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화려했었던 영화 인생을 이제는 정리해가야 할 시간대에 접어든 로버트 레드포드가 7번째 연출작을 선보였다. 이번 신작은 <흐르는 강물처럼> 이후 그의 연출작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흐르는 강물처럼>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성찰을 잔잔하게 펼쳐보였다면,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 미국이라는 나라와 기성 세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대단히 인상적인 대화가 오고가는 두개의 시퀀스는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백미이다.
출세욕에 사로잡혀 잘못된 판단을 진행하는 정치인과, 진실을 알고 있지만 언론인의 사명감과 현실 사이의 괴리 속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메릴 스트립의 대화는 미국의 대내외적인 정책과 도덕성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파고든다.
또한 아끼던 제자들을 미국이라는 나라의 반목과 모순 속에서 잃어가고 있는 노교수와,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게 될 학생이 나누는 대화속에는 지적인 혜안과 더불어 지향해야 할 이상주의가 가득 들어있다.
이 작품에 정서적인 공감과 깊은 인상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과 기성 세대 또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리라!
언론사 상관에게 어쩌다가 그렇게 변했냐고 절규하듯이 묻는 메릴 스트립에게 되돌아오는 대답은 '나이 사십이 넘어가니 어쩔 수 없더라'였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우리들 사는 세상은 - 기성 세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 다 똑같지 않던가! 20대때 가질 수 있었던 사회를 향한 용기가 40대까지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는 경우는 좀처럼 없으니까 말이다.
상영관 배정을 보니 극장가에서 오래가지 못하고 내려올듯 하다. 그래서 <색, 계>보다 이 작품을 먼저 서둘러서 관람했다. 박스오피스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잊혀져 가야 할 영화는 아닌 것 같은데 안타까움마저 든다. 영화적인 취향과 성별에 -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장르가 다른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 상관없이 이 영화만큼은 권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결국 기성 세대가 되었고, 또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로버트 레드포드가 배우로서 그리고 감독으로서 걸어온 길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배우로서의 매력은 대부분 잃어가고 있지만, 지성으로 그 빈 곳들을 가득 채워내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