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3가의 어느 개봉관이였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안나는 오래전에 <다이하드> 1편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관람했었던 기억이 난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동안 세상은 그의 늙어가는 외모보다도 더 많이 변했고, 존 맥클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변화를 거부한채 다시 팬들에게 돌아왔다.
최첨단 디지털 매개체를 이용하는 악당들은, 실패한 가장으로 전락한채 아날로그 방식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외로운 그에게 조소를 보낸다.
하지만 그는 아날로그 시절보다도 더욱 강해져 있었다. 영화속 대화에 나오는 영웅이라기 보다는 괴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 싶다.
끊임없이 총구에서 불을 뿜어내는 자동화기 때문에 바닥에는 여전히 피와 유리 파편들이 가득했지만, 오래전 1편에서처럼 고통스러워하며 발바닥에 깊이 박힌 유리 조각을 빼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악당과 밀고 당기는 모습들도 보이지 않는다. 한 남자로서의 인생은 1편에서보다도 더욱 안좋아진 것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연민 등의 감정도 느껴지지를 않았다.
감독의 연출 포인트가 128분동안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화려한 액션과 비주얼에 총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존 맥클레인이 몸을 180도 돌려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카메라의 동선도 똑같이 180도 회전을 하며 그의 활약을 돕는다. 감독의 전작 두편을 보았을때 화려한 비주얼은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던 것이였지만, 연출 능력에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 언더월드 2편은 정말 실망스러웠었다 - 사실이였다. 하지만 감독은 자신이 쏟아부을 수 있는 역량 이상을 모두 보여준 영화였던 것 같다.
이 작품은 팝콘 영화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확실히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욱 많았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즐거움과 호쾌함으로 흡수되었고 상영관을 나설때는 오락적인 만족감을 느끼며 일어설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나는 만족한다. 어차피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찾은 영화 아니였던가!











