분 알고있습니다.

그런 관대한[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마인드가 점차 확대대고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런 영화로 자칫 동성애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도 우려가 되기는 합니다.

이 영화의 포커스는 동성애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내용인데 말이지요.

가끔 숏버스 리뷰를 적어놓은 글들을 보면 많이 답답합니다.

"이 사람들아 이건 포르노가 아니라 영화라구!!"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03 21:16
이끼님// 헉! 배우들도 참 대단하네요. 저는 보면서 혹시 저 배우들 정말 동성애자들이 아닐까 싶었어요. 아무리 프로페셔널이라지만.. 정말 배우 자격이 있네요! ^^*

영화가 종반부에 이르면서 결국 메시지를 따듯하게 전달하길래 저도 극장문을 가벼운 마음으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다행스럽게도 사랑을 찾았구나' 하는 따듯한 마음에요.

이 작품을 포르노로 보는 사람들은 빨리감기로 돌려가며 섹스씬만 본 것이 아닐까요? -_-a 영등위도 빨리감기로 섹스씬만 본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숏버스 섹스룸 장면에 감독이 동성애 연기를 했다니.. 정말 대단한 감독이네요. 연출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참 말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
Commented by 이끼 at 2007/12/03 22:11
여담이지만 섹스테라피스트인 여주인공은 헤드윅에서
한국인 기타리스트로 "광희"로 잠깐 나온 분이신데요,
감독의 믿음을 받는 배우라고 하더군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7/12/03 23:56
이끼님// 이끼님의 덧글을 읽으니 그 여배우가 고생은 조금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의 믿음을 받으니 배우로서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겠지만, 전작에서는 악기를 다뤄야했고 이번 작품에서는 엄청난 베드씬을 보여야 했으니까요.. 다음 작품에서는?
글을 쓰다보니 웃음이 터져버렸어요. ^^;
Commented by 아쉬타카 at 2008/06/26 12:49
분명 영화 속 정사 장면이나 성적인 묘사는 포르노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장면들이었는데, 그다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죠(물론 머리로는 야하다 생각이 들었지만 가슴으로는 그저 다른 방식으로만 느껴졌습니다). 충격과 위로의 영화랄까요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26 13:02
'사랑은 가장 중요한 삶의 방법이며, 모든 것을 치료한다'라는 메시지의 전달력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모든 성애 장면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는 동안은 곤혹스러웠었던 것이 사실이였고요. 특히 동성애 장면은요.

'작품성만 있다면 노출 연기도 상관없다'라고 많은 배우들이 말하고는 하지만,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이야말로 프로페셔널이더군요. 저는 작년말에 영화 결산 포스팅을 올리면서 남우주연상을 이 작품의 '폴 도슨'에게 주었습니다. ^^;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8/06/26 13:01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숏버스>는 아마도 우리나라 보다 훨씬 개방된 나라들에서조차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일반 상영관에서는 상영하지 못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나라에 제한상영관이 없기 때문에 '개봉'을 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제한상영관을 표방했던 대구의 모 극장이 다시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변신한 이유는 제한상영관으로는 국내에서 영업이 어렵기 때문이거든요.(사람들의 인식 보다 컨텐츠 부족 때문인듯) 아무튼 법 규정도 그렇고 실정도 어렵고... 그나마 기획전을 통해서나마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몽상가들>은 부산영화제에서 봤을 때 깨끗했었는데 정식 개봉을 하면서 변색 처리가 된 모양이네요. <색, 계>의 경우 CGV 개봉 때 봤지만 변색 처리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고 오히려 중국 상영에서 편집과 처리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롯데시네마의 삼색 영좌제에서의 상영버전이 좀 이상했던 거 아닌가 싶네요.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26 13:25
해외에는 - 유럽에는 - 이러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전용관이 있지않나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a 제한상영관이 없기 때문에 이 작품은 개봉을 할수가 없다는 것이 심의등급위원회의 뜻이였는데, 대구에 해당 상영관이 있었군요. 예술 전용관으로 변경을 했다니 부족한 컨텐츠를 탓해야 할지, 관객들을 탓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_-a

특별전 형식으로 일반 개봉관에서 제한적으로 상영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심의등급위원회의 규정은 실효성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의 경우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관람을 했으니까요. 관객의 선택 문제에 해당하는 경우였거든요.

<몽상가들>은 개봉하기 전에 코엑스점에서 시사회로 보았습니다. <색,계>와 마찬가지로 모자이크 처리 등은 일절 없었고요. <몽상가들>에서는 남자 배우의 성기가 그대로 클로즈업 된 화면도 나와서 꽤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본문의 글은 모자이크 처리없이 성기도 그대로 - 클로즈업 - 보여준 개봉작도 있었는데, 왜 <숏버스>는 그렇게 모자이크를 씌워놓았냐는거죠. 신어지님께서 이번에 보신 <숏버스> 필름은 모자이크 처리가 없었나요?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8/06/26 13:57
앗 제가 잘못 읽었군요. <몽상가들>과 <색, 계>는 안그랬으면서 <숏버스>는 왜 그랬느냐는 말씀이었네요. 제가 지난 23일에 본 버전은 모자이크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충격... <숏버스>에 모자이크질을 했다면 영화 처음 10 여 분은 거의 모자이크만 보셨겠군요. ^^;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6/26 14:25
털썩~ 신어지님께서 이번에 보신 필름은 모자이크 처리를 안하고 다 보여줬나요? 아! 순간적으로 울컥해서 댓글 쓰기 전에 담배를 피우고 왔습니다. 롯데시네마 이 양반들 짜증 많이 나게 하네요. 아 뒷골 땡겨.. T.T

저는 상영시간 내내 모자이크 투성이의 영화였습니다. 잊지않겠다! 롯데시네마 건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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