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관람불가'와 '제한 상영가'의 심의 등급 차이는 뭘까? 후자의 경우 법으로 지정된 제한 상영관에서만 상영을 해야 한단다. 하지만 국내에는 제한 상영관이란 것이 없다. <숏버스>는 제한 상영가 판정을 받았고 결국 - 일반 상영관의 - 개봉을 하지 못했다.
성인 관객들조차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심의등급위원회의 뜻인 것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국내에서는 70여차례 특별 상영만 되었단다.
롯데시네마에서 삼색영화제라는 무늬만 영화제인 행사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데, 어제 하루 딱 2회만 상영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보고 올 수 있었다. 영화제라는 형식만 씌워서 특별 상영을 하는 것은 괜찮은가보다.
<몽상가들>과 <색, 계> 등을 보았다면 관객 누구나 성기와 음모가 노출이 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온통 뿌옇게 모자이크 처리를 매우 과도한 범위까지 해놓았다. 가리지 않아도 될 부위까지 온통 말이다.
영상물 등급위원회는 매달마다 심사위원이 끊임없이 교체되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아마 '뇌'도 그들은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일관성이 없으며 모호한 그들만의 우스꽝스러운 기준을 도대체 언제까지 강요당해야 하는 것일까?
참고로 <숏버스>는 배우들이 실제 정사를 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었는데,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화제의 섹스씬만 돌려가며 본 것이 아니라면, 이 작품이 결코 포르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닳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였을거다. 그들은 이 작품이 성인들도 볼 수 없는 - 포르노 같은 - 영화라고 판정을 내렸지만 말이다.
여기부터는 읽기에 불편할수도 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배우들이 실제로 정사를 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였고 문제가 아니였다. 나를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스크린으로 보이는 뿜어져나오는 정액과 동성연애, 그리고 남자들끼리의 쓰리썸을 비롯한 그룹 섹스 등의 화면이 가득 펼쳐졌기 때문이다.
예술과 외설스러움의 경계선 유무를 떠나서, 남자들끼리 진한 키스를 나누고 오랄 섹스와 항문 섹스를 즐기는 광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는 남성(그리고 여성) 관객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영화가 끝날때 정서적인 임팩트를 주는 캐릭터 설정은 분명히 제임스와 제이미의 게이 커플이다.
하지만 101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혹스러웠던 -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정말 끔찍했었던 - 장면들이 귀결되는 마지막 엔딩씬에 이르게 되면 가슴 저편으로부터 작은 뭉클함이 솟아오른다. 마침내 다행스럽게도 진실된 '사랑'을 찾은 그들의 정말 행복한 얼굴 표정과 몸짓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나는 여태까지 포르노를 보면서 이러한 메시지와 정서를 느껴본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
실제 정사와는 무관하게 <숏버스>는 영화임이 분명했다. 영화라는 컨텐츠 문화는 상영관에 걸릴 자격이 있으며, 그 평가는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아닌 성인 관객들이 해야 맞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